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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자기란 무엇인가
토기에서 도기로 유럽 도기의 흐름 물레의 의미 노천에서 가마로 2. 자기의 고향, 중국 자기의 본고장, 징더전 중국 자기의 종류 3. 중국 이외 아시아의 도자기 한국 일본 베트남 페르시아 4. 동양의 자기, 서양으로 서양과 자기의 만남 무역품으로서의 자기 5. 마이센에 자기가 탄생하다 유럽 최초의 자기, 마이센 프랑스 루이 왕조의 꽃, 세브르 자기 6. 유럽의 도자기 유럽의 도자기관 유럽의 유명한 가마 용어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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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서평 위원 표정훈
옛 도자기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금전적 가치, 그러니까 값어치가 얼마나 나가느냐 하는 관심이다. 개인 소장의 옛 물품 혹은 예술품의 가치와 가격을 감정하는 TV 프로그램도 있다. 그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저 물건이 과연 얼마나 할까?'하는 호기심, 요컨대 금전적 가치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있다. 이러한 관심의 극단적인 형태가 바로 도굴과 암거래다.
두 번째로 예술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다. 고미술품 수집가 가운데는, 단순히 금전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서의 도자기가 주는 매력에 이끌려 수집에 나선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반드시 값나가는 옛 도자기는 아니더라도 그럴듯한 도자기 하나가 적당한 위치에 놓여 있는 집을 방문하게 되면, 집주인의 심미안, 예술적 취향이나 감각을 가늠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과학기술 혹은 공학적인 측면에서 도자기에 접근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오늘날에도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도자기 제작 기술은 어느 시대에서든지 그 시대 최고 수준의 재료 공학 기술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물과 불과 흙이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한데 어우러져 탄생하는 도자기이고 보면, 주먹구구로는 어림도 없다. 요업공학, 세라믹공학, 무기재료공학 등이 바로 도자기를 그런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학문 분야다. 요업이라는 말에서 도자기 생산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실 요업공학과, 세라믹공학과, 무기재료공학과 등에서는 비금속 무기재료의 합성, 관련 공정 개발 및 응용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특히 첨단 소재공학, 그러니까 우주항공, 자동차, 의료, 환경, 반도체,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소용이 닿는 첨단 재료의 연구 개발에 주안점을 둔다. 마지막 네 번째로 문화사적, 역사적 관심이 있다. 이야말로 가장 종합적이고 의미도 각별하다. 그것이 가장 종합적인 까닭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관심을 모두 아우르기 때문이다. 요컨대 값이 얼마나 나가는가(경제적 가치), 얼마나 아름다운가(예술적 가치), 어느 정도의 기술 수준을 반영하고 있는가(과학기술적 가치), 이러한 여러 관심이 바로 문화사적, 역사적 관심에서 만난다. 그것의 의미가 각별한 까닭은, 도자기를 통해 옛 사람들의 삶을 읽어내려는 관심이기 때문이다. 책을 소개하기 위한 서론이 길었는데, 도자사 연구가인 미스기 다카토시 선생이 집필하고, 역시 도자사 연구가인 김인규 선생이 번역한 『동서도자교류사』(눌와)는 바로 네 번째 관심의 측면에서 각별하다. 저자는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대 도자기의 종류와 제작 기술, 전파 과정, 도자기 관련 역사적 사항들을 설명한다. 적절한 수준의 역자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번역자의 배려도 남다르다. '마이센으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목이 눈길을 끈다.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서남아시아에서 800도의 온도에서 구운 도기가 탄생했지만, 중국에서 고령토로 빚어 1300도의 고온에서 구워낸 자기의 아름다움에는 견줄 수 없었다. 이에 아라비아와 페르시아 상인들은 자기를 비단과 함께 중국 특산품으로 간주하여 해로를 통해 수입했다. 16세기의 대항해 시대 이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중국의 청화백자를 대량 수송함으로써, 유럽에서는 쉬누아즈리(Chinoiserie), 즉 중국 취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중국 자기가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중국 자기의 제작 비밀을 알아내려는 유럽인들의 노력은 1709년 독일의 마이센 가마에서 열매를 맺게 되었다. 결국 '마이센으로 가는 길'이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진 자기의 행로를 뜻한다. 