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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저
마음산책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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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영화이야기
문학비평으로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이례적인 저자, 신형철. 그가 27편의 영화를 통해 내놓은 매력적인 해석. 영화 속 장면들을 보고 또 보고 정교하게 새겨낸 그의 문장은 정확한 논리가 주는 단단함으로 읽는 이를 정좌하게 만든다. 박찬욱 감독이 격찬한 새로운 영화읽기.
2014.10.07. 에세이 PD

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나의 없음을 당신에게 줄게요_사랑의 논리

나의 없음을 당신에게 줄게요
정확한 사랑의 실험
보통을 읽고 나는 쓰네
어떤 사랑의 실패에 대하여
죽일 만큼 사랑해

2부 발기하는 인간, 발화하는 인간_욕망의 병리

그녀는 복수를 했는데 그는 구원을 얻었네
안느, 이것은 당신을 위한 노래입니다
발기하는 인간과 발화하는 인간
우울하므로, 우울함으로
세상의 종말보다 더 끔찍한 것

3부 필사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 고수하기_윤리와 사회

필사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 고수하기
양미자 씨가 시가 아니라 소설을 썼더라면
진실과 대면해야 한다는 고요한 단언
타자, 낭만적 사랑, 그리고 악
마르크스, 프로이트, 그리고 봉준호

4부 나는 다시 나를 낳아야 한다_성장과 의미

황홀한 리비도의 시詩
이상한 에덴의 엘리스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십니까?”
태어나라, 의미 없이?
자신이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노예들에게

5부 부록

Passion of Judas, 혹은 스네이프를 위하여
시간을 다루는 영화적 마술의 한 사례

저자 소개 1

저신형철

 
문학평론가. 2005년 계간 『문학동네』에 글을 발표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몰락의 에티카』 『느낌의 공동체』 『정확한 사랑의 실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출간했다. 2014년 봄부터 2022년 여름까지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직했고, 2022년 가을부터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비교문학 협동과정)에 재직중이다. 관심사는 예술의 윤리적 역량, 윤리의 비평적 역량, 비평의 예술적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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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504g | 145*225*17mm
ISBN13
9788960902039

책 속으로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p.25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p.26

어떤 문장도 삶의 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도 상대방을 완전히 정확하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지만,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p.27

세상 사람들이 ‘외도를 하다 자살한 여자’라고 요약할 어떤 이의 진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톨스토이는 2000이 넘는 소설을 썼다. 그것이 『안나 카레니나』다. 이런 작업을 ‘문학적 판단’이라 명명하면서 나는 이런 문장을 썼다. “어떤 조건하에서 80명이 오른을 선택할 때, 문학은 왼을 선택한 20명의 내면으로 들어가려 할 것이다. 그 20명에게서 어떤 경향성을 찾아내려고? 아니다. 20명이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왼을 선택했음을 20개의 이야기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도 정확히 동일한 상황에 처할 수는 없을 그런 상황을 창조하고, 오로지 그 상황 속에서만 가능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선택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시도, 이것이 문학이다.”---p.65

‘비가 오고 우리는 춥다, 생의 등대를 찾아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노래의 끝에서 홍상수는 유준상의 입을 빌려 안느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아니, 세 안느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른다. 라이트하우스가 없는 세계에서 각자가 자신의 라이프가드가 되어야만 하는 우리 모두의 이름은 이 세 안느의 이름 중 하나와 같다.---pp.88~89

조물주라는 존재가 있다면 그가 인간에게 욕망이라는 것을 만들어 넣은 것은 인간이 계속 살아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는 인간의 삶이 그 욕망과 더불어 장차 행복할지 불행할지는 미리 계산하지 못했거나 안 한 것 같다. 그 계산을 대신 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른다.---p.99

『롤리타』라는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롤리타콤플렉스’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은 한 인간을 이해하는 말이 아니라 오해하는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내를 이해하는 길은 오로지 그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법밖에 없다.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우리는 ‘롤리타콤플렉스’라는 말을 집어던질 수 있게 될 것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새삼 되새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p.132~133

그 은유를 이렇게 정리하려고 한다. ‘성장은 살인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을 먹어치우고, 그것으로 내 안의 타자를 일깨운 다음,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을 (실제적으로건 심리적으로건) 떠난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몇몇 고비들을 특정한 어떤 사람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면서통과한다. (자신의 성장 과정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회상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p.183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평가일지도 모른다.

---p.202

출판사 리뷰

정확한 논리가 주는 쾌감
정확한 인식을 담은 문장


이 책의 1부는 ‘사랑의 논리’라는 주제로, ‘정확한’이라는 형용사를 ‘사랑’ 앞에 세워두게 되면 어떠한 깊이에 도달하게 되는지 〈러스트 앤 본〉 〈로렌스 애니웨이/가장 따뜻한 색, 블루〉 〈시라노; 연애조작단/러브픽션/건축학개론/내 아내의 모든 것〉 〈케빈에 대하여〉 〈아무르〉를 통해 이야기한다.
2부는 ‘욕망의 병리’라는 주제로, 김기덕과 홍상수 영화에서 드러나는 욕망의 문제, 불안과 우울의 정서로 드러나는 종말의 서사를 〈피에타〉 〈다른나라에서〉 〈뫼비우스〉 〈우리 선희〉 〈멜랑콜리아〉 〈테이크 셸터〉를 통해 이야기한다.
3부는 ‘윤리와 사회’라는 주제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둘러싼 논의들을 이야기하는데 대상 영화는 순서대로 〈더 헌트〉 〈시〉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늑대소년〉 〈설국열차〉다.
4부는 ‘성장과 의미’라는 주제로, 살인과도 같은 성장의 의미와 희망 없이도 살아나가야 하는 삶의 의미를 〈스토커〉 〈머드〉 〈라이프 오브 파이〉 〈그래비티〉 〈노예12년〉을 통해 그리고 있다. 그리고 5부 ‘부록’에서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에서야 밝혀진 ‘스네이프’의 이야기를 성경 속 배신자 유다의 서사와 겹쳐 읽고, 영화를 보며 “순수한 쾌감으로 행복해한” 관객으로서의 이야기를 영화 〈사랑니〉를 통해 풀어놓는다.

