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주말엔 산촌으로 간다
나래실
이순우
도솔 오두막 2006.07.20.
베스트
자연 에세이 top100 8주
가격
9,900
10 8,910
YES포인트?
49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첫 번째 이야기 - 나래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봄이야기
버들, 봄을 일깨워 주다
삼월의 봄
자우
붙잡아 두고 싶은 봄의 하루
오월의 연둣빛 신록

여름이야기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풍요
산중우
장마철의 농원
나래실의 해넘이
우후기
산골 소나기

가을이야기
맑고 고운 초가을의 농원
산골 농원의 가을 소묘
방갓골의 가을 단풍
가을비 내리는 농원의 서정
새 생명을 준비하는 가을

겨울이야기
산촌 농원의 느낌가꾸기
된서리가 내린 한겨울의 아침
눈 내린 겨울 농원
그 해 겨울의 마지막 난롯불

두 번째 이야기 - 농원의 가족들
매실
자두 이야기
쑥, 그 수수로움과 왕성한 생명력의 풀
넝쿨식물의 횡포
달맞이 꽃의 수난
해바라기의 해 바라기
잡초, 그대의 이름은 들풀 야생초
분홍 장미, 또 한 번 열매 꽃을 피우다
깊어 가는 가을의 농원
들국화
나래실 도랑의 개구리
농원의 한 가족이 된 뱀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
새 친구가 된 나무

세 번째 이야기 - 몸소 일하는 즐거움
도랑에 통나무 다리를 놓고
취미가 된 풀베기, 덤불 걷어 주기
더부살이 농사
건민이네 찰옥수수 팔기
배추, 무밭에 고라니 지키기
눈 덮인 장작 마당
만능 초보 수리공

네 번째 이야기 - 산 책
아침 농원 산책
캠프벨 농원의 추억
아내의 꽃밭
아름다운 나래실아침농원

저자 소개 1

‘순우(順愚)’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3월 ‘물이 희고 깨끗하다’는 수백(水白)이라는 이름의 강원도 어느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오래전부터 도시로 나와 살고 있지만, 주말이면 강원도 두메산골의 농원으로 내려가 텃밭을 일구고 정원을 가꾼다. 틈틈이 자연과 정원에 관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풀과 나무를 소재로 색연필 그림과 펜화를 그리기도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법』은 생명·사랑·아름다움·가꿈, 이렇게 네 개의 모티프로 그간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한데 엮은 책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로 인스타그램 ‘forestepost(숲속우체
‘순우(順愚)’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3월 ‘물이 희고 깨끗하다’는 수백(水白)이라는 이름의 강원도 어느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오래전부터 도시로 나와 살고 있지만, 주말이면 강원도 두메산골의 농원으로 내려가 텃밭을 일구고 정원을 가꾼다. 틈틈이 자연과 정원에 관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풀과 나무를 소재로 색연필 그림과 펜화를 그리기도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법』은 생명·사랑·아름다움·가꿈, 이렇게 네 개의 모티프로 그간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한데 엮은 책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로 인스타그램 ‘forestepost(숲속우체국)’에서 우표라는 작은 창을 통해 세상의 풀과 꽃, 나무와 숲의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들여다본다. 지은 책으로는 『산책의 숲 봄·여름·가을·겨울』, 『나래실 주말에는 산촌으로 간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세컨 네이처』, 『야생 아스파라거스 스토킹』이 있다. 그리고 2022년 초, 자전적 에세이집 『뿌리와 나무』를 탈고했다.

이순우의 다른 상품

저자 : 이순우
1953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1975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는 공무원으로 경제기획원의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까지 일했다. 1988년 호주의 외교부에서 연수를 받는 동안 도심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적한 교외의 농촌이나 산촌에서 자연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 사무소 책임자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여러 해 동안 해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강원도 영월 한 산촌 마을의 '나래실'이라는 동네에 농원을 마련, 주말이 되면 그곳으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생활해왔다.