동양의 도자가 유럽 도자에 미친 영향, 무역 상품으로서의 도자가 유럽 문화, 예술에 미친 영향이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도자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옛 도자기도 다루고 있는데, 세계사적 맥락에서 우리의 도자기를 조감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도자기라는 주제를 담은 신뢰할만한 사전 한 권을 지닌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서가에 갖추어 둔다면, 값나가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오래 지나도 좀처럼 물리지 않는 도자기 하나를 갖추는 것과 같다. 도자기라는 주제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로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다. 『한국의 도자기(문예출판사)』, 『유혹하는 유럽도자기(한길아트)』, 『우리 옛 도자기(대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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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조선백자를 애호하는 것은 조선백자의 느긋한 형태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지만, 중국 자기의 엄정한 형태와는 전혀 다른, 결코 좌우대칭의 반듯한 형태가 아닌, 청자도 그러했듯이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졌다든지 해서 기형 전체의 선이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 듯한 그런 형태이다... 중국 송나라 定窯의 백자와 비교할 때, 중국 대륙의 것은 차갑지만 한국 것은 같은 흰색이라도 따뜻한 느낌이 든다고 할 수 있다. 또 청자도 그러했듯이 가마 속에서의 소성이 중국과 같이 균질하지 않기 때문에 사발이나 항아리도 겉과 속의 구워진 형태가 다르다. 그리고 출토품 가운데는 유약에 나타난 빙렬 속으로 흙물이 스며들어 그물 모양의 문양이 되어, 백자임에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한 도안을 이룬 것이 있다.
--- p.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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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쇠는 뭐니뭐니해도 자토, 즉 카올린을 발견하여 그것을 1300도라는 고온에서 구울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자토를 발견함으로써 징더전은 그후 중국 자기의 역사에서 중심이 되었고, 송나라 때는 약간 푸르스름했지만 원·명·청나라 때로 가면서 더 하얗고 더 아름다운 것들을 생산했으며 지금까지도 세계 도자기의 중심 이라는 위치를 굳게 지키고 있다. 다만 원나라 때는 청화백자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했고 명나라 이후로는 백자 위에 채색을 더하게 되어 본래의 흰색만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일은 적어졌다.
그러나 종이의 경우 한마디로 흰 종이라고 하더라도 노르스름한 것, 푸르스름한 것, 또 표면이 거칠거칠한 것에서부터 매끄러운 것까지가 다 있듯이, 백자도 가마와 시대에 따라 맛이 달라서 그것이 감상의 대상이 된다. 중국 백자를 가만히 보면 송나라 때의 백자에는 기품이 있는데 특히 딩 가마 백자는 그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것들은 궁정에서 일상용품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제기로 사용되었다. 중국에서 유교가 특히 발전했던 송나라 때는 금욕적인 사상을 반영하여 하얀 것이 애호되었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한국, 특히 조선시대에는 유교가 주류를 이루었고 백자가 중국에서보다 더 사랑을 받았다. --- pp. 7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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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년, 독일 작센 왕국의 수도였던 드레스덴 교외의 마이센 가마에서 마침내 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는 어떻게 해서든 다기를 만들어내겠다는 강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군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자기 제작의 열쇠는 뭐니뭐니 해도 카올리나이트다. 작센과 보헤미아의 국경 근처 산악지대에서 채집된, 당시 흰 가발에 사용되던 가루가 바로 뵈트거가 찾고 있던 카올린이었다. 처음에는 거기에 대리석의 석회가루를 넣어서 재료로 썼지만 나중에 석회를 장석으로 바꾸어 더 좋은 자기를 구울 수 있게 되었다. 또 유약의 조합도 중요한 요소였다. 뵈트거 역시 유약을 만드는 데 몇차례나 실패하며 고생을 했기 때문에 그 제법을 중요한 비밀로 지키고 죽기 전에 아우구스트 2세의 신하 두 사람에게 자토와 유약의 조합을 따로 알려주는 등 신중하게 행동함으로써 자기 제작기법을 마이센에서만 독점할 수 있도록 했다. --- pp. 162-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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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통해 보는 동서 문화 교류사
