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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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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방에서 나온 송강은 중문 밖에 서서 담 위로 높다랗게 솟아오른 감나무를 보고 있었다. 감나무 가지에 몸을 기대고 앉아 노을이 진 서쪽 하늘을 보고 있던 융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감꽃을 무명실에 꿰어 꽃목걸이를 만들던 자기 모습도 떠올랐다. 송강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서 있다가 양손을 스커트 주머니 속에 넣었다. 그러자 손끝에 융의 편지가 만져졌다.
네가 보고 싶을 때는 서울에 있는 내가 그림자처럼 느껴져. 내 실체는 너한테 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야. 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넌 나보다는 덜 힘들어. 나는 매일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 싸우고 있어.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모두 너와 연결돼 있잖아.’ --- p.258 “어디 가서 무슨 공부를 하든지 집이 그리워지면 여기로 와. 내가 이 집을 할머니가 계실 때와 똑같이 지키고 있을게.” 송강은 융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러고 있는 송강은 자기 자신의 생이 지금 융한테 한 언약을 지키기 위해 고스란히 바쳐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속으로 예감하고 있었다. --- p.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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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담바라는 3,000년에 한 번 피어난다는 전설의 꽃으로 석가여래나 지혜의 왕으로 불리는 전륜성왕과 함께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남지심 작가의 소설 『우담바라』는 1990년 제1부 「도다가의 종」을 시작으로 제4부 「황금 전당」이 완간된 후 600만 부를 넘는 베스트셀러로 우리 출판계에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출간 35주년을 맞아 다시 출간한 소설 『우담바라』는 제4부의 구성을 새롭게 했다.
불교문학을 대표하는 남지심 작가는 『우담바라』 전4권을 통해 욕망의 불길이 뜨겁게 타오르는 중생계에서 구도의 길을 찾아 나선 수행자와 고달픈 세속의 인연을 이어가면서도 끝없는 자비행과 보살행을 실천해 가는 인물들을 생생하고 세밀하게 보여준다. 삶의 가장 밑바닥으로 향했던 구도자의 뜨겁고 자애로운 모습, 끝없는 욕망 앞에 길을 잃고 방황하는 보통 사람들, 더 나은 삶을 위해 자기 수행을 쉬지 않는, 깨어있는 인물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명을 떨치고 지혜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고단한 현대인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명상을 하거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체험 여행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찾고 기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렇다면 평상심을 잃지 않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며 이웃과 친구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그에 대한 답은 자리이타행에 있지 않을까. 분주한 저녁 시간, 뉴스 한 부분을 통해 전해지는 작지만 의롭고 따스한 선행을 보며 우리가 함께 기뻐하고 즐거울 수 있는 것은 각자의 가슴속에 작지만 선행을 위한 자비와 선의의 씨앗이 심겨있기 때문이다. ‘인간 내면에는 오욕칠정의 늪과 함께 평화와 고요·청정함이 있다. 앞의 부분이 인간군상의 영역이라면 뒤의 부분은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인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남지심 작가는 진리를 추구해 가는 인물의 삶을 작품 속에 녹임으로써 인간의 의식영역을 확대하려고 노력해 왔다. 작가가 40여 년을 문단과는 일면식도 없이 전업 작가로 살며 꾸준히 글 쓰는 일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해 주는 많은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우담바라』의 재출간은 그런 독자들을 향한 작가의 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담바라』 출간 35주년 기념판 재출간에 부쳐 우담바라가 세상에 나왔던 그때로부터 35년이 흘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무한한 발전과 영광스러운 미래, 발달한 과학 문명의 이기 아래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그때의 바람대로 우리 삶은 안락한가. 누군가 묻는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극심한 빈부 격차와 문화적 소외, 사회적 시스템의 오류로 빚어진 계층간의 대립,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등 우리 삶은 여전히 35년 전과 같이 혼돈과 갈등속에 놓여 있다. 거리에서, 병상에서, 건설 현장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이 귀한 생명을 잃었고 어느 때보다 상실의 슬픔이 큰 시대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중 하나는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고 염증처럼 번져가는 아픔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늦은 밤, 혼자 돌아오는 골목길을 환히 밝히는 가로등처럼 우리의 무명을 깨뜨리고 힘겹지만 다시 일어설 힘을 줄 우리 이웃의 이야기 『우담바라』를 다시 내놓으며 책 속 인물들이 기꺼이 여러분을 평화와 고요 속으로 안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 지혜로 통찰하는 힘 얻으소서. _‘도서출판 얘기꾼’ 책임 편집장_ 이종숙 『우담바라』 35년전 디자인의 재해석 X 〈만다라 아티스트〉 김성애 작가와의 콜라보 35년전 짙은 노란 바탕에 흑백 와당의 반복적 패턴의 강한 인상은 굳이 가까이 다가가 큼직막한 제목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우담바라』인줄 알았다고 한다. 35주년 기념판을 새롭게 펴내며 고수한 단 하나의 디자인적 원칙은 당시의 커버 디자인을 재해석하되 그 바탕은 유지하는데 있었다. 노란색 바탕은 결정이 되었으나 또 다시 와당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문든 생명, 자유, 근원, 치유 등의 다양한 주제로 작업하고 있는 〈만다라 아티스트〉 김성애 작가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섬세하지만 강인하고, 심플해 보이지만 그 속의 화려한 디테일들이 녹아 있는 그의 작품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기를 바랐던 『우담바라』 기념판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흔쾌히 자신의 작품을 남지심 작가의 작품에 투영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만다라 아티스트〉 김성애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애초에 35주년 기념판 『우담바라』는 소장용으로 기획했다. 가치 있다고 판단한 독자들이 『우담바라』 세트를 서가에 올려 놓고는 각자 소장하고 있는 35년 전의 그때를 떠올리며 의미모를 미소를 짓는 장면을 상상하며 제작했다. _디자인 ‘달사람스튜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