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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잿빛 바다의 포성 3
2. 강화도 조약, 굴복의 서막 17 3. 열린 문호, 얽혀드는 족쇄 25 4. 불타는 선혜청 35 5. 되찾은 권좌와 드리운 먹구름 45 6. 보정에 가라앉은 덧없는 꿈 57 7. 벼려지는 홀로서기의 칼날 75 8. 창덕궁의 삼일천하 85 9. 뒤집힌 치마의 도발 105 10. 동화양행의 총성 115 11. 황토현과 죽창 137 12. 무너진 사직 149 13. 평양의 포화, 안창호 165 14. 푸른 맹세의 거목 180 15. 낯선 신세계 191 16. 구월산의 안개 212 17. 복수의 이름, 필립 제이슨 229 18. 여우사냥, 핏빛 경복궁 242 19. 홍주의병과 소년 김좌진 262 20. 정동의 쥐새끼들 270 21. 치하포의 단죄 281 22. 춘생문의 덫 301 23. 정동의 밀약 322 24. 영추문의 가마 333 25. 아관의 밀약, 정동의 가면 342 26. 아관의 연회 350 27. 지독한 모순 360 28. 독립협회의 닻 371 29. 장담굴탄의 의기 381 30. 침소의 속삭임 400 31. 환궁의 격식 404 32. 환어소청의 붓 409 33. 위태로운 셈법과 기만의 외교 416 34. 푸른 자치의 싹 424 35. 형장의 전보 435 36. 미완의 진흙탕 446 37. 광무의 결의 453 38. 제국의 선포 463 추천사 4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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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정현규의 추천사를 출판사의 서평에 갈음합니다.
- 역사적 상흔을 주체적 스토리텔링과 서사의 힘으로 복원해 내다 - 독문학자이자 매체미학 연구자로서, 그리고 격변의 구한말 한반도를 생생히 기록한 에른스트 폰 헤세-바르텍의 기록 『조선, 1894년 여름』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로서, 우종태 작가의 대하소설 『독립전쟁』 1부 『조말연의』를 읽는 일은 심장이 뜨거워지는 지적·서사적 체험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망국으로 치닫던 낡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던 청년들이 어떻게 붓을 꺾고 만주의 삭풍 속으로 걸어가 기어이 총을 쥘 수밖에 없었는지, 그 역사적 필연성을 놀라운 문학적 필치로 추적해 냅니다. 저는 이 작품이 지닌 인문학적 성취와 가치를 세 가지 관점에서 높이 평가하며 기꺼이 추천하고자 합니다. 1. 세기전환기 ‘잃어버린 아들들’의 실존적 방황을 넘어선 '역사적 주체'로의 성취 저는 카프카, 릴케, 헤세 등 유럽 세기전환기 문학 속 청년들이 겪었던 실존적 결핍과 '잃어버린 아들들'의 방황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조말연의』가 소환해 낸 구한말의 청년들—열아홉 살의 동학 접주 김창수, 평양성의 참혹한 포화 속에서 낡은 성현의 글줄을 묻어두고 정동으로 향했던 안창호, 그리고 홍성 땅에서 장도를 뽑아 들었던 소년 김좌진 역시 시대의 침몰 앞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던 당대의 ‘아들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청년들을 무기력한 혼란에 방치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외세의 기만적인 침략과 나약한 조정의 타락을 목도하며 뼈아픈 각성을 겪고, 스스로 역사의 전면에 걸어 나와 흐름을 바꾸는 주체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낡은 조선의 가치관을 깨부수고 독립을 향한 실천적 무장투쟁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궤적은, 실존적 허무를 극복하고 주체성을 획득하는 가장 위대한 인간학적 성장 서사입니다. 2. 사건과 언술을 비판적으로 독독(讀獨)하고 재해석해 내는 서사의 힘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인문학자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나열된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넘어, 어떤 사건이나 언술을 스스로 판단하여 주체적으로 해석해 내는 능력입니다. 이 소설은 구한말의 굵직한 사건들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이면을 완벽히 재해석해 내며 팰림프세스트(Palimpsest)적 기억의 방법론을 구현해 냅니다. 황토현의 죽창과 춘생문의 은밀한 거사, 아관파천의 화려한 연회 이면에서 벌어지는 기만적인 외교전까지, 작가는 역사적 순간들을 냉철하게 해부합니다. 특히 ‘조선은 자주국’라는 강화도 조약의 첫머리가 실제로는 조선을 무장 해제시키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자주라 이름한 족쇄’이자 쇠사슬이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서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감상적 애국주의를 넘어 역사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재해석하게 만드는 지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3. ‘거부당한 몸’들의 공존과 ‘연대하는 신체들’이 빚어낸 숭고한 가치 현대 사회의 혐오와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거부당한 몸들의 공존’과 ‘연대하는 신체들의 수행성’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습니다. 