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하얀 사기 대접을 들고 왼팔로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고 앉아 약을 먹여드리고 있던 송강은, 할머니가 약을 다 마시자 들고 있던 약 대접을 한옆으로 밀어놓고 할머니를 부축해서 자리에 뉘었다.
그리고 수건으로 입술 위에 묻어 있는 약을 닦아 드리면서 가만히 할머니 얼굴을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꺼져가는 불처럼 하루하루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송강은 그런 할머니를 보고 있는 것이 너무도 괴로워서 누비이불 자락을 끌어올려 할머니 가슴을 덮어드리고 고개를 돌렸다. 석양빛을 받고 있는 창홎문 너머로 대나무 그림자만 어른거릴 뿐 집 안은 깊은 적막 속에 싸여 있었다. 송강은 적막 속에 싸여 있는 집이 무서워서 두 눈을 꼭 감았다. 아니, 그녀가 무서워한 것은 적막 속에 싸여 있는 집이 아니라 창호지문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석양이었다. 석양은 융에 대한 그리움, 바로 그 그리움의 덩어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만 가봐라" 아씨가 송강을 보며 말했다. "..." 송강은 고개를 돌리고 가만히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니 일도 많을 텐데 할미 옆에만 있어서 되겠냐. 가서 니 볼일을 봐라" 이씨는 자신의 시중을 들고 있는 손녀딸이 안쓰러워서 다시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요, 할머니.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송강은 할머니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p. 188-1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