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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연인
진선유
눈과마음 200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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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진유선
1973년 7월 28일생으로 복잡한 AB형이다. 어울리지 않게 아기자기한 공주풍, 로맨틱한 것을 좋아하며 2001년 『비밀의 연인』으로 작품 활동 시작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내 마음을 뺏어봐』 『홍주』 『갈색 눈동자』 『부메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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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62쪽 | 49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15143

책 속으로

지연은 조심스럽게 문가로 다가가 숨을 죽였다. 문밖에서는 계속되는 노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아예 문을 부수고 들어오려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지연은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며 문 쪽을 노려볼 뿐 다리가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지연. 여기 있는 거 알아. 자지 않고 있다면 어서 이 문 열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지연의 청신경을 자극했다.
설마 그럴 리 없는데 어떻게?
“나야, 현수.”
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기 손으로 입을 막았다. 굵고 낮은 목소리였지만 그녀를 충분히 긴장시키고도 남을 ― 화를 참고 있는 듯한 ― 낯익은 목소리가 바람 소리에 묻혀 들리고 있었다.
“얼른 문 열어.”
한참 동안 문 쪽으로 다가가지 못한 지연은 현수의 고함 소리가 바람 소리에 섞여 들려오자 비로소 문을 열었다. 그녀의 손끝이 몹시 떨리고 있다. 문 앞에 현수가 냉기를 삼키며 우뚝 서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공기를 타고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러나 매서운 겨울바람보다 더 차갑게 빛나는 눈동자가 그녀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는 키 큰 남자는 잔뜩 화가 난 듯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연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현수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지연의 어깨가 저리도록 양손으로 꽉 움켜쥐고는 그녀를 집어삼킬 듯이 쏘아보았다.
“정말……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셈이지? 왜 항상 가장 중요한 때엔 내가 없는 거냔 말이야. 나는 아직까지도 당신이 가르치는 학생일 뿐인가? 나는 너에게 뭐지? 왜 항상 혼자 고민해? 제니 때문이라면 너 지금 나에게 실수하는 거야!”
현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지연을 잡은 손에 땀이 나도록 고함을 질렀다. 그의 분노는 절정에 다다른 듯이 보였고, 감정을 절제하려고 멋대로 흘러내린 앞머리를 여러 번 쓸어내렸다. 그것은 현수가 몹시 긴장하거나 안절부절못할 때 하는 버릇이었다. 그는 잠시 마룻바닥 위를 오락가락하다가 주춤거렸다.
더 이상 그의 입에서 다른 말은 들을 수가 없었다. 그제야 지연은 현수의 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었다. 항상 냉소적이며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가 이토록 이성을 잃고 화를 내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지연은 그가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이 단지 자신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껏 쌓아두었던 억눌린 감정이 폭발해서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화내는 얼굴에서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가 있었다. 현수의 얼굴을 보자마자 지난 한 달 동안 그녀가 그렇게 신경쇠약에 걸린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던 이유를 찾았다.
얼마나 보고 싶어했던 얼굴인가. 그의 화난 목소리마저도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있는 것처럼 들리다니!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던 마음을 꼭꼭 눌러왔던 터라 그의 출현은 그녀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지연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목이 잔뜩 멘 목소리로 어렵게 말을 꺼냈다.
“여긴 어떻게 알고…….”
현수가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굴을 낚아채어 입술을 눌러왔다. 그의 분노가 뚜렷이 느껴지는 키스였다. 한편 분노 저편에 애달팠을 슬픔이 묻어나는 키스이기도 했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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