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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얼이 담긴 이름난 이야기 '홍길동'이 '빼어난 그림책'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홍길동전'은 우리 겨레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난 이야기입니다. 원전을 쓴 허균은 '홍길동전'을 통해서, 양반의 서자로 태어나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억울함을 설득력 있게 그리면서, 조선 사회의 모순과 제도의 부당함을 고발합니다. 더불어 민중이 역사의 주체로 자신을 당당히 세우면서 근대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 내고 있습니다. 홍길동이 이루고자 하는 "헐벗고 굶주리는 백성들이 활개 펴고 살 수 있는 세상", 그것은 우리 겨레가 오래도록 꿈꾸어 온 새로운 시대의 풍경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모순을 깨닫고, 나쁜 양반과 벼슬아치들을 혼내 주고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으러 나선 홍길동의 모습에서 새 시대를 여는 우리 겨레의 곧은 얼과 진취적 기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82년 일본 도쿄에 있는 조선청년사는 〈조선명작그림책〉시리즈 첫 권으로 이 책 『홍길동』을 펴냅니다. 그 즈음 일본에는 60만 명쯤 되는 동포들이 살았습니다. 일본에서 나서 자란 2세와 3세가 재일 동포의 80퍼센트를 웃돌던 무렵입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재일 동포 어린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배워 주고 민족의 얼을 심어 주는 것이 그 어느 때 없이 절실한 일로 나서던 때였습니다. 그런 형편에서 조선청년사가 〈조선명작그림책〉을 꾸리면서, 시리즈를 여는 이야기로 꼽은 것이 바로 '홍길동'입니다. 그리고 스물다섯 해가 지난 지금, 홍영우 그림책 『홍길동』을 보리 출판사가 다시 펴냅니다. 이렇게 훌륭한 우리 고전 '홍길동'이지만, 한반도 남녘에서 제대로 된 단행본 그림책으로 나오기는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제 굳이 전집을 사지 않고도, 우리 겨레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그림책 『홍길동』을 서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긴 이야기의 알맹이를 야무지게 추려 시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문장으로 갈무리한 글과, 큰 꿈을 품고 조선 땅을 누빈 소년 홍길동을 소박하지만 거침없는 조선화 필치로 그려 낸 사랑스러운 그림이 잘 만나서, '겨레의 고전'으로 오래 남을 만한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여섯 살 어린이부터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과 함께 이야기 '홍길동'을 즐기고 싶은 초등 어린이들까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홍길동』입니다. 작가의 역사 의식과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소년 홍길동'을 만들었습니다 홍영우 그림책 『홍길동』은 빼어난 그림만큼이나 글도 무척 훌륭합니다. 긴 원전에서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대목을 가려 뽑은 눈도 훌륭하거니와, 간추리고 풀어 쓴 이야기 속에 담긴 역사 의식과 세계관도 나무랄 데가 하나 없습니다. 긴 이야기를 추리면서 자칫 가빠질 수 있는 호흡을, 시적인 문장으로 가다듬은 것도 이 책이 갖고 있는 큰 장점입니다. 타고난 옛 이야기꾼 서정오 선생님이 우리말을 다듬어, 글을 읽는 재미도 더했습니다. 또 하나 놀랄 만한 사실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홍길동 캐릭터가 이 그림책이 끝나는 순간까지 어린아이, 그러니까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그림책을 본 어린이들은 영웅 '홍길동'이 자기들과 비슷한 또래라는 것에 열광합니다. 그것은 어린이 독자들이 이 이야기에 몰입하고, 이야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토대가 됩니다. 작가가 지금까지 나온 홍길동 캐릭터에 대한 모든 해석을 뒤로한 채, '홍길동' 텍스트를 치밀하게 연구하고 어린이 독자들과 더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모색하면서 이루어 낸 성과입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세로쓰기 그림책 그림책 『홍길동』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세로쓰기 그림책입니다. 조선청년사는 스물다섯 해 전 이 책을 처음 펴내면서, 우리 말과 글이 익숙하지 않은 재일 동포 어린이들을 위해 한 권은 일본어로, 또 한 권은 우리말로 출판했습니다. 본디 세로쓰기 질서에 맞추어 그린 그림이어서, (보리에서) 가로쓰기 질서로 바꾸려고 보니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로쓰기에 맞춰 글 자리를 두기 위해 그림을 반전시켰더니, 그림에 담긴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등장 인물들의 옷고름이 뒤집히거나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가 되는 문제도 생겼습니다. 본디 그림의 장점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우리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세로쓰기 방식을 택해 그림책 『홍길동』을 편집했습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허균의 '홍길동전'이 세상에 나올 무렵 선조들이 우리 글을 쓰던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