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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창가의 소년
2장 울타리를 관통하는 터널 3장 '뭅스' 4장 사과 5장 새로운 영웅 6장 토끼와 사다리 7장 빌린 옷 8장 생일 만찬 9장 충격적인 소식 10장 대담한 가출 11장 다시 한번 구출 12장 바니비 패턴 경 13장 피아노 교습 14장 한 여름 밤의 사건 15장 갈기갈기 찢겨진 책 16장 탈출 17장 최후의 심판, 그 전날 18장 당분간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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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펜더윅스 가족이 버크셔 산기슭의 오두막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시작된다. 돌아가신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열두 살짜리 맏딸 로잘린드, 성격이 직설적이고 다혈질이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열한 살짜리 소녀 스카이예, 판타지 소설 작가를 꿈꾸는 몽상가인 열 살 제인, 나비날개가 달린 옷을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네 살 베티, 베티의 둘도 없는 친구이면서 보호자인 애완견 하운드, 오두막집 주인의 아들이자 음악을 좋아하는 장래 지휘자가 꿈인 제프리 등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다.
사춘기 소녀인 로잘린드의 짝사랑, 동갑내기 스카이예와 제프리의 충돌과 우정, 제인의 글쓰기와 좌절, 진로와 관련되어 엄마와 갈등에 빠진 제프리, 어린 베티의 모험과 그에 따르는 시행착오, 그리고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사랑이 만들어내는 극적인 반전 등이 탄탄하고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구성된 성장 소설의 현대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기에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갈등과 시행착오, 그에 따른 좌절 등을 빠짐없이 담아내려는 작가의 욕심 때문에 자못 산만해지기 쉬운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현실감과 섬세한 심리묘사, 관계와 관계의 변주 속에서 파생되는 인과의 적합성으로 인해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어쩌면 짧다고 할 수 있는 한 여자의 삶을 네가티브 필름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의 특징이 자못 흥미롭다. 한 남자를 사랑했고 네 딸들을 두었던, 그러나 시험에 들었던, 너의 사랑이 너의 목숨보다 중요하느냐는 이 고전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했던 한 여성의 삶을, 그가 남긴 흔적들로 또는 빈 공간으로 복원해내는 작가의 치밀한 감수성이 돋보인다. 다 읽고 난 다음 책을 던져버리고 나서야 안구를 살짝 적시게 하는 이 신파의 절제가, 그리고 읽는 동안 소리 내서 웃지는 않아도 되는 드라이한 문체가,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진부한 명제들을 생략하거나 스쳐 지나치는 스피드감이, 독자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고전적인 주제를 다룬 이 책이 상투성에 빠지지 않고 독자와의 공명을 획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도 시대정신에 길항하는 청소년의 전형을 창안해낸 작가의 역량에 기인하였으리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