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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루이제 린저
1911년 독일 출생으로,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다. 1940년 처녀작이자 출세작인 <파문>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반나치 활동으로 투옥되고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1945년 석방되었다. 1950년 발표한 <생의 한가운데>는 사랑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한 작품으로 전후 독일문학의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린저의 작가적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 린저는 억압받는 민족에 관심을 기울여 북한을 여러 분 방문했으며 작곡가 윤이상과의 대담록도 펴내는 등 사회비판적이며 휴머니즘적인 세계관을 표명했다. 전후 독일의 가장 뛰어난 신문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역자 : 신교춘
문학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의 클라겐푸르트에서 잉게보르크 바흐만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도서출판 청하, 월간 <문학사상> 편집기자, 외대 강사 및 오스트리아 대사관 상무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한국문학 및 독일문학 번역에 몰두하고 있따. 역서로는『잉게보르크 바흐만 전집』『너는 떠나가고 나는 거기 남아서』『어디서도 끝나지 않는 하늘』『죄, 고통, 희망 그리고 진실된 길에 관한 관찰』『괴테의 마지막 사랑』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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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4쪽 | 32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599399

책 속으로

그러자 주변이 쥐죽은듯이 고요해졌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죽은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보라! 죽었던 남자가 눈을 뜨고 너무나 정상적으로, "마실 것 좀 갖다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꼼짝하는 이가 없었다. 그들 모두가 마치 죽은 사람들 같았다. 그들은 무서워했다. 그래서 내가 큰 소리로 짖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고, 라자로는 몸을 일으켜 누이들과 랍비를 보면서 말했다.

"제가 어디에 있는 거죠, 어디에 가 있었던 거예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랍비께서 어떻게 이곳에 오셨습니까. 랍비께서 여기 와 계시다니 꿈만 같아요."

그가 말은 아주 정상적으로 했지만, 몸은 아직 차가웠다. 그의 손에 내 코를 갖다 댔을 때 알아챘다. 자매들은 그러나 나를 쫓아내지 않았다. 그들은 무서워하고 있었다. 나도 전에는 죽은 피조물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언젠가 이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 두려움이 사라졌다.

--- pp. 77-78

출판사 리뷰

루이제 린저는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평생을 자신의 삶을 이끌어준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며 지냈다. 린저의 작품 저변에 깔린 신앙의 흐름은 그를 깊이 있는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린저는 언제나 인간은 십자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또 이런 아픔을 겪지 않은 인간은 결코 참다운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고 믿었다. 그녀의 신앙은 모든 작품의 줄거리를 결정했고 작가의 눈이 되기도 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신은 이론으로 증명할 수 있는 신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신이었다.

린저는 기독교적인 바탕 아래 따뜻한 시선과 냉엄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사회의 부조리, 폭력적인 구조 및 불평등 관계를 형상화해 왔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의 한숨과 고통이 있고,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온갖 인간들의 탄원이 있으며 신을 갈구하는 간절한 기도가 담겨 있다. 구도자의 끈질긴 정신으로 언제나 세상을 탐구하며 작품을 써내려간 것이다.

종종 사회적, 개인적으로 심각한 좌절을 겪으면서 인간적인 세상에 대한 소망을 잃은 적이 없는 린저는 최근 아들의 때이른 죽음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과 자신이 큰 수술을 받은 육체적 고통을 한꺼번에 겪으면서도,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명상록을 출간하였고, 이번에는 윤회사상이 큰 틀을 이루며 인간적인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개 형제』를 내게 되었다.

『개 형제』는 린저가 최근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의 깊은 정신적 교감이나 그를 통해 획득한 불교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믿음이 되어 왔던 기독교와 불교와의 결합을 통해 더 큰 인간적인 세상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새로운 소설이다.

이 작품의 화자는 개다. 수천 년에 걸쳐 두 번은 인간으로, 그밖에는 대개 주인 없는 떠돌이개로 이 세상에서 여러 삶을 경험한 개다. 인간이 되어본 후로, 죄 많고 고통 많은 슬픈 존재인 인간이 아니라, 순수하고 말 못하는 개가 되기를 소원하게 된 그는 자신이 지금껏 만나 온 주인 중에 가장 사랑했고, 가장 그리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것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그 주인은 다름아닌 예수로서, 2천여 년 전에 팔레스티나에서 주인공 개를 처음으로 형제라 불러준다. 주인공은 그렇게 그의 개가 되어 불안하고 무서운 예감 속에 예수를 죽음까지 동행하였으며, 자신이 그의 개였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그의 옆에서 듣고 보았던 일들과 말들을 회상하며 예수의 삶과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현재화시킨다.

그가 예수 곁에 머물면서 말 못하는 존재로 안타깝게 바라보았던 그의 외로움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세상의 사악한 기운들과, 그가 혼자된 순간에 그의 곁을 지키는 자신의 성실함과 정성, 그의 고통스런 죽음을 바라보며 광란할 수밖에 없었던 그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격렬한 고통과 상실감, 그리움, 그의 곁에서 보았던 폭력적이고 어리석은 인간세계 등이 개의 시각으로 묘사된다. 그가 예수의 영상을 보고 그의 바람에 의해 예수의 개로 겪었던 것들을 적어 내려간 이 글에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모든 이들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아주 오래 전에 마음속에 새겨진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꿈과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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