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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전후비평과 이데올로기
1. 연구사 비판 및 문제제기 2. 연구방법 및 논의의 방향 Ⅱ. 문학비평의 입지 1. 전후의 한국사회와 문학의 좌표설정 2. 전후문단의 제도적 구축과 문단권력의 변화 1) ‘예술원 파동’에 따른 문학단체의 양립 2) 문학 매체의 경합과 전후문단의 재편 3. 전후감각의 대두와 신세대 문인들의 출현 Ⅲ. 문학관과 현실인식 1. 비평의 인식론적 기원 1) 인식론적 아비투스 - 상황극복과 현실초극 의지 2) 역사인식론 - 발전론적(progressive) 세계인식 2. 현실주의적 문학관과 민족적 주체성의 확립 1) 세계전망의 에토스 - 저항정신과 행동주의 2) 민족문학의 이념과 주체 - 민족, 평민, 대중 3. 비평의 기능 - 문학적 전망의 창현(H?과 설정 Ⅳ. 비평적 주체정립 담론의 전개양상 1. 현실주의 시론의 제창과 50년대 시단 비판 1) 현실주의 시론의 이념- 시와 역사적 현실의 공진화 2) 현대시의 순수감각 비판- 현실격리의 진공성 3) 모더니즘의 내재적 비판과 현대시의 전망 2. ‘초극의 니힐리즘’과 현실의 행동성 촉구 3. 계승적 세대의식과 전통론의 방향 제시 1) 계승적 세대의식과 신세대의 문학사적 의무 2) 전통과 현대에 대한 주체적 인식과 전망 설정 4. 현실참여의 문학- 1960년대 비평으로의 이월 Ⅴ. 최일수 문학비평의 비평사적 의의 1. 진보적 민족문학론의 제창과 비평의 정치성 복원 2. 전통과 모더니티에 대한 성찰적 개념 규정 3. 비평의 정론성과 미적 자의식의 불균형 Ⅵ.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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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해할 줄 아는 사람만이 그 본질을 가장 옳게 비판할 줄 알고 또 가치평가를 올바르게 할 줄 안다는 사실은 그 비평적 대상을 부정하거나 긍정하기에 앞서서 이를 본질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비평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며 그 이해력은 어디까지나 대상에 동조하거나 타협하는 형태가 아니라 보다 비평과 작품과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대립해주는 하나의 합칙성을 말하는 것이다. --― p. 139
최일수의 현실주의 시론은 세계사와 한국사에 대한 정밀한 인식을 토대로 현대의 급박한 호흡에 걸맞은 시형식과 언어개혁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이 한국사의 유토피아적 미래, 그러니까 분단현실의 자각과 통일에의 전망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했다. 그러한 희망은 현실의 층위에서 특히 민주주의의 건설이라는 바람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시에 있어서의 사회성과 역사성, 그리고 미학성을 조화하고자 했던 최일수의 이러한 희망은, 당대에는 충족될 수 없었고 60년대의 4.19혁명을 거치면서 출현한 참여시의 창작에 의해 서서히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 pp. 158~159 최일수의 문학론은 간명하게 말하면 ‘현실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학관은 전후의 현실에서 주류가 될 수 없었다. 그것은 최일수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전후사회를 근저로부터 규정했던 극단화된 반공주의와 냉전의식에 기인한다. 그 냉전의식과 반공주의란 상황구속적인 이데올로기였고,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중압을 초극하고 보다 바람직한 미래전망을 추구하는 최일수의 현실주의 문학이념은 유토피아 의식을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최일수의 유토피아 의식은 당대의 상황 속에서 활성화되기 힘들었다. 역사의 객관적 조건이 그것을 불가능케 했고, 따라서 그는 직접적인 현실비판을 하기보다는 가령 프랑스의 앙가주망 문학을 논의하면서, 우회적으로 한국에서의 참여문학을 논의한다거나,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민주주의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함으로써, 당대의 정치적 상황의 억압성을 비판했다. --- p. 308 --- p. 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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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일수인가?