2006년 현재 국제 원조 활동에 관한 연구 사업 등을 하는 사단법인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이사로 있으며, 주말이면 강원도의 산촌 마을을 찾아 자연을 가꾸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즐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산책의 숲, 봄 여름 가을 겨울>, <주말엔 산촌으로 간다> 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24g | 170*230*20mm
ISBN13
9788972207115

출판사 리뷰

7년의 주말을 꼬박 나래실산촌에서 보내고 있는 저자 이순우

맑고 깨끗한 섬강의 물이 흘러내리는 강원도 횡성의 한 농촌 마을, 물 수水 깨끗할 백白 자의 수백이라는 이름의 동네에서 한국전쟁이 끝나던 해인 1953년에 태어났다. 개구쟁이 어린 시절을 그곳의 자연 속에서 보내고 도시로 유학, 춘천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육군사관학교(1975년 졸업. 영어 전공 문학사)를 나왔다. 군복무 후 1981년부터는 공무원으로 경제기획원의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1991년에는 자리를 옮겨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 도상 국가들에게 정부간 채널을 통해 원조 사업을 수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에서 2005년까지 일했다. 한때는 동경해 왔던 도시인이 되었지만 언제인가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농촌에서 뛰놀았던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그와 같은 곳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꿈을 꾸게 했다.
1988년 호주의 외교부에서 연수를 받는 동안 도심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적한 교외의 농촌이나 산촌에서 자연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초대를 받아 캔버라 교외의 산촌에서 살고 있는 윌슨 씨의 집을 찾았을 때 뜨락의 정원에서 맨발로 일을 하다가 그 차림새 그대로 손님을 맞던 윌슨 씨 부인의 모습, 그리고 그때의 각별했던 느낌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생활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한 이끌림은 아마도 그때 각인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 사무소 책임자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여러 해 동안 해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마치 고향과도 같은 강원도 영월의 한 산촌 마을 나래실이라는 이름의 동네에 농원을 마련하고 주말이 되면 그곳으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오고 있다. 뜨락에는 호주의 들꽃 대신 우리의 풀꽃을 심고 캥거루 대신 때로는 고라니의 출현에 들뜨기도 하면서 땀 흘려 손수 농원을 가꾸고 있다. 주말 하루 이틀의 시간이지만 흙과 함께하는 자연 속에서의 삶, 유년 시절의 고향으로 되돌아오고픈 소박한 바람에 대한 꿈을 이룬 셈이다.
2004년에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국제협력단의 국제협력연수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직장 인근의 청계산, 구룡산 숲을 산책하며 틈틈이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함께 엮은 수필집 『산책의 숲 봄·여름·가을·겨울』(도솔)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는 국제 원조 활동에 관한 연구 사업 등을 하는 사단법인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이사로 있으며 지금도 주말이면 강원도의 산촌 마을을 찾는 삶의 방식을 7년째 계속하면서 흙을 묻히고 자연을 가꾸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즐기고 있다. 이경구가 본명이지만 자연을 따르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필명 순우順愚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

걱정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곳, 나래실!

강원도 두메산골의 한갓 외진 지역. 지방도로에서 벗어나 계곡길을 따라 사십 여 호의 농가가
드문드문 마을을 이루고 있는 작은 산촌 마을. 주말이면 어김없이 나래실로 향하는 것이 규칙적인 주간 일과가 되고 있다. 나는 왜 이 농원을 좋아하고 오늘도 여기에 와 있는가.
- 본문 중에서 -

