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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짧은 다리로 낑, 안전 지대를 올라서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차가 올 때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묻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차장은 퉁명스럽게 대답합니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차장이 말했습니다.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 가만히 섰거라, 응?" 아가는 그때부터 한 자리에 붙박이 처럼 서서, 엄마를 기다립니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아가는 꼼짝 하지 않습니다. 전차가 와도 묻지 않고, 코가 새빨개져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하늘에 잔뜩 눈발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전신주와 지붕위로 하얀 눈이 쌓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오지 않습니다. 아가는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아기를 등에 업은 소녀, 봇짐을 잔뜩 등에 진 아저씨, 책보퉁이를 끼고 어디론가 내달리는 까까머리 중학생 등 1930년대 거리의 풍경이 흑백사진 속 풍경처럼 아름답습니다. 아가는 끝내 엄마를 만나지 못한 것일까요? 하얀 눈으로 뒤덮인 마지막 장면을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