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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심이를 울렸다고?"장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불쌍한 아이인데, 잘해 주지 않고······."장이는 최 서쾌의 뒤를 따라 도리원을 나왔다.최 서쾌의 물음에 장이는 낙심이를 울린 이유를 이야기했다."아버지 손에 끌려 어린 나이에 기생집에 팔려 온 아이한테 「심청전』 이야기를 해 주었어?"최 서쾌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장이를 바라보았다."사람을 사귀는 것도 그렇고, 장사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해."그제야 장이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깨달았다."남동생 백일 상 차려 준다고 늙어 빠진 노새 한 마리 값도 안 되는 돈에 기생집에 팔려 온 아이다. 날 때부터 아들이 아니라고 온갖 눈치 다 보고 자란 아이야. 오죽하면 이름을 낙심이라고 지었을까? 쯧쯧, 누이동생처럼 잘 보살펴 주어라.“장이는 땅만 보고 걸었다. 부끄러웠다. 낙심이가 미적의 품에 안겨 엉엉 울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