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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못해 웃고 간 한국의 거인들
한국 근대사 100년 인물편
한민
청년정신 20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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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월남 이상재
울지 못해 웃고 간 한국의 거인

2. 매천 황현
나라와 함께 죽은 마지막 선비

3. 옥파 이종일
3·1운동의 고고한 양심

4. 남강 이승훈
내 몸을 생리 표본으로 쓰게 하라

5. 백범 김구
민족, 그 유일한 사상

6. 도산 안창호
나의 직업은 독립운동이오

7. 만해 한용운
기룬님, 사랑하는 조국

8. 안중근 의사
하얼빈 역두의 장한 의거

9. 단재 신채호
잃어버린 역사의 긍지를 찾아서

10. 몽양 여운형
흉탄에 스러진 민족통일의 꿈

11. 의솔 최현배
나라말 지켜 일평생

12. 시인 윤동주
한 점 부끄럼없이 스러진 젊음

저자 소개

저자 : 한민
1961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저서로 역사소설 『하백의 검』과 일본에도 출간된 바 있는 역사서 『20세기 한국사-해방』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51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999852

책 속으로

일본인들이 일본 제일의 병기창과 군수공장을 보여주고 소감을 묻자 월남은 대뜸 쏘아붙였다.
"오늘 동양에서 제일 간다는 도쿄의 병기창을 구경하니 과연 일본이 동양에서 제일 강대국임을 알게 되었소.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성경에 칼로써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한다 했는데 일본이 그꼴이 될까 걱정이요."
월남의 말을 들은 일본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이처럼 월남은 완전한 야인으로 사석이든 공석이든 어디서나 기회만 포착되면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을 연발했다. 보통의 애국지사들은 일본으로 가는 것부터가 지조를 파는 일이라 하여 거절했겠지만 월남은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월남과 다른 애국투사들의 다른 점이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나라가 망한 뒤, 이완용이 조선미술협회를 창설하여 그 발회식에 월남을 초청했다. 보통 애국투사 같으면 이완용의 초청을 당연히 거부했겠지만 월남은 참석했다. 식이 끝나고 연회가 시작되었을 때 월남의 주위에는 이완용, 송병준을 비롯한 친일파들이 있었다.
비위가 상한 월남이 한 마디 했다.
"대감네들, 도쿄로 이사 가시지요."
이완용과 송병준이 "영감, 별안간 그게 무슨 말씀이오?" 하고 되묻자 월남이 말했다.
"대감네들은 나라 망치는 데는 천재가 아니오! 대감네들이 도쿄로 이사가면 일본도 망할 것이기에 하는 말이요"

--- p.36

안중근이 조사를 받고 있는 동안 우덕순, 조도선 등 사건과 관련된 동지들도 하나 둘씩 잡혀 들어와 일본 총영사관 지하실에 갇혔다. 그 뒤, 여순에서 온 미조부치 다가오 검찰관이 안중근 의사를 조사했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를 묻는 미조부치 검찰관의 질문에 이토 히로부미의 죄악을 15가지로 나누어 대답했다.

1. 한국의 명성황후를 죽인 죄
2. 고종황제를 왕의 자리에서 내친 죄
3. 을사조약(5조약)과 한일신협약(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4. 독립을 요구하는 죄없는 한국인들을 마구 죽인 죄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아 통감정치 체제로 바꾼 죄
6. 철도, 광산, 산림, 농지 등을 강제로 빼앗은 죄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하여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죄
8. 한국 군대를 강제로 해산시킨 죄
9. 민족 교육을 방해한 죄
10.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키고 한국을 식민지로 만든 죄
11. 한국사를 없애고 교과서를 모두 빼앗아 불태워 버린 죄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
13. 현재 한국과 일본에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한국이 아무 탈없이 편안한 것처럼 위로 일본 천황을 속인 죄
14. 대륙을 침략하여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죄
15. 본 천황의 아버지를 죽인 죄

--- pp.227-228

몽양은 출옥 8개월 뒤, <조선중앙일보> 사장으로 최임했다. 당시 조선중앙일보는 조선, 동아와 함께 3대 신문으로 일컬어지고 있었는데, 몽양이 취임하면서 <중앙일보>에서 <조선중앙일보>로 제호가 바뀌었던 것이다. 세간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말이 떠돌았다고 한다.

