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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농버리고 가는 진보는 십리도 못가 발병난다
천규석
실천문학사 200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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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잃어버린 낙원은 국가 이전의 농촌공동체였다
잃어버린 낙원도 유토피아도 농촌공동체였다
『노자(老子)』의 저자는 농민공동체 속의 노자(老者)들이다

제2부 국가·시장·분권을 넘어
나라란 무엇인가―가야사를 읽으며
가야연맹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한다
지역 전통축제와 그 정체성의 계승
학교급식―시장의 논리를 넘어서
들에서 보는 친환경농업정책
지역갈등의 원흉은 중앙집권적 국가권력이다
분권운동을 넘어 기권(棄權)자치로

제3부 농업의 포기, 민주주의의 포기
농업의 위기, 생명의 위기
우포늪보다 더 중요한 습지는 논이다
석유전쟁 다음엔 식량패권전쟁 온다
농지법 개악 행보 중단하라
지금도 남의 땅, 쌀농사까지 빼앗겼다
사람과 땅은 한 가족 한 생명이다

해설 | 농사꾼 천규석의 지역 자립공동체 철학 | 이찬훈

저자 소개 1

일제 말에 태어난 내 유년의 기억에는 공출강요 차 나온 긴 칼 찬 왜 순사의 공포만 남았다. 청소년시절도 종주국이 바뀌는 8.15와 조국분단과 남북전쟁, 이승만의 영구집권과 4.19, 이를 전복한 1961년의 군사 쿠데타와 이 독재정권과 그들이 강행한 한일굴욕회담에 항거한 1964년의 3.24학생봉기 등의 얼룩진 우리 현대사 속에 묻혔다. 산업화군사독재에 불복종하는 농촌공동체재생운동(농민운동)을 핑계대고 1965년 학부졸업과 동시에 귀향했다. 사실은 민주화의 그날까지 서울에 남아 군사독재와 계속 싸우자던 친구들과의 감옥행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귀향과 농촌공동체재생운동
일제 말에 태어난 내 유년의 기억에는 공출강요 차 나온 긴 칼 찬 왜 순사의 공포만 남았다. 청소년시절도 종주국이 바뀌는 8.15와 조국분단과 남북전쟁, 이승만의 영구집권과 4.19, 이를 전복한 1961년의 군사 쿠데타와 이 독재정권과 그들이 강행한 한일굴욕회담에 항거한 1964년의 3.24학생봉기 등의 얼룩진 우리 현대사 속에 묻혔다.

산업화군사독재에 불복종하는 농촌공동체재생운동(농민운동)을 핑계대고 1965년 학부졸업과 동시에 귀향했다. 사실은 민주화의 그날까지 서울에 남아 군사독재와 계속 싸우자던 친구들과의 감옥행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귀향과 농촌공동체재생운동이라고 만만할 리 없었다. 끝없는 이농과 메아리 없는 적막강산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견디다 못해 한때 대학 강단 진출도 시도해 보았지만 오히려 공허감만 더해갔다.

다시 땅으로 돌아왔지만 내 삶의 동반자이자 가족공동체의 중심인 아내가 40대 초반의 이른 나이로 졸지에 돌아가는 날벼락을 맞는다. 기계와 고용노동으로 하는 지속 불가능한 산업농과 달리 자급적 소농은 마을이나 가족공동체의 지원 없이는 지속이 불가능하다. 50대 초반의 때늦은 나이에 자식들이 있는 대구에 나가 ‘도시에서 하는 농촌공동체재생운동-한살림’에 동참했다. 내 인생의 마지막 투신일 수밖에 없기에 혼신을 다했지만 먹고 사는 것 말고 소기의 꿈은 꿈으로 남긴 채 아쉬움과 후회만 안고 물러났다. 하긴 모든 공동체운동사는 실패와 재도전을 되풀이하는 꿈의 역사였다. 다시 작은 농장으로 귀향했지만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저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노을이 서글픈 여생뿐이다.

