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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장
생트-빅투아르 산 부르봉 중학교 사과 한 바구니 "멋진 도시, 엑스의 스텝 지대" 여자의 향기 예술의 본질에 관한 성찰 2. 1부 설득 파리 상경 불안한 날들 녹색 늪 낙선전 반격 오랜 우정 세상의 정복자 에스타크의 바다 영광과 모욕 평행선 메당의 풍경 모순과 퇴행 3. 2부 스캔들 잔인한 픽션 감정 보고서 회화적 글쓰기 "전부 취하든가, 모두 버리든가" 결별 자살에의 초대 "재를 휘젓지 마세" |
Raymond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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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폴이 질베르 아저씨의 미술학교나 자신의 친구이자 프랑수아 그라네의 학생인 빌비에유의 작업실에서 "기교"의 부분, 대가들의 작품을 공식적으로 모사하는 일에 좀 지나치게 특별히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지 직접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네가 접어든 길이 걱정스러워. 네가 닮으려 애쓰는 사람이 위대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그 사람만큼 뛰어난 것이 아닐 거야. 그런 그림은 아름답고 생생하고 아주 잘 그려진 것이지만, 그 모든 것이 직업적인 기교일 뿐이야. 거기서 그쳐서는 안 돼. 예술이란 그보다 더 위대한 것이겠지. 예술이란 옷감의 주름이나 성처녀의 분홍색 안색에 그치는 것이 아니야. 렘브란트를 봐. 광선 하나 때문에 아무리 추한 인물들이라도 정말 시적으로 보이잖아." 그리하여 진짜 토론이 시작된다. 폴은 자기 자신을 대면함으로써 예술이 "숭고한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폴은 줄곧 회의한다. 아마도 예술이 "옷감의 주름에 머물지 않는다"는 언급은 그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지적이었던 것 같다. --- pp. 68-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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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예술가의 우정에서 결별에 이르기까지
사과 하나로 현대 회화를 연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잔과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 그들의 우정과 결별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알려진 『책 읽어주는 여자』의 작가이며 역시 엑상프로방스 사람인 레몽 장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접근하고 있다. 어린 시절 물장구를 치며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에서 『작품』출간을 계기로 결별하게 되기까지, 그들이 주고받았던 서신과『작품』의 등장인물을 촘촘하게 짚어가면서, 창작의 여러 가지 의미 위에 놓인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인물의 개성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간략한 전기이면서, 두 사람이 각기 걸어간 창작의 길을 안내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세잔의 사과, 그 연원은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졸라가 사과 한 바구니를 들고 세잔을 찾아가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시작된다. 곧잘 급우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자신을 편들어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이후 두 사람은 진짜 친구가 되어 이른 아침 서로의 창문에 돌멩이를 던져 잠을 깨우고 학교를 땡땡이치고 엑상프로방스의 들판으로 달려간다. 때로는 아르크 강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이렇게 어린 시절은 웃음과 장난이 넘치고 유쾌한 물놀이가 흐르는 아름다운 우정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그 후 엑상프로방스의 자연은 두 사람이 공유했던 삶의 증거들로 세잔에 의해 그려졌고, 졸라에 의해 (그 문제의 소설에서 '플라상'으로) 묘사되었다. 졸라는 어머니를 따라 파리로 떠나고, 우정은 지속된다. 그들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예술적 방향과 진로에 대한 고민, 그들의 창조적 야심 들이 있다. 졸라는 자신은 책을 쓰고 거기에 세잔이 멋진 삽화를 그려서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빛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우정은 깨지고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만나지 않는다. 도대체 『작품』이 어떤 것이길래 세잔은 졸라에 대한 모든 감정을 생략한 채 그토록 예의바르고 간결한 편지로 결별의 인사를 대신한 것일까? 『작품』속에서 자신의 화실 실패한 그림 옆에서 자살하는 무능하고 실패한 화가로 묘사된 랑티에는 세잔과 꼭 닮아 있다. 또 "목표를 향해 장애물, 욕설, 그 무엇에도 굴하지 않고 집요하고도 규칙적인 솜씨로 한권 한권 써내"며 필생의 위업을 완성해가고 있는 상도즈라는 인물은 너무나도 졸라와 닮아 있다. 이밖에도 세잔과 졸라, 그밖의 현실의 인물을 연상시키는 단서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졸라는 이렇게 설명한다. "랑티에는 무능한 인물이 아니라, 자연 전체를 화폭에 옮겨놓으려다가 그로 인해 죽는 너무 커다란 야망을 품은 창작인이다." 레몽 장은 이렇게 말한다. "강한 기록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 졸라의 근본적인 의도는 인간의 커다란 비극과 신비의 의미를 드러내려는 데 있다. 광기와 파멸의 가능성 속에서 창조적 열정의 힘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작품』은 허구와 현실의 애매한 관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데 완벽한 모델을 제공했고, 허구가 갖는 근원적인 권리에도 불구하고 해석의 여지를 지나치게 남겨둠으로써 결과적으로 '잔인한 픽션'이 되었다. 이 책에는 또 화가로서의 창작 과정과, 작가로서의 창작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작업 스타일 또한 상당히 다른데, 성실하고 체계적이며 적극적으로 현실을 개선하는 졸라와, 상당히 낭만적 시각과 부르주아적 근성을 갖고 있는 세잔을 만날 수 있다. 졸라는 매일 매일 꾸준히 작업한 결과 끝이라는 마침표를 찍고, 다시 다른 일에 들어가는 천성적인 노력가와 노동자로서의 작가 모습을 보인다. 반면 세잔은 전시회에서 거부당하자, 그 모멸감을 참지 못하고 시골로 내려가 은둔한다. 그림이 잘 안 되면 캔버스를 찢거나 붓을 천장에다 던져버리는, 다시 말해 이루고 싶은 욕망과 그에 따르는 작업적 노력이 서로 불일치하는 갈등 내면을 보여준다. 졸라는 세잔의 이런 점을 비난하곤 했다. 졸라는 편지에서 세잔에게 "형태와 색깔보다 개념과 사상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의 작품을 두고 "넌 가장 좋은 친구야. 그러나 화가로서의 평가는 유보하겠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별 후에도 졸라는 공공연하게 세잔의 그림에는 '혼'이 들어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외에도 당시 파리 화단의 풍경, 인상파 화가들의 모습, 살롱전과 낙선전을 둘러싸고 그 논쟁의 중심에 있던 마네 모네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졸라가 『작품』에서 폭로하고 있는 당시 그림 판촉의 메커니즘을 일별해볼 수 있다. 또 졸라의 추종자들과 함께 "졸라는 문학의 창갈이꾼에 지나지 않는다"며 발자크의 표절자라고 비난하는 공쿠르의 독설도 있다. 그후 두 사람은 어떤 길을 갔을까? 졸라에게 있어서 영광은 빨리 찾아왔고, 세잔에게 그것은 더디게 왔다. 드레퓌스 사건 때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졸라는 정의와 공화정의 상징으로, 세잔은 반드레퓌스파 지지자이며 부르주아적인 보수 성향을 보인다. 졸라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하인에게 "꺼져, 날 내버려둬"라고 외치는 괴팍하고 고독한 노화가. 엑스 안에, 자기 자신 안으로 깊숙이 칩거한 채 다시 생트빅투아르 산과 목욕하는 여자들과 과일 정물에 몰두하는 만년의 세잔은 혹시 졸라와 함께했던 유년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