조선일보 광산왕은 자가용으로 납시고,
동아일보 송진우는 인력거로 꺼떡꺼떡
조선중앙일보 여운형은 걸어서 뚜벅뚜벅.

조선중앙일보 본사는 간부, 기자는 물론 수위에 이르기까지 독립운동 동지들을 발탁해 앉혔다. 직원 중에는 정치범 출신이 본사만도 20명이 넘었다. 그러므로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극심했을 것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었다.
이에 몽양이 견디다 못해 총독 우가키를 만나 항의하면 우가키는 경찰과 충돌이 있으면 자신에게 직접 상의해 달라고 달랬다. 그는 민족적·정치적 입장이 몽양과 정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종 몽양의 인격을 존중하였다고 한다.

--- pp.292-293

출판사 리뷰

떠나 보내기 억울했던 민족 혼을 찾아서!
지난 백 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울지 못해 웃고 간 한국의 거인들』은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열두 분만을 다루고 있다. 각자 한 편의 하늘을 밝혔던 수많은 애국투사, 선구자들을 이 한 권의 책에 다 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움이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들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이의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규정을 가지고 선정했다.

영원한 청년이요 식민지 조국을 지켰던 유일한 기둥이었던 월남 이상재, 조국을 위해 민족교육의 거름으로 썩는 것이 유일의 바람이었던 남강 이승훈, 조국의 독립이 목숨이요, 신앙이었던 백범 김구가 그런 거인들이다. 독립운동이 직업이라고 선언했던 도산 안창호, 철저한 저항의 시인 만해 한용운, 천국에 가서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라 했던 안중근 의사, 지조와 의리의 마지막 선비 단채 신채호 역시 그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천 황현을 선정한 것은 그가 변질되지 않은 선비정신을 우리에게 남겨주었기 때문이요, 의암 손병희보다 옥파 이종일을 택한 것은 그가 훨씬 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깨끗이 지조를 지켰으며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땅히 주시경을 택해야 하나 제자 최현배를 선정한 것은 그의 집요한 민족정신과 단단한 결실을 높이 평가해서요, 몽양을 수록하게 된 것은 남북통일에 대한 희망의 표현이다. 윤동주가 선택된 것도 결코 우연히 그렇게 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죽음과 그가 남긴 시야말로 가장 오염되지 않은 한국 젊은이의 혼이었으며, 그의 혼은 지금도 이 땅의 젊은이들 가슴에서 맑게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살아 있다. 역사보다 더 위대한 가르침은 없다. 이 책의 의미 또한 바로 고난의 역사 속에서 온전히 자신을 던져 민족의 제단에 바쳤던 선구자들을 통해 민족혼을 일깨우는 데 있다.

우리는 수많은 선구자들에게 갚아야 할 무거운 빚이 있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 한 가지만으로 자신의 어깨 위에 천 근 바위를 감당하며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고 헤쳐 나갔던 선구자들, 고난의 핏자국을 따라가며 만나게 되는 수많은 애국투사들에게 갚아야 할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제는 어렵고, 정치는 희망을 주지 않는다.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다. 불확실한 미래와 고단한 일상에 지쳐 용기를 잃고 있다면 풍전등화의 구한말, 암흑과 절망의 일본 압제 아래서 신음했던 시련의 민족사를 생각해 보라. 나라와 아픔을 같이하고, 겨레와 고난을 함께 하며, 혹은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떳떳이 걸어간 많은 선구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생각해 보라.

그리하여 새로운 희망과 용기로 미래를 향한 창을 활짝 열어 젖히라고 그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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