9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현장비평계에서는 진보적 민족문학론의 위기를 둘러싼 논의가 집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도 같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90년대 이후 민족 담론에 대한 논의는 실상 탈근대 담론과 맞물리면서 이른바 ‘거대담론’이라는 언어유희 속으로 급격히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시점에서 50년대와 4.19 세대를 형성하고 있는 비평가들의 논쟁 양상이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비평가 최일수가 있었다. 분단 현실에 처해 있는 민족사와 진보적 민족문학론의 구성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비평가 최일수를 이 자리에 세우는 것은, 그간의 인식들―이를테면 해방 이후 임화에 의해 제창되었던 진보적 민족문학 논의가 한국전쟁 이후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궤멸되다시피 했다는 것, 이 논의가 70년대에 와서야 <창작과비평> 그룹에 의해 본격적으로 돌출?확산되었다는 것―과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그 시대의 담론 전개 양상과 특수성을 파악하고자 함이다. 전후 붕괴감과 최일수의 역사 인식 전쟁 이후 거의 모든 작가와 비평가, 지식인들은 잔해만 남아 버린 자아의 파편들 사이에서 불안의 원인이자 결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던 ‘붕괴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처해 있는 시대를 엘리엇식의 ‘황무지’나 ‘폐허’로 인식함으로써 허무주의나 실존주의 같은 감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일수는 전후의 현실을 폐허와 불안의 시대가 아닌 새로운 건설의 기운으로 가득 찬 전망의 시기로 인식했다.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최일수는 「현대문학과 민족의식」에서 ‘후반기 현대’라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고 이는 ‘민족적인 자주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최일수의 역사관을 발전론적(진보적) 역사관으로 이해하고 과거의 한계를 보다 높은 수준에서 지양한 현재가 바람직한 미래로의 이행을 가져온다는 ‘유토피아 지향성’을 발견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역사 인식이 최일수 문학과 비평을 담론장으로부터 소외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게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후 상황에서 최일수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통한 현대의 건설이었다. 전쟁이 남긴 폐허와 허무 속에서 최일수는 현실주의 시론을 표명하면서도 이상주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렇게 최일수는 분단 현실을 자각하고 민족의 통일을 전망함으로써 자신의 비평에 대한 현실적 근거를 마련했던 것이다. 비평적 주체정립과 실천 최일수는 50년대 중반에 통념화된 논리를 타자화하고 그 시기를 ‘근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현대’로 재규정함으로써 비평적 주체로서 필연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는 <청록파>로 대변되는 전통적 서정시와 ‘미적 혁신’에만 급급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들을 비판하면서도 전통의 비판적 계승과 모더니티의 주체적 수용을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생각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계승해야 할 전통과 수용해야 할 모더니티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가치기준’을 설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고, 여기에 필요한 요소로 ‘저항정신’과 ‘행동성’을 언급한다. 이는 곧 ‘근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현대’에서 추구되어야 할 정신이었다. 또한 최일수는 반공주의 이외의 정치이념 및 진보적 문학론의 탐구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현실 속에서도 앞선 세대에 제출된 바 있는 임화, 김기림 등의 민족문학론을 계승?복원함으로써 60년대 이르러 본격화되는 ‘참여문학론’의 논리와 4.19 세대에 의해 본격화되는 ‘진보적 민족문학론’에 근간이 되는 비평적 실천을 보여주었다. 최일수가 그의 비평적 실천이 이루어지는 전 기간에 걸쳐 보여준 문학에 대한 관점은 문학과 현실이 유기적인 ‘상호의존’을 보여준다는 시각이었다. 현실에 대응하는 문학 비평이 정치성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은 저자에게서도 적절한 동의를 얻어내고 있다. 저자는 ‘진보적 민족문학론의 제창과 비평의 정치성 복원’, ‘전통과 모더니티에 대한 성찰적 개념규정’ 등을 최일수 문학비평이 갖는 비평사적 의의로 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재하는 현실’과 ‘완성형의 미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결과적으로 당대 현실의 질서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포착해내기도 한다. 근대의 종언과 현대, 그리고 지금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은 전후 세대들에게 ‘근대의 종언’이란 의미로 다가왔다. 최일수 역시 이러한 인식틀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으나 ‘종언’의 의미를 ‘현대’의 출발점이라 보고 진보적 민족문학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저자는 전후 사회와 문화, 그리고 문단의 얽히고설킨 지형을 면밀히 고찰함으로써 지금껏 연구자들에 의해 소홀하게 평가받았던 최일수 문학비평의 고유성을 발견해 낸다. 최일수가 보여주었던 비평적 자의식과 현실주의는 문학사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문단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몇몇 논의들에 대해서도 얼마간의 실마리를 제시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