첫 번째 이야기,
나래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래실의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 여기에 이어서 다시 찾아오는 또 다른 봄
그리고 그 모습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나래실을 품어 안는 많은 계절을
한마디로 아름답다고만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도 때 묻지 않은 두메산촌 그대로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나래실에는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찾아드는 햇빛과 바람, 비와 눈, 구름과 안개,
한밤의 별과 어둠, 수많은 생명체들의 다양한 삶이 어우러져
경이롭고도 아름다우며 평화롭고도 역동적인 대자연의 향연을 쉬지 않고 펼쳐낸다.
무구한 자연의 정취가 어린 시절 고향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아직도 우리 마음속에 살아숨쉬는 가녀린 감성과 곱다란 서정을 일깨워 준다.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풍요>
이 주일 만에 찾은 농원의 모습이 낯설 만큼 새롭다. 하루가 다르게 무성하게 자라나는 잎과 풀, 나무와 꽃의 뜨거운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진다. 훅하고 불어오는 바람결에는 녹음의 끈끈한 숨결이 묻어 있다.
농원 길섶을 따라 심어져 있는 자두나무는 얼마나 많은 열매를 달고 있는지 어른 키 높이로 펼치고 있던 나뭇가지를 길바닥에 맞닿을 만큼 늘어뜨리고 있다. 또 지나치게 많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나머지 더러는 점점 무거워지는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찢겨져 내린 자두나무도 있다. 튼실해지는 열매의 무게를 겨우 감당해 내고 있다가 장맛비의 무거운 물기를 머금은 데다 거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항복을 하고 만 것이다. 감당해 내지 못할 만큼의 풍요로움을 스스로 가지의 일부를 찢어내는 별리의 아픔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산촌 농원의 느낌 가꾸기>
오늘이 내일과 비슷하고 내일이 모래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우리의 일상과는 달리 자연은 짧은 시간에도 끊임없는 변화를 지속하고 시각을 다투어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땅거죽이 살짝 얼어붙어 있던 농원의 흙길은 기온이 섭씨 영하 십 도까지 내려간 오늘 아침에는 단단하게 얼어붙어 버렸다. 통나무 다리의 판자 위에만 가볍게 서렸던 무서리가 오늘 아침에는 된서리가 되어 나뭇가지는 물론 흑송 솔가지, 풀 섶, 밭자락에도 새하얗게 내려앉았다. 창고의 유리 창문에는 다채로운 무늬의 성에가 끼었다.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한 농원의 모습은 이렇듯 다르다. 어제의 느낌이 특별했다면 오늘의 느낌은 더욱 각별하다. 그때마다 조금씩은 다르고 미묘하게 느껴지는 감성과 서정,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쌓고 만들어 간다. 이해 겨울의 마지막 난롯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싸늘하게 식어 있을 난로를 바라보며 새삼 찾아드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또 그동안 익숙하고 정들었던 것들과의 일시적인 결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두 번째 이야기,
농원 가족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나래실아침농원은 무수한 생명체의 삶의 터전이자 보금자리이다.
온갖 풀꽃과 나무, 새와 짐승, 벌과 나비, 있는 듯 없는 듯이 살아가고 있는 더 많은 생명체.
그들은 힘껏 다투듯 열심히 살아가지만 항상 순박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인다.
각자가 때와 장소를 알고 우주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서로 의지하며 큰 욕심 없이 살아간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 피어오르는 구름과 비안개 등 살아 있는 생명을 갖고 있지 않은
것들도 우리 농원에는 그들의 자리가 있고 다른 가족과 함께 정겹게 살아숨쉬고 있다.

