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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한참이나 서로의 얼굴을 서먹한 듯이 응시하며 침묵하고 있었다.
“할 말이란 게 뭐예요?” 단도직입적인 해원의 질문에 상경은 쓴웃음을 머금고는 주문했던 음식이 나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음식을 가져온 직원이 물러가자 그는 해원을 향해 진지한 눈빛을 보냈다. 해원은 그 시선에 이유 없이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그를 외면하듯 물을 조금 들이켰다. “집으로 돌아오지.” 그의 말에 해원은 고개를 갸웃했다. 순간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라니. 내가 무슨 가출 중인가?’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해원이 묻는 말에 그는 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해원은 그의 모습이 낯설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해원은 그가 자신과 함께 있을 때 웃은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게다가 속을 알 수 없는 저 미소는 더더욱 지어 보인 일이 없었다. “말 그대로 그만 집으로 돌아오라는 말이야. 우리 집으로.” “우리 집? 우리 이혼했잖아요. 그거 몰라요?” 해원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되묻는 말에 상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는 불쑥 예전 일을 끄집어냈다. “기다려 달라고 했잖아.” “기다릴 수 없었어요. 그때 우리는 헤어질 게 뻔했으니까요.” 해원은 쉽게 대답했다. 상경이 그런 그녀를 응시하다가 곁에 놓여 있던 서류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들었다. 갈색의 평범한 서류 봉투였다. 해원은 꺼내놓은 봉투가 뭐냐는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우리 이혼 서류 접수하지 않았어.” 그가 대뜸 내뱉는 말에 해원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상경과 서류를 번갈아 본 후 불쑥 손을 내밀어 서류를 꺼내 들었다. 확실히 자신이 예전에 도장을 찍었던 서류가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하지만 해원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왜? 어째서요?” 따지듯 묻는 그녀를 두고 상경은 잠시 뜸을 들였다. “이혼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곧 그는 분명한 어투로 내뱉었다. 상경이 하는 말에 해원은 다시 손에 쥔 서류로 혼란스러운 시선을 던졌다. 그가 접수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 따위는 해본 적이 없다. 집을 나오며 그와 다시 만날 일이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만약 이혼을 하는 데에 뭔가의 절차나 논의가 더 필요하다면 아버지가 처리해 달라고 부탁을 해두었을 뿐이었다. 해원은 당혹한 얼굴로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흔들며 상경을 바라보았다. “그럼 제가 내일 접수할게요.” 단호하게 내뱉는 말에 상경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서류를 집어 드는 것을 해원이 화가 난 표정으로 만류했다. “뭘 하는 거예요? 당신이 지금까지 접수를 못했다니, 내가 내일 한다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경은 말없이 해원의 손을 치워내고 그것을 망설임 없이 찢어버렸다. 해원은 기가 막힌 듯 그의 행동을 바라봤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