둔한 내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책을 읽을 때처럼 영화를 보고 또 보는 것뿐이었다. 한 편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대여섯 번 보고 나서 열 줄로 이루어진 단락 열네 개를 쓰고 나면 한 달이 갔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부정확한 사랑의 폐허로 보이겠지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변명할 수는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책머리에’에서

저자 신형철은 정확하게 쓰는 비평가가 되기를 원한다. 정확한 논리가 주는 쾌감이 그의 글을 읽게 만드는 힘이다. 정확한 인식을 담은 정확한 문장은 결국 아름다움을 획득하고야 만다. 정확한 글이 곧 미문인 것이다.
해석자의 꿈,
더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한 노력

신형철은 지난해 한 매체에 발표한 글에서, 어떤 비평가가 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정확하게 칭찬하는 비평가”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 〈한겨레21〉, 948호) “칭찬할 수밖에 없는 텍스트에 대해서만 쓰겠다는 뜻”을 밝히며 어째서 “정확한 칭찬”인지에 대해서도 짧게 썼는데 어쩌면 이 책 한 권이 그 질문에 대한 긴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의 맨 앞자리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해석자의 꿈이란 ‘정확한 사랑’에 도달하는 일일 것이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이 책의 추천사에 이렇게 적었다. “이렇게 엄격한 사색의 결과를 이렇게 정확하고 유려하게 표현한 글을 얻는다면 그 영화는 복되다.” ‘정확하다’라는 말의 미덕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의 추천사에서 또한 잘 드러나 있다. “어떤 부류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다.” 저자에게 정확하게 사랑하기/받기 위한 노력으로 정확한 단어를 고르고 정확한 문장을 쓰는 일은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 노력의 결과로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제목이 태어났다.
신형철의 영화 서사론은 곧 그만의 섬세한 눈으로 포착한 인간에 대한 탐사다. 그 두렵고도 매혹적인 심해를 밀도 있는 글을 통해 누구라도 잘 들을 수 있게끔 펼쳐놓는다. 그 글은 끝내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좀 더 잘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삶의 의미에 대한,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물음을.

나쁜 질문을 던지면 답을 찾아낸다 해도 그다지 멀리 가지 못하게 되지만, 좋은 질문을 던지면 끝내 답을 못 찾더라도 답을 찾는 와중에 이미 꽤 멀리까지 가 있게 된다.
―214쪽에서

그 질문/실험의 결과를 담은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끝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를 독자에게 남겨놓을 것이다.

추천평

내가 관계한 〈스토커〉와 〈설국열차〉를 다룬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비평가가 되어 그 영화들을 보고 글을 썼다면―그리고 피나는 노력으로 능력의 최대치에 도달했다면―똑 이렇게 썼겠다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표현해놓은 대목과 맞닥뜨릴 때면 좀 무섭기까지 했다.
‘탁월한’ ‘놀라운’ ‘충격적인’ ‘심오한’ 따위의, 들으면 기분 우쭐해지는 형용사에 신형철은 인색하다. 그래도 이렇게 엄격한 사색의 결과를 이렇게 정확하고 유려하게 표현한 글을 얻는다면 그 영화는 복되다. 감독조차 자기 영화를 이렇게 잘 알기는 힘들다, 알기는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는 힘들다. 벙어리가 말문이 열리면 이런 기분일까. 이게 과장이라면 적어도 아름다운 발음과 억양과 최적의 속도로 말할 수 있게 된 말더듬이의 심정이라고는 해도 되겠지.
그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신형철의 비결은 내 보기에 도식화다. 개념을 가지런히 놓고, 단계를 나누고, 비교해서 차이와 유사성을 지적하는 작업 말이다. ‘도식화’의 본뜻이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짓’이니만큼, 그는 정말 그림 보여주듯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런데 그 그림이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라는 게 다른 여느 도식과의 차이라면 차이다. 이렇게 우아한 도식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논리의 수립이나 정식화 같은 것을 예술 창조와 작품 해석의 적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뜻밖에 많은데 그런 사람 만나 백날 떠들어봐야 내 입만 아프고 이제 이 책 한 권 툭 던져주면 되겠다.
우리나라 영화 비평사에 새 페이지가 열렸다고, ‘충격적으로 탁월하고 놀라우리만큼 심오한’ 책이 나왔다고, 신형철은 좀 우쭐할 자격이 있다고, 이렇게 적은 다음 나는 기꺼운 맘으로 마침표를 내려놓는다.
박찬욱(영화감독)
지난 몇 해 동안 영화잡지 기자로서 내가 제일 잘한 일은 신형철에게 영화에 대한 원고를 청해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내러티브 비평이란 고작해야 “영화의 줄거리와 메시지에 붙이는 자의적 코멘트”라는 인식을, 신형철의 글은 차곡차곡 뒤엎었다. 청탁한 날부터 고대한 그 광경을, 나는 질투를 누르며 바라보았다. 신형철의 영화서사론을 읽는 나의 즐거움은 희미한 유대감으로 배가됐다. 어떤 부류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다.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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