『조말연의』의 정점은 바로 이 ‘아래로부터의 연대’가 실현되는 순간들입니다. 도야마 육군학교의 붉은 흙먼지 속에서 명문가 자제와 평민 유학생들이 신분의 귀천을 허물고 오직 ‘조선의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고, 강대국의 선의라는 미끼에 의존하는 얄팍한 외교론을 거부하며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외치는 안창호의 무력 자강론은, “강한 자가 언제나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라는 힘의 논리를 거부하고 스스로 존엄을 지키기 위해 연합한 신체들의 장엄한 울림입니다. 이 소설은 상처 입은 역사의 주체들이 침묵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연대하여 투쟁하는 과정을 가장 서정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그려냅니다. 『조말연의』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에 그치는 시대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뼈아픈 역사의 상흔을 인문학적 사유와 주체적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킨 묵직한 예술적 성취입니다. 1부 『조말연의』가 보여주는 이 처절한 각성과 푸른 자치의 싹은, 다가올 2부 『대한제국』, 3부 『무장투쟁』에서 타오를 활화산 같은 전면적인 독립전쟁의 서막으로 서사를 완벽하게 받쳐주는 기둥이 될 것입니다. 붓을 꺾고 총을 쥘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의 그 위대하고도 필연적인 혈로의 시작에, 독자 여러분도 기꺼이 동참하여 이 장엄한 서사의 주체적 해석자가 되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작가의 말 선열들의 이름 앞에 바치는, 삼가 꺾지 못한 붓의 기록 어느 날, 임청각의 주인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국무령을 지내신 석주(石洲) 이상룡 선생의 후손들을 만났습니다. 독립을 위해 전 재산과 명예, 그리고 일문의 목숨을 바쳤으나 광복 후에도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중국 삼시(三市)에서 모진 고초와 팍팍한 타향살이를 견뎌내야 했던 그 가슴 아픈 세월을 들었습니다. 1996년에야 비로소 그리던 고국 땅을 밟으셨지만, 귀화 후 오늘날까지도 그분들의 삶에 깊게 드리워진 가난과 고단함은 제 가슴을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분들에게 어떤 나라를 안겨드렸는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는 대체 누구의 피와 눈물 위에 얹혀 있는가.’ 1996년 뒤늦게 돌아온 조국에서조차 여전히 그늘 속에서 신음해야 했던 선열 후손들의 현실 앞에서, 제 가슴 깊은 곳에는 씻겨지지 않는 거대한 ‘부채의식’이 묵직한 돌덩이처럼 얹혔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그 부끄러움과 죄송함이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 소설 『독립전쟁』은 바로 그 아픈 부채의식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고 선열들께 속죄하기 위한 제 고백이자 삼가 올리는 작은 보답입니다. 붓 한 자루를 쥐고 지나온 역사의 굽이굽이를 거닐며, 저는 잊혀져 간 선열들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가슴으로 깎아 새기듯 종이 위에 적어 내려갔습니다. 운요호의 포성 속에 스러져간 백성들부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총을 쥐었던 청년들, 그리고 타국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무명의 투사들에 이르기까지─ 그 이름을 소중히 부르고 그들의 숨결을 기억하는 것만이 제가 붓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이자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제1부 『조말연의』는 우리가 어떻게 국권을 빼앗겼으며, 그 참혹한 절망 속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거룩한 투쟁의 혈로를 열어젖혔는지를 증언하는 장엄한 서막입니다. 부디 이 책을 펼쳐 들 독자 여러분께 감히 청합니다. 책장마다 스며있는 선열들의 이름과 핏빛 사연들을 읽어 내려가시며, 저와 같은 마음으로 그 이름들을 한 번씩 조용히 가슴으로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그분들이 흘린 피와 땀의 무게를 함께 느끼고, 오늘 우리가 진 진짜 빚이 무엇인지를 함께 기억하는 계기가 된다면 작가로서 더없는 보람이자 구원이겠습니다. 대한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치신 모든 선열들의 거룩한 영전에 이 작은 기록을 숙연히 바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