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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인문학적 시선으로 우리 땅 이름을 들여다보다
일러두기 1 더없이 크고 높고 귀하다 -말고개에서 절두산까지 큰 고개에 붙여진 이름|마리산인가, 마니산인가|그 모양이 말의 귀와 같다 하여|달라 보여도 같은 이름|한번 부르기도 황송한 사람, 마누라 2 땅 이름이 사람 이름으로 둔갑하다 -울돌에서 노량진까지 큰 소리로 우는 바다의 도랑|산이 우는 것처럼 들린다|‘손돌’은 사람 이름이 아니다|도루묵과 말죽거리 3 산이 땅으로 늘어지며 내려오다 -황산벌에서 연평도까지 황산벌은 피로 물든 누런 벌판일까?|길게 늘어진 모양의 땅 이름|무책임한 조정이 뒤집어씌운 굴레, 화냥년 4 기왕이면 더 좋은 뜻을 가진 이름으로 -검단에서 부산까지 뒤쪽에 있는 땅|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땅|산 모양이 가마와 같다? 5 북쪽 시베리아에서 남쪽 한반도로 향하다 -남산에서 목포까지 앞은 ‘남’이요, 뒤는 ‘북’이라|경주 남산에 전해오는 이야기들|‘나무 목木’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6 조금 더 높은 곳이면 -소래에서 추전역까지 소정방이 정말로 그곳에 갔을까?|높은 곳을 뜻하는 순우리말 ‘수리’|속세를 잊게 할 만한 산이 속리산뿐이랴|새의 이름에 맞춰 한자로 바꾸다|추전역에 가면 싸리밭이 많을까? 7 삐죽하게 튀어나오다 -호미곶에서 강화도까지 호미보다 범꼬리가 낫다|곶이 ‘꽃’이 되다|강과 바다가 만나는 갑곶 8 밝은 빛을 숭배하다 -백두산에서 주안까지 신격을 갖춘 산과 그 이름|전설은 전설로 간직하고|광범위하게 스며들어 변형된 ‘? 사상’|민족적 천재의 배신과 몰락 9 까치와 여우에 홀리다 -까치울에서 여우내까지 ‘아차’라는 땅 이름과 만들어진 이야기들|작거나 새롭다는 뜻의 ‘앗’|여우골에는 여우가 많이 살았을까? 10 높은 곳에 넓은 터를 잡다 -달구벌에서 섬진강까지 높고 넓은 마을을 다스리다|달이냐, 닭이냐|산이 두꺼비로 둔갑한 사연 11 주변을 휘감아 싸다 -두무악에서 와우산까지 병풍처럼 둥그렇게|‘두름’이 두루미와 누워 있는 소로 바뀌다|도미 전설과 ‘두문불출’ 12 둘이 만나 하나로 어우러지다 -아우라지에서 동두천까지 아우라지와 얼음,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물이 섞이다|두 개의 냇물이 흐르다 만나는 곳 13 비스듬히 꺾이거나 비탈지다 -옹진에서 비로봉까지 벼루도 베틀도 아닌 비탈진 곳|땅 이름이 엉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다|간절하게 소원을 빌다 14 길과 물이 갈리다 -가야에서 노령까지 땅을 가로지르면서 양쪽으로 가르다|칼처럼 뾰족해서, 목이 말라서?|‘갈라진’ 곳에서 ‘칡’이 많은 땅으로|갈재에 전해오는 홍길동 이야기 15 새롭고 신성한 마을이 생기다 -조령에서 삽교까지 풀, 동쪽, 그리고 새롭다|두 지역 사이에 있는 땅|‘삽다리’가 다리 이름이라고?|순우리말인 ‘서방’과 ‘시집’ 16 이름은 달라도 ‘크다’는 뜻은 같다 -한뫼에서 노고단까지 크고 많은 것을 뜻하는 글자|‘한뫼’가 ‘할미’로 발음되어 노고산이 되다|한나라글, 크고 바른 글 17 작은 돌섬은 이제 외롭지 않다 -독도 섬에 사람이 살지 못하게 하다|풀이 자라지 않는 ‘독섬’|독도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그 밖의 땅 이름 큰 인물들이 태어나다 안방처럼 아늑하다 성이 있던 곳임을 암시하다 가장자리에 있거나 조금 가깝거나 산속에 자리하다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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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인천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있는 ‘송도’는 상당 부분이 ‘솔섬’, 즉 ‘작은 섬’이라는 뜻의 우리말 이름이 한자로 바뀐 것일 가능성이 크다. 한자로 ‘소나무 송松’을 쓰니까 ‘소나무가 많은 섬’으로 해석되곤 하지만 이는 솔섬의 ‘솔’을 소나무로 잘못 생각해 붙인 이름일 뿐이다. 물론 ‘송도’라는 땅 이름 중에는 실제로 소나무가 많아서 붙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는 일제 식민지 시절에 일본인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이름인 송도松島를 여기저기 붙여놓아 생긴 경우도 많다. 일본인들은 19세기 말 이후 그들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 때 줄곧 선봉에 섰던 군함 ‘송도함松島艦’을 기리는 뜻에서 우리나라 곳곳에 ‘송도’라는 동네 이름을 낙인처럼 남겨놓았다. --- p.59