<쑥, 그 수수로움과 왕성한 생명력의 풀>
쑥, 질경이, 바랭이, 현삼덩굴, 달맞이꽃 등 농원 안길의 길섶은 온갖 풀로 무성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성하게 자라나는 풀은 단연 쑥이 으뜸이다. 보아 주는 이가 없는 만큼 홀로 자라나는 생명력 하나만큼은 누구보다도 억세고 왕성하다. 일단 쑥 대궁을 한 포기 올린 뒤에는 옆으로 뿌리를 뻗고 그 뿌리에서 또 다른 쑥대의 움을 틔워 올린다. 사방으로 퍼져 나간 뿌리는 더욱 무성한 무리를 이루고 얼키고 설키게 뿌리를 뻗은 쑥은 뿌리멍석을 지표 부분에 두텁게 형성한다. 그럼 그곳에서는 어떤 식물의 발아나 성장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풀이나 나무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배타적인 생활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철저히 무시당하고 사는 만큼 더욱 철저하게 그들만의 생존 영역을 구축하는 것만 같다.
게다가 이 쑥은 가을 한중간쯤부터 내리는 산간의 무서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야청청함을 자랑한다. 시월 초순까지도 꾸준히 꽃을 피웠던 물봉선은 어느 날 새벽 살짝 내린 무서리에도 파김치가 되어 버렸는데, 쑥 무리는 한겨울까지도 그 푸름을 간직할 것처럼 씽씽하기만 하다. 돋보이지 않는 생김새와 오랜 견딤, 이것이야말로 아무도 별다른 보살핌을 주지 않는 쑥이 스스로 만들어 낸 생존의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홍장미, 또 한 번 열매 꽃을 피우다>
봄 한때 분홍 꽃 무더기를 한꺼번에 피웠던 장미는 꽃을 지우고 나서는 꽃 송이송이마다 열매를 키우기 시작했다. 연두색의 작은 열매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해서 도토리만한 크기로 컸을 때는 초록빛을 띠다가 차츰 노랑빛을 더해 가더니 이제 밝은 주황의 열매 꽃을 피운 것이다. 장미가 씨앗을 여물리는 모습을 지켜보니 또 다른 꽃을 몇 송이 더 키우는 것보다는 많은 열매를 살찌우는 것이 보다 예사롭지 않은 일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수한 씨앗을 잉태한 열매 송이를 키우고 그 속의 씨앗 하나하나에 생명의 혼과 기운, 에너지를 채워넣으려면 새로이 꽃을 피우는 것보다는 더 많은 자양분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송이 꽃도 허실 없이 열매를 만든 장미나무는 또 다른 꽃을 피울 생각을 접은 채 그 적지 않은 열매를 키우고 익히는 데 골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랜 기다림의 열매는 또 한 번 열매 꽃을 피웠다. 꽃으로 승화되었던 삶의 열정이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열매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몸소 일하는 즐거움
일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행복이고 사랑이며 기쁨이고 축복일 것이다.
일을 하면서 즐긴다는 것은 결과뿐만 아니라 그 일이 가져다주는 보람을 느낀다는 뜻일 것이다.
밥벌이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면 즐겁던 일이 갑자기 싫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농원에서 자연을 몸소 땀 흘려 가꾸고 사랑하는 일은 언제이고 즐겁고 행복할 것 같다.
안에 갇히기보다는 밖으로 나와 내 육신의 움직임이 농원에 숨결을 뿌리고 있는
다른 많은 생명체와 서로 부대끼고 교감하면서 더 많은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싶다.

<도랑에 통나무 다리를 놓고>
도랑을 가로질러 텃밭으로 가는 곳에 통나무 다리를 놓았다. 헐어서 위험해 보이는 통나무 다리를 뜯어내고 새 다리를 놓은 것이다. 옆 동네 농장에서 얻은 낙엽송과 제재소에서 구입한 한 치 두께의 송판으로 다리를 만들었다. 길다란 낙엽송의 걸침목을 도랑 양 턱에 걸쳐 놓는 작업은 아내도 함께 거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작지만 하나의 완성된 다리. 보잘것없는 모습의 통나무 다리이지만 몸소 일하는 즐거움이 배어든 정겨운 것이 아닐 수 없다. 환한 황색의 속살 빛을 띠었던 다리 송판은 지난 여름의 비바람과 이 계절의 풍상으로 이미 어두운 갈색의 흙빛을 닮아 이제 농원의 색조와도 제법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배추, 무 밭에 고라니 지키기>
모종을 낸 배추가 땅 심을 받아 새잎을 소복이 올리기 시작할 무렵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밤새 누군가가 배추의 새잎 순을 절단낸 것이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발자국으로 보아 제법 큰 산짐승의 짓 같았다. 필시 고라니의 짓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전에도 몇 차례 농원에 내려온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숲 속, 풀 섶에도 무성한 나무와 풀잎이 지천인데 어쩐 일로 배추와 무밭에까지 원정을 온 것일까? 나뭇잎이나 풀잎 모두가 이제는 억세진 때문에 더 부드럽고 맛있는 먹이를 찾아 예까지 온 것일까?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목책이나 철책을 세울 수는 있겠으나 농원을 그렇게까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루 종일 망을 볼 수는 더더욱 없는 일.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들과의 공생을 받아들이고 내가 어는 만큼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다. 이 자연의 공간에서 함께 사는 것이다. 이들이 농원을 좀 더 가깝게 찾아든다면 농원은 야생의 공간과 사람의 공간이 만나는 자연의 접경지대, 프런티어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이것은 나의 손해가 아니라 더 크고 가치 있는 자연의 유산을 보존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거창한 생각도 해본다.