농촌공동체재생운동은 성공 못했지만 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보람은 고 김종철 선생이 1991년부터 2020년 타계 때까지 주관한 ≪녹색평론≫에 동참해 선생과 함께 사색한 농본사상이다. 덕택에 『돌아갈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이 진보다』, 『소농 버리고 가는 진보는 십리도 못가 발병난다』 등 몇 권의 책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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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59쪽 | 538g | 153*224*30mm
ISBN13
9788939205451

출판사 리뷰

제1부 ‘잃어버린 낙원은 국가 이전의 농촌공동체였다’에서는 「창세기」에 기록된 태초의 낙원 ‘에덴’의 모델이 되었던 지역이나 콜럼버스를 위시한 유럽인들에게 발견, 파괴되기 전의 아메리카가 자연발생적 농촌공동체로서의 낙원이었으며, 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묘사한 ‘무릉도원’과 토머스 모어가 상상한 ‘유토피아’도 모두 농촌공동체이거나 농업에 기반을 둔 도농공동체였음을 밝히면서, 인류가 꿈꾸는 이상적 세계가 농업공동체 밖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을 주장한다. 농업공동체만이 인류에게 평화와 지속 가능한 풍요를 약속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금 우리가 당면한 자원 고갈,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 따위도 모두 농업공동체의 구현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므로 농업을 외면한 진보는 얼마 못 가 망하고 말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그뿐 아니다. 저자는 농업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어서, 유기농이라도 기계에 의존하는 기계농이나 비닐하우스에서 대량으로 이루어지는 상업농은 오히려 생태계의 파멸을 앞당길 뿐 진정한 생태농이라고 할 수 없으니, 자급농 수준의 규모와 방식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한다. 이어지는 『노자』가 고대 중국의 농촌공동체의 사상을 담고 있는 저작이라는 해석도 자급농 수준의 소농 농촌공동체로 복귀하는 것이 우리의 살 길이라는 저자의 신념을 사상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인 셈이다.

제2부 ‘국가,시장,분권을 넘어’는 평소 시장경제와 중앙집권화된 ‘국가’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저자의 철학이 함축적으로 담긴 글이다. 첫머리에 실린 두 꼭지는 가야사에 관한 것인데, 중앙집권국가로 이행하지 못하고 부족연맹 단계에 머물다 이웃 국가에 멸망한 가야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향수가 엿보인다. 농경에 기반을 두고서 평화로운 수운 교역을 통해 번영하던 가야의 소국들이 중앙집권국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 ‘정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독특한데,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주의는 중앙집권화된 국가가 아니라 소규모 공동체에서나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거듭되는 저자의 주장이다.

중앙집권국가의 위험성, 시장의 폭주에 대한 성찰, 서울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 뒤에,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농업문제가 거론된다. 농업의 위기는 곧 생명의 위기임을 환기하면서, 우리 농업을 살리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함을 주장하는 저자의 목소리에는 도대체가 파탄 직전의 농민과 농업을 외면하는 정부와 관련 기관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가 서려 있다. 이미 상당히 많은 부재지주들의 농지임대차가 관행화되어 헌법상의 경자유전과 소작 금지가 사문화된 마당에 농업법인을 통한 도시민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농지법이 개정되는 현실에 맞서 농지 소유 상한제의 재도입을 요구하고, 농산물 수입 개방이라는 위험한 현실을 온몸으로 맞으며 결국 식량을 무기로 한 전쟁이 찾아올 것임을 예견하는 저자에게, 다가올 미래는 어둡다.

천규석은 말한다. 앞으로 최후의 1인까지 계속될 농민의 이농은 농민의 자발성과는 전혀 무관한 구조적 폭력에 강제당하는 것이라고. 이농이 아닌 자연감소만으로도, 10년 이내에서 인구 통계에서 농민이 자취를 감출 농민멸종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는 이를 과연 농민만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농민공동체의 희생과 해체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풍요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지속 불가능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이것이 환경?생태적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것들이라면, 이야기는 다시 한 번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40여 년을 농사꾼으로 살아온 이 절박한 목소리가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면, 우리는 이 농사꾼 철학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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