큰 산답게 ‘방장산(方丈山)’, ‘남악산(南岳山)’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지리산은 ‘두류산(頭流山)’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두류’는 한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원래 형태가 ‘두르’였을 것으로 본다. 바로 ‘두름/둠’을 생기게 한 단어 ‘두르다’의 어간이다. 이 ‘두르’가 ‘두류’라고 발음이 바뀐 것에 적당히 한자를 갖다 붙인 것이 ‘두류산’이다. 또한 이 ‘두르’가 ‘두르]드르]드리]디리]지리’와 같은 구개음화와 전설모음화 과정을 거쳐 ‘지리(산)’까지 왔고, 여기에 또 적당한 한자를 붙인 것이 ‘智異山’이라고 보는 것이다. 지리산이 무척 큰 산인데다 평탄한 능선이 길게 이어지다 보니 “산을 타보면 지리(지루)하게 느껴져 지리산”이라는 말도 흔히 하지만 이는 그저 말장난일 뿐이다. --- p.241 언어학자들 사이에서는 우선 ‘삽다리’를 ‘삿(사이)+다리(들)’, 즉 ‘사이에 있는 들’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있다. 우리 중세어에서 들[坪, 野]을 ‘드르(ㅎ)’라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은 지역에 따라 발음이 조금씩 달라져 ‘드리, 다리, 더리’라고도 했다. ‘삽다리’에서의 ‘다리’를 이 ‘드르’의 변형으로 보는 것이다. --- p.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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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잘못 알려지고 엉뚱한 이야기가 덧붙은 우리 동네,
주제어별로 우리말 이름의 뿌리를 찾아가는 유익한 여행 우리 땅 이름들의 뿌리를 캐보면 서로 다른 듯하지만 사실은 같은 뜻의 이름이 많다. 이들은 같은 꼴과 뜻에서 출발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로 모양을 바꾸어 지금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과 철원, 신촌은 모두 ‘새로운 동네’라는 뜻의 ‘새벌’에서 출발한 이름들이고, 따라서 이들은 ‘새롭다’는 뜻을 갖고 있는 주제어 ‘새~’를 통해 한데 묶을 수 있는 이름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동물 이름이 들어가 있는 땅 이름들이 널려 있다. 매봉, 수리봉, 말고개, 학산, 와우산 등이 그런 것이다. 이에 대해 흔히 그 땅이 그 동물과 닮은꼴이어서 생긴 일이라고 해석을 한다. 이를테면 말고개, 말재, 말바위, 말무덤, 마현(馬峴), 마산(馬山), 마령(馬嶺), 마분리(馬墳里) 등의 땅 이름에는 대개가 “그 모양이 말처럼 생겼다”거나 “죽은 말을 묻은 곳”이라는 식의 해석이 딸려 있다. 하지만 사실 여기서의 ‘말(마)’은 ‘말잠자리’나 ‘말벌’ 등의 단어에서 보듯 ‘크다’는 뜻을 가진 말일 뿐이며, 짐승 ‘말’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실을 알려면 우리말의 변천 과정을 알아야만 한다. 일례로 현대어 ‘황소’에 대해 대개의 사람들은 ‘색깔이 누런 소’이기에 황소라 불린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황소는 ‘큰소’라는 뜻의 중세국어 ‘한쇼’에서 발음이 바뀌어 생긴 말일 뿐 ‘누런 색’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처럼 우리 말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는 땅 이름 유래도 제대로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우리말과 우리나라의 구체적 자료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이 같은 잘못들을 바로잡기 위해 쓴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온갖 난삽한 외국어와 신조어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소중한 문화자산으로서의 우리말·우리글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우리 민족 정신세계의 원류를 엿보게 하며,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유익함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