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郭在九
곽재구의 다른 상품
|
술 한잔 사 주시겠어요? 문득 등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여자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만약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더라면 얼마나 주책없는 일이 되었을까). 말을 받을 대상은 내가 아니었다. 내 앞자리에는 어느 결에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검은 물을 먹인 야전 잠바 형식의 옷을 걸친 사내였다.
1950년대나 지금이나 서울은 서울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왕 바라거니 그들이 오늘 밤 예쁘고 진한 사랑의 꽃 한 송이를 피우기 바라며, 머릿속에서는 전후 명동에 실존했다는 '검정옷을 입은 선의의 전후파 여자'들을 생각했다. -이선생님과 하룻밤 자고 싶어요. 여관비도 있어요. 저는 그 동안 대학시절부터 이선생님을 좋아했어요. 이선생님이 좋아하시는 비발디의 <사계>를 저도 좋아하고 있어요. -그러슴마? 곱수다, 고운 처녀십니다. 중섭은 술에 취했지만 아주 정중하게 부끄러워하면서 그녀와 한 잔 더 마셨다. 그는 그녀의 강제나 다름없는 유혹에 따라 나섰다. 명동에는 하나 둘 여관이 번성해 가고 있을 때였다. -高銀, <이중섭> 부분- (p. 198) ---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