우리가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문화유산 여럿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자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전국의 모든 박물관마다 도자기는 빠질 수 없는 주요 전시품이며,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도자기를 앞세워 전시한다. 또한 외국의 유명 고미술 경매장에서도 우리 도자기는 종종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가격으로 거래되어 우리를 놀래키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 도자기는, 특히 고려청자(高麗靑磁), 분청사기(粉靑沙器), 조선백자(朝鮮白磁) 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그것은 옛조상들이 남긴 유물일 뿐이다. 우리 도자기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조상이 남긴 훌륭한 도자 전통을 현대화, 세계화하는 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통의 재현이라는 명목 아래 그저 모방하는 데 급급할 뿐이다. 모방에서 어떤 예술정신을 기대할 것인가? 흔히 도자기는 "흙과 불의 예술"이라 불린다. 얼핏 도자기가 장인의 노력과 예술적 영감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공예적인 산물 같지만, 실상 도자기는 고도의 화학적, 물리적 기술이 집합된 과학이다. 또한 도자기라면 쉽게 일상 생활 용기나 장식품을 떠올리지만, 그 쓰임새는 최첨단 소재인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넓고 무궁하다. 이러한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적어도 17세기 이전까지는 특히 자기(磁器)의 경우엔 중국과 우리만이 그 기술을 갖고 있었다. 세계 도자사에 있어서 결코 무시하지 못할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빛나던 자기의 전통을 현대화하는 데 실패했다. 그리곤 조선에서 전해진 막사발을 귀물(貴物)로 여기는 일본인들에게, 또는 일본은 임진왜란 때 끌려간 우리 도공 덕분에 겨우 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식의 묘한 우월감이나 왜곡된 국수주의적 시선으로 스스로를 위무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의 도공 덕분에 겨우(?) 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일본은 이후 중국과 더불어 유럽에 도자기를 수출하며 부를 축적하는 동시에 일본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지 않았던가. 또한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를 수입하여 사용하던 유럽의 경우는 1709년 독일 드레스텐의 마이센 가마에서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가 자기를 만드는 데 뒤늦게나마 성공하면서부터 그것을 계기로 비약적 도자 발전을 이룬다. 하여 지금은 그 기법을 전해준 동아시아보다 더 뛰어나고 다채로운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우리 도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우리 전통을 철저히 알고 재현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과 더불어 도자기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우리는 도자기를 통한 세계 문명 교류에 소외된 우리 도자의 역사를 뒤돌아보아야만 한다. 눈부신 도자 전통에 눈멀어 알량한 우월감에 젖어 있는 한은, 더이상 우리 도자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동아시아의 뛰어난 선진 기술이었던 자기 기법이 서양으로 전해지는 경로와 이후 서양의 도자 문화가 이루어낸 빛나는 성과 등을 기술한 도자 교류사이자 도자 개설서인 이 책 『동서도자교류사-마이센으로 가는 길』은, 1992년 초판된 이래 일본에서는 동양도자와 유럽도자 이해의 기본서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다. 사실상 현재의 우리 서가에는 도자 교류사에 관한 책이 전무한 형편이다. 애써 『세계도자사-한국색채문화사, 1994, 도록』『유혹하는 유럽도자기-한길사, 2000』정도를 꼽을 수 있겠으나, 『동서도자교류사-마이센으로 가는 길』과 같이 도자기를 통한 동서 문화 교류사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다. 우리 학계 역시 동서 도자 교류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지의 개척 분야로 남아 있는 현실이다. 올해 8월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여주, 이천, 광주에서 "2001 세계 도자 엑스포"가 열린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세계와 다양한 도자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도자 개설서이며, 도자 교류사인 동시에 도자로 살펴보는 동서 문화 교류사인 이 책 『동서도자교류사-마이센으로 가는 길』이 우리 도자 연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우리 도자 연구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