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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 반지
2. 눈물 항아리 3. 봄날의 이별 4. 꽉 잡은 손 5. 안녕, 안녕 6. 후유증 |
Junichi Watanabe,わたなべ じゅんいち,渡邊 淳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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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아량으로 이렇게 이해를 해주면서도 치나미는 이 남자의 반지 흔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민에 빠져 들었다. 조금 전까지도 자신의 목을 감싸안고 있었지만 지금은 가볍게 등을 돌리고 잠에 빠져 있는 이 남자. 침대 끝에 있는 스탠드의 은은한 불빛 속에서도 반지를 배고 난 흔적은 하얗게 두드러져 보였다.
치나미는 몸을 일으켜 속옷을 입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선명한 반지의 흔적은 십 년이 넘게 혹은 자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졌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하얀 띠와 똑같은 흔적이 이 남자의 아내에게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닦아도 지워질 수 없도록 피부 속 깊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이 남자로서는 나름대로 자신을 배려해서 반지를 빼버렸겠지만 우습게도 이 남자가 얼마나 오랜 세월 아내와 함께해왔는지 세월의 길이와 무게를 과시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p.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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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인간 근원적인 성애의 세계와 섬세한 심리상태를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준이치의 단편 6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특히 남성작가이면서도 연애에 빠진 여성의 내밀한 심리를 한치도 놓치지 않고 묘사해내고 있어 읽는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인생에 사랑은 몇 번이나 찾아오는가? 사랑과 불륜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랑을 받아들이는 남녀의 생각은 어떻게 다른가? 등등의 질문에 대해 남녀의 첫 만남, 달콤한 연애 과정, 한순가의 헤어짐까지를 여과없이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서 다양한 사랑의 단층을 묘사해내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불륜의 사랑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섹스의 희열과 함께 찾아드는 섹스의 슬픔과 허무함, 사랑의 기쁨과 더불어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한 죄의식, 영속성과 순간적 욕망 추구가 빚어낸 값싼 사랑의 감정들이 퍼즐조각처럼 잘 짜맞춰진다. 모두가 사랑의 한 모습이다. 소설 속에서 남자들은 헤어지자는 여자를 향해 '지금까지 서로 사랑했는데 갑자기 싫어졌다니 이상하잖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부질없이 한순간에 뒤돌아서기도 한다. 특히 여자는 사랑에 대해 칼처럼 예민하다. 때론 계산적이기까지 해서 앞뒤가 맞지 않으면 더 이상 사랑을 진행시키지 않는다. 독자들은 이 소설집에서 지나치게 탐미주의적이기까지 한 미학과, 신비함마저 불러일으키는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