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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나 말고 에스테반과 페피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카밀라만이 그녀의 아들과 피오 아저씨를 기억하고, 오직 이 여인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죽을 것이고, 그 다섯 명에 대한 모든 기억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받다가 잊힐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의 충동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랑으로 돌아간다. 사랑을 위해서는 기억조차 필요하지 않다. 산 자들의 땅과 죽은 자들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