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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
오리엔탈리즘을 넘어 화해와 공존으로
오길영
책세상 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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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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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영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평론집 『힘의 포획』(2015), 연구서 『포스트미메시스 문학이론』(2018), 『세계문학공간의 조이스와 한국문학』(2013), 『이론과 이론기계: 들뢰즈에서 진중권까지』(2008) 등이 있다. 디킨슨의 시를 좋아하며, 조이스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갔다.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며, 양비론(兩非論)을 싫어한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ogyjo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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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성곤 외
김성곤 : 서울대 영문과 교수
김상률 :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
성은애 : 단국대 영문과 교수
윤지관 :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
설준규 : 한신대 영문과 교수
고부응 : 중앙대 영문과 교수
정정호 : 중앙대 영문과 교수
이경원 : 연세대 영문과 교수
태혜숙 : 대구가톨릭대 영문과 교수
이석구 : 연세대 영문과 교수
오길영 : 충남대 영문과 교수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67쪽 | 562g | 153*224*30mm
ISBN13
9788970135694

출판사 리뷰

한국에서의 사이드 이해
사이드는 1984년 김성곤이 문학 계간지《외국문학》 여름호에 사이드의 초기 저작인《시작 : 의도와 방법Beginnings : Intention and Method》과 1987년《오리엔탈리즘》에 관한 글을 발표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제5공화국의 억압적 상황 아래 놓인 우리 사회에서 사이드의 담론적 실천은 변화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1980년대 후반의 한국 지식 사회는 사이드와 탈식민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민족 문제, 계급 문제를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 전통에서 민주화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데 주력했다. 이를 주도한 민족 문학 진영은 민족주의와 역사, 주체를 부정하고 텍스트와 담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을 비판했지만, 1990년대 들어 계급과 민족을 넘어선 새로운 ‘타자’의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탈식민주의 비평 이론이 한국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오리엔탈리즘을 넘어 화해와 공존으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사이드 이해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아직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일본 식민 지배의 잔재인 자기 비하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역사관이나 민족관 역시 일종의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이며, 한국 사회가 외국인 이주 노동자나 옌볜 동포 또는 북한 주민을 대하는 방식에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일컬을 만한 기제가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2부 2장, 설준규)하거나,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비판이 미국 중심의 신제국 질서에 대응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비판적 · 공적’ 지식인의 좌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2부 4장, 정정호)은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역할을 일깨운다.

경계인, 망명 의식, 세속적 비평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으로서 평생을 두 세계의 망명객으로 살았던 사이드. 에드워드라는 영국식 이름과 사이드라는 아랍식 성의 조합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그는 어느 세계에도 온전하게 속하지 못한 경계인이자 망명자였다. 그러나 뿌리 뽑힘으로 요약되는 망명자의 자의식은 사이드를 모든 특권이나 권력의 바깥, 안락한 삶의 외부로 이끌어 지배적 사회 체제와 삶의 양식에 거리를 두게 했으며, 이것이 바로 사이드의 문학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사이드는 경계에 선 사람만이 갖게 되는 중층적 비전을 갖고 자신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성찰해나갔다. 1983년 출간된《세계, 텍스트, 그리고 비평가The World, The Text, and The Critic》에서 그는 지식인은 자신이 속한 민족과 종교는 물론이고, 심지어 혈연, 지연, 학연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세속적인 자세로 비평에 임해야 진실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는 ‘세속적 비평secular criticism’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사이드가 여러 차례 인용한 12세기의 철학자 후고Hugo of St. Victor의 다음 구절은 사이드의 비평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고국을 여전히 달콤하다고 느끼는 이는 아직 마음이 여린 초보자다. 어디를 가나 다 자신의 조국처럼 느끼는 사람은 이미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지 낯선 나라처럼 느끼는 이야말로 완성된 사람이다.”

오리엔탈리즘과 탈식민주의
사이드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서구 중심적인 재현의 폭력과 서구 지식 체계와 담론의 관계를 날카롭게 파헤친《오리엔탈리즘》과 속편 격인《문화와 제국주의》를 발표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학자로 부상한다. 사이드는 동양을 언어와 이미지로 다시 보여주려는 서구인들의 재현의 폭력을 고발할 뿐만 아니라, 서양의 학문 사회가 얼마나 담론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그는 서양의 위대한 휴머니스트 작가로 알려진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나 제인 오스틴Jane Austen, 또는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 등이 제국주의자인 동시에 오리엔탈리스트라는 것을 논증함으로써 서구의 문학적 휴머니즘의 이중성을 폭로한다. 그리고 이슬람 문화를 포함한 동양에 대한 담론이 먼저 생기면서 그동안 사실로 존재했던 동양은 사라지고, 대신 서구인들에 의해 담론적으로 생산된 동양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실재적으로 존재한 동양과 담론적으로 만들어진 동양의 거리를 폭력적으로 없애려는 담론적 폭력이 문학, 역사, 철학, 예술, 인류학을 비롯한 모든 서구 학문 체계 내에서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행해져왔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 현실을 기반으로 한 사이드 비평의 진보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지만, 사이드 비평이 지닌 담론적 한계도 날카롭게 지적한다. 특히 푸코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은 결정론적 성격이 문제가 된다. 사이드의 세속적 비평은 텍스트 내의 지배적 힘에 저항하지만, 권력 관계를 드러낼 뿐 그것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그것은 지향점이 없고(2부 1장, 윤지관) 대안적 동양상이 부재하며(2부 2장, 설준규), 피지배자의 변혁이나 비판적 사유 가능성을 위협(3부 3장, 이석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한편으로 탈식민 담론의 한계를 보완할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비판 없이 사용되는 개념어의 번역에 대한 문제 제기도 담겨 있다. ‘Orientalism’은 동양에 대한 담론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라 ‘동양론’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은 눈여겨볼 만하다(2부 3장, 고부응).

행동하는 지성
《오리엔탈리즘》 이후의 사이드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중동 지역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에드워드 사이드는 국내외 독자들에게 주로《오리엔탈리즘》의 저자로 알려져 있지만,《오리엔탈리즘》이《팔레스타인 문제The Question of Palestine》(1979)와《이슬람 다루기Covering Islam》(1981)로 이어지는 3부작의 서론에 해당하는 저서이고, 사이드가 1977년부터 1991년까지 팔레스타인 망명 국회(PNC)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실제로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론화해 미국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등 공공연하게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 이로 인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미국 학계를 장악한 유대계 지식인들과 보수주의적 비평가들로부터 ‘테러 교수’라는 인신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사이드의 줄기찬 관심과 개입은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지배 담론에서 재현되지 못하는 목소리의 복원을 위한 시도이고, 보편적 진리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사이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배 담론을 비판할 뿐 아니라, 아랍권의 종교적 근본주의, 민중의 삶과 동떨어진 팔레스타인 지배 집단의 반민중성에도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의 인본주의 전통과 식민주의 역사의 공모 관계를 폭로했다는 점만으로도 획기적인 텍스트라고 평가받지만, 이슬람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천착하면서 현실 정치에의 개입을 시도하는 후기 저서와 연계하여 읽을 때 그 ‘의도’와 ‘의지’가 더 분명하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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