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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가 나는 게 아무 냄새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사랑을 하면 눈에 콩 꺼풀이 씌운다고 한다. 그래서 곰보는 보조개로 보이고 사팔눈은 공허한 눈동자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해도 곰보는 곰보고 보조개는 보조개다. 본질 자체는 변화될 수가 없는 것이다. 한 가족이 있다. 그들은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이 개가 꽤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지독한 입 냄새다. 개를 잠깐만 눈여겨보아도 알 것이다. 그것들은 언제나 입을 헤벌리고 혀를 내밀고 있다. 그러니까 이 집 개는 고약한 입 냄새를 항상 내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옆의 그림(책의 마지막 쪽)을 보면 소파 위에 그 개와 함께 엉키다시피 앉아 있는 식구들 표정은 느긋하다 못해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 가지, 수중 발레 선수들처럼 코에 빨래집개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개와 함께 살기 위해 그들은 기꺼이 고약한 냄새를 참고 살기로 한다. 사랑한다면 감수할 것들이 반드시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거의 무조건 애완동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마음은 있어도 여건상 키우기를 주저한다. 이웃들에게 신경이 쓰여서, 번거롭고 지저분해서, 바빠서 등등. 하물며 이 책의 주인공 개처럼 입 냄새가 지독해 모나리자가 코를 쥐고 스컹크도 도망가고, 집에 들르신 할머니도 그 개가 얼굴 가까이 가자 기절해 버릴 정도라면, 개 키우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아이들도 코를 막고 지내지만 사랑하는 개와 함께 지내는 데 그 정도는 아무 문제도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아이들은 그 개를 ‘숨막히는 광경’이 펼쳐진 곳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관객들이 ‘숨을 죽이게’ 만드는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너무나 빨라서 사람들에게 ‘숨쉴 틈을 주지 않는’ 롤러코스터를 태워 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책을 출판한 미국의 스콜라스틱 북 클럽에서 1996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인공 할리의 입 냄새를 없애는 방법을 공모했더니 민트 맛 개 치약부터 입 냄새 제거 사탕으로 만든 개 틀니까지 수많은 방법들이 응모되었다고 한다. 결국 할리의 문제는 함께 사는 가족의 희생(?)으로 해결된다. 그들은 ‘할리가 없는 삶은 향기 없는 삶’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는 그대로의 할리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은 웃음 속에 따뜻함을 느끼게 해 준다. 단순화시킨 만화 같은 그림과 밝고 강렬한 색깔들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활력을 더해 주며, 그림 전체에서 공중에 퍼지는 녹색 숨결의 구름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