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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조르주 바타유의 삶과 글

01 이질학
02 로르
03 내적 체험
04 일반경제
05 주권
06 에로티슴
07 금기와 위반
08 소통
09 문학과 시
10 불가능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문학석사프랑스 파리7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마네』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조르주 바타유의 카뮈 읽기: 혁명의 시대, 반항하는 인간」 등이 있다. 현재 충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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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28*188*8mm
ISBN13
9791143035233

책 속으로

로르에게 소통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언어를 교환하는 행위가 아니라 벌거벗은 자신의 삶을 타인 앞에 드러내는 실존의 상태다. 그녀의 글쓰기가 삶과 분리되지 않고, 죽음 이후에야 비로소 그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삶과 글쓰기, 죽음이 하나를 이룰 때 인간은 더 이상 닫힌 개체로 머무르지 않고 개체적 경계를 넘어 타인과 접속하게 된다. 소통은 신성의 체험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바타유가 “신성이란 곧 소통이다”라는 문장을 다시 꺼낸 것은 이미 로르가 그 명제를 삶과 죽음으로 보여 주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02 로르」 중에서

삶 전체의 차원에서 볼 때 성장은 무한히 지속될 수 없으며, 성장에 흡수되고도 남은 과잉 에너지는 결국 아무런 이득 없이 상실되고 소비되어야 한다. 이때의 상실은 전 세계적 생활 수준의 향상, 곧 사치의 증식일 수도 있고, 핵전쟁일 수도 있다. 바타유는 이처럼 소모되어야 하는 과잉, 잉여분, 초과분을 ‘저주받은 몫’으로 지칭한다. 이 몫이 생겨나고 소비되는 메커니즘 전체를 기존의 제한적 체계보다 더 광범한 하나의 총체 안에서 연구하는 영역으로 내세워진 것이 일반경제다.
--- 「05 일반경제」 중에서

얼핏 들으면 연속성이 삶의 유지와 존속을 의미하고 불연속성이 단절과 죽음을 의미할 것 같지만, 그 반대다. 인간으로서 삶과 생산을 지속하고자 에너지를 축적하려는 경향은 불연속적 존재의 특징이다. 연속성은 폭력적인 파괴와 소모를 통해 주체로서의 자기 자신이 버려질 때에만, 궁극적으로는 죽음으로써만 가능하다. 두 가지 이질적 욕망이 공존한다. 불연속적 존재인 인간은 끝없이 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유지하려 하며 생존에 위험한 요소들을 밀어내지만, 동시에 그러한 개체성을 잃고자 하는 상반된 욕망을 함께 지니며 삶을 위태롭게 하는 비천하고 더러운 것들에 매혹을 느끼기도 한다. 에로티슴은 바로 이러한 역설을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경험으로 존재하며, 죽지 않고도 연속성을 겪을 수 있게 하는 체험 중 하나가 된다.
--- 「06 에로티슴」 중에서

벌거벗기는 곧 소통의 원리이기도 하다. 바타유에게 소통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개별 존재의 경계에 균열을 내면서 서로의 존재 속으로 침투하는 체험이다. 이때 벌거벗기는 단순한 자기 노출이 아니라 자기의 표면에 상대가 스며들 수 있는 틈을 내는 과정이며, 독립된 자아를 잠시 포기함으로써 타자와 하나의 체험을 공유하는, 각자의 닫힌 경계를 무너뜨리는 몸짓이다.
--- 「08 소통」 중에서

출판사 리뷰

위반하고 소모하라
이질성과 불가능성에서 길어 낸 ‘주권’의 철학


우리는 유용성과 목적에 종속되어 있다. 어떻게 순간을 향유하며 위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조르주 바타유는 장르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로 ‘주권’을 실현하려 한다. 매혹적인 동시에 혐오스러운 이질성을 들여다보고 앎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경계로 나아가 죽음 속에서까지 삶을 긍정할 방법을 찾는다. 금기를 위반하는 바타유의 에로티슴, 그 파괴와 소모의 운동은 개별 존재들이 경계를 허물고 서로에 침투하는 소통의 실마리가 된다.

이 책은 불가능을 인정하면서도 인간과 세계의 한계를 계속 밀어낸 바타유의 삶과 글을 탐색한다. 이질성에 대한 매혹과 혐오의 운동을 다루는 ‘이질학’, 인간의 합리성과 신에 대한 믿음 너머의 세계를 모험하는 ‘내적 체험’, 생산과 축적 대신 소모와 낭비를 중심에 세우는 ‘일반경제’ 등 바타유 사유의 핵을 이루는 개념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바타유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여성인 로르(콜레트 페뇨)가 어떻게 주권을 몸소 구현했는지, 바타유가 잡지를 창간하고 비밀 결사를 조직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소통’을 꿈꿨는지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면서도 그 끝을 밀어붙이는 바타유의 사유에서 잃어버린 주권을 다시 움켜쥐어 보자.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상가, 국립도서관 사서다. 문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예술사를 넘나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했다. 초현실주의를 비롯한 당대의 여러 문예 운동과 접촉하며 잡지 ≪도퀴망≫, ≪무두인≫ 등에 참여했고, 1946년 ≪비평≫을 창간했다. 인간과 사회를 이성과 노동, 유용성으로 설명하는 관점에 맞서 신성, 소비와 소모, 에로티슴, 소통, 주권의 문제를 탐구했다. 시와 소설 그리고 철학적 저술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들을 남겼다. 주요 저서로 ≪눈 이야기≫(1928), ≪내적 체험≫(1943), ≪저주받은 몫≫(1949), ≪에로티슴≫(1957) 등이 있다. 사후에도 미셸 푸코, 자크 데리다 등 현대 프랑스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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