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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2. 유년기 3. 풋내기 4. 마르크스-레닌주의자 5. 공작원 6. 여행자 7. 민족주의자 8. 도박꾼 9. 지도자 10. 전사 11. 프로메테우스 12. 승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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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진화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비 온 뒤에야 날씨가 맑아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은 젖은 옷을 벗어버린다. 수천 리를 달리니 산에는 비단 양탄자가 펼쳐져 있다. 햇볕이 따스하고 바람이 상쾌하니 꽃들이 활짝 웃고, 비에 씻겨 깨끗해진 높은 나뭇가지에서 새들이 합창을 한다.
--- p.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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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있지도, 먼 곳에 있지도 않다
황제도 아니고 왕도 아니다 그대는 그저 큰길가에 서 있는 보잘것없는 이정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바른 방향을 일러주어 길을 잃지 않게 한다 아직 길 위에 서 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알려준다 그대의 노고가 가볍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늘 그대를 기억하리라 --- p.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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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나서봐야 위험을 받아들일 수 있다.
산을 오르고 나면 또 다른 산이 보인다. 그러나, 애써 산꼭대기에 올랐을 때에야 만 리 먼 곳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다. --- p.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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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람됨이 자상한 아버지 같고 쾌활하다. 호 아저씨는 아이들을 불러모아 사진을 찍고, 프랑스의 농부와 시골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라네쌍 병원에 들러 부상자와 환자들을 만나는 것을 즐겼다.'
그는 마치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이 그의 삶에서 두번째 맞는 휴가였다(소치에서 보낸 날들이 그의 첫번째 휴가였다). 본인이 원해서 얻은 휴가는 아니었지만 제2의 고향이랄 수 있는 프랑스보다 더 마음 편히 쉴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고단한 인생을 살아오던 사람을 황제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 비아리츠에 내려놓는 운명은 얄궂지 않은가? 호치민이 그 당시에 대통령에 선출되어 어느 정도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지만 전쟁을 치른 베트남의 상황은 매우 불안정했다. 더욱이 호치민은 자신이 우겨서 외딴집에 기거하고 있었다. 비아리츠에서는 (일반적으로 최고급 호텔로 치는) 호텔 뒤 팔레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리고 비아리츠는 매력과 호사스러움을 겸비한 곳이다(과거에도 그랬다). 이 기이한 일화 가운데서도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은 공산당인 정부요인 여러 명이(그들은 호치민이 잘 대접받고 있는지 각별히 신경 썼다) 특별한 손님인 호치민을 찾아 비아리츠로 와서는 법석을 떠었다는 것이었다. --- p. 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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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슨 무슨 사상이나 주의가 아니라 철저히 개별적인 힘의 논리이고, 그 힘은 바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힘이다. 그래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종교, 민족, 사상을 무시하고 새로운 적과 아군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판세를 읽는 눈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협상하고 타협하고 때로는 회유하고 제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하물며 모든 집단의 조그마한 차이도 폭력적으로 드러나고 만들어지고 강요되던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아시아의 작고 가난한 나라 베트남이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하고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일이다. 독립한 통일 베트남이 가능했던 것은 누구의 지배도 거부하고 극복하려는 그들의 민족성에 기인한 것이겠지만,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지도자 호치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가명으로 세계를 누비고, 당시 조건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정으로 오지를 드나들고,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소련과 중국의 벽을 드나들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 유럽과 심지어 모든 미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그는 이 모든 일을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이와 같은 호치민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근현대사를 지나면서 세계 최강의 제국들에 둘러싸여 '눈치'를 보고 있는 우리가 '호치민'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어보게 될 것이다. 불명예스러운 죄의식과 경제적인 우월감으로 무시해 왔던 베트남과의 관계에 언제부턴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투자, 상업, 봉사 등의 목적으로 많은 한국인이 베트남을 찾으면서 베트남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 나라가 갖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냉전의 희생자로서의 쓰라린 아픔과 풀지 못한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베트남과 우리의 관계를 돌아보고 위와 같은 문제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을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 '박호(호 아저씨)'의 사상을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