네 번째 이야기,
산책
보잘 것이라고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농원이지만 산책을 나서는 나의 마음은 항상 설렌다.
기분이 내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고, 마음 내키는 대로 생각의 뜰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나무를 살피기도 하고 숲을 보기도 하며 가슴을 펴기도 하고
머리를 들어 계곡 아래 먼 하늘을 바라보기도 한다.
문득 어떤 이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스치는 생각이 가슴속을 찾아들어 가만히 와닿는다.
언제나 비슷하게 옮겨놓는 발길이지만 단 한 번도 무료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인가가 새롭게 다가오고 같은 대상이라도 매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산촌 농원을 호젓하게 거니는 것은 그저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이 없다 해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아침 농원 산책>
매일 아침 제일 먼저 시작하는 일과는 아침 산책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깨어나는 새로운 아침의 기운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안길과 밭두둑 길, 오솔길, 언덕길을 걷는다. 통틀어서 일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지만 길을 걷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넘는 경우가 보통이다. 때로 카메라를 들고 풀꽃이나 나무, 안개 낀 모습이나 해가 뜨는 광경 따위에 셔터를 눌러대다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농원을 걸을수록 나무 한 그루가 새롭게 보이고 그때마다 느낌도 새롭다. 이제까지 하찮게만 보여지던 많은 것들이 사뭇 달라 보이고 내게 더 가깝게 다가오는 듯한 기분마저 느끼게 된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가꾸고 보살피는 일>
누구에게나 마음이 끌리는 일이 있다. 딱히 꼬집을 수는 없지만 왠지 그런 다른 걱정이 사라지는 듯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 있다.
자연 그대로의 풀과 나무가 살아숨쉬며 자라나는 공간. 또 다른 여러 생명체들이 그들의 삶을 부지하고 있는 터전. 농장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은 욕심이 없다. 고민이나 아픔도 없어 보인다. 조바심이나 불만은 더더욱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이를 보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이 편하지 않을 수 없다. 농원에서 가꾸고 있는 농작물이나 꽃과 나무도 자연 그대로 자라나는 야생의 풀이나 나무와 다를 게 없다. 뿌리고 심은 대로 자라나고 열매를 맺고 잎을 지운다. 새 봄을 준비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 크게 차이는 없다. 아낌없이 자신을 버리고 후세의 씨앗과 새잎 순과 꽃눈에 새로운 생명의 힘과 신비를 전해준다.

<아름다운 나래실아침농원>
아침이 아름다운 나래실 농원. 나래실 농원은 아래쪽으로 훤하게 트인 계곡 아래 저 멀리 겹겹이 드리운 산봉우리 너머로 찬란하고 장엄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가장 먼저 맞이한다. 태양은 이른 아침 한때 마치 나래실 농원만을 위해 장쾌하게 떠오르는 것 같이 보인다. 새롭고 눈부신 빛이 농원을 가득 채운다. 아침 햇살을 가득 받고 있는 농원의 아침은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지만 하루 중에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로 해서 농원의 이름이 ‘나래실아침농원’이 되었다.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