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CD 1
안드레아스 숄
Andreas Scholl의 다른 상품
|
안드레아스 숄 - 베스트 콜렉션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 정식방송이 시작된 유서깊은 런던의 알렉산드라 팰리스에서는 1997년 10월, TV 생중계가 되는 가운데 클래식 음악계의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시상식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키리테 카나와(Kiri Te Kanawa), 머레이 페라이어 (Murray Perahia), 로스트로포비치(Rostropovich), 안젤라 게오르규 (Angela Gheoghiu),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 안토니오 파파노(Antonio Pappano), 폴 메가트니(Paul Mccartney),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많은 스타들과 연주가들이 참석했다. 시상식 공연이 무르익을 즈음, 말쑥한 정장차림에 스타일리쉬한 스포츠 안경을 낀 한 젊은이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그는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Ombra Mai Fu” (그리운 나무 그늘)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관객들의 숨을 멈추게 했던 그 날의 여러 공연들 중 단연 으뜸이었다. 여기 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유명 레이블들은 그와 계약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결국 안드레아스 숄은 데카(Decca)와 정식 계약을 맺게 된다. 안드레아스 숄의 카운터테너 목소리는 전세계 팬들의 시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유난히 편안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목소리는 1950년대 영국 성악가 알프레드 델러(Alfred Deller)가 여자의 고음과 비슷한 음색을 내기 위해 창안한 팔세또(falsetto) 창법과는 분명하게 구분된다. 그의 목소리는 남성이지만 여성 메조 소프라노의 영역에서 다양한 색감과 음영을 표현하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이번 앨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첫 곡 “Ombra Mai Fu”는 헨델의 라르고(Largo)로 알려져 있다. 이곡은 알렉산드라 팰리스의 그라모폰 시상식 뿐만 아니라 8년 후 영국 로얄 앨버트 홀에서 벌어진 BBC 클래식 음악 축제의 마지막 날 공연에서 카운터테너로는 처음으로 초대되어 불렀던 곡이다.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Serse)'중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의 고마움을 칭송하는 노래인 “Ombra Mai Fu”는 안드레아스 숄의 잔잔하고 순수하면서 아름다운 목소리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노래로 이후 팬들이 그를 떠올리는 대표곡이 되었다. 다양한 음역을 넘나들면서도 어색함이 전혀 없고 훌륭한 호흡과 기교로 각 구절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곡의 해석과 감성의 표현 면에서도 매우 뛰어난 곡이다. 바로크 시대에 여성이 종교적인 장소나 오페라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금지되는 역사적인 이유로 남성이 여성의 목소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17-18세기에는 변성기 전의 소년을 거세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소프라노나 알토의 음역을 노래할 수 있는 카스트라토(castrato)가 여성의 목소리를 대신하여 인기를 끌었다. 19세기에 들어서는 이와 같은 비인간적인 행위를 금지시키면서 카스트라토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당시에 제작된 많은 곡들은 현대의 카운터테너들의 훌륭한 레퍼토리가 되었다. 안드레아스 숄 역시 이러한 곡을 통해서 멋진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2005년 앨범에 담겨있는 헨델의 Arias for Senesino’라는 곡은 1700년대 이탈리아의 유명한 알토 카스트라토인 프란세스코 베르나르디(Francesco Bernardi)를 위해 작곡된 노래였다. 시에나 출신으로 세네시노(Senesino)라는 카스트라토 예명을 가졌던 그는 최고의 가수로서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알비노니, 포포라, 로티등 당시 수많은 작곡자들 뿐만 아니라 거장 헨델까지도 그를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 세네시노(Senesino)의 목소리에 빠져버린 헨델은 그를 위해 여러 곡의 걸작을 작곡한다. 이탈리아 로마 시대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 “줄리어스 시저”에서 주요 배역을 고민하던 헨델은 여성이 아닌 남성 카스트라토에게 그 배역들을 맡기면서 멋진 오페라를 만들어 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상반된 느낌의 두 곡은 헨델의 불후의 역작인 “줄리어스 시저”의 아리아 곡들이다. 먼저 “Aure, deh, per pieta spirate”는 깨어진 사랑을 노래하는 가슴 아픔 사랑의 노래이며, “Al lampo dell’armi”는 전투를 준비하는 장쾌한 노래이다. 이 두 곡은 안드레아스 숄의 감성적인 표현력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곡들이다. 안드레아스 숄이 줄리어스 시저의 멋진 오페라 곡들을 부르긴 했지만 다른 카운터테너 가수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무대에서 오페라 곡을 불렀을 뿐 오페라 무대 경력은 거의 없는 편이다. 오페라 경력이 거의 없던 그였지만 글라인드본 오페라하우스 (Glyndebourne operahouse)의 제안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는 헨델의 오페라 로델린다(Rodelinda)에서 베르타리도(Bertarido)왕의 역할을 맡아 세 시즌 동안 오페라 공연에 참여했다. 이번 CD에 수록되어 있는 비탄에 잠겨있는 곡 “Dove sei”는 당시의 안드레아스 숄의 오페라 무대를 보면서 기쁨과 환희를 느꼈던 관객들의 느낌과 감격을 다시 한번 전해 주고 있다. 안드레아스 숄은 1967년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인 독일의 라인가우(Rheingau kiedrich)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65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Kiedricher Chorbuben에서 7살부터 음악 공부를 시작하였다. 13살 때는 그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와 함께 모짜르트 마술피리(Die Zauberflote) 공연에 참여했으며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진행된 2만여 명의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솔로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안드레아스 숄은 그의 고향에서 촬영된 영화 움레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 단역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한편 그가 카운터테너에 관심을 갖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이 시대 최고의 카운터 테너로 인정받는 르네 야콥스(Rene Jacobs)였다. 숄은 20살 되던 해 그는 스위스 바젤의 스콜라 칸토룸(the Schola Cantorum Basiliensis)에서 2년간 야콥스의 지도를 받으며 카운터테너에 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첫번째 교수였던 리차드 레빗(Richard Revitt)의 뒤를 이어 바젤 스콜라 칸토룸(the Schola Cantorum Basiliensis)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숄은 자신의 음악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음악가들로 바로크 바이얼리니스트 반치니 (Banchini)와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Emma Kirkby), 에블린 튜브(Evelyn tubb)와 루트 연주가 앤써니 룰리(Anthony Rooley) 등을 꼽는다. 특히 앤써니 룰리(Anthony Rooley)의 음악적 전문성 덕분에 숄은 다우랜드 (Dowland)와 카치니(Caccini)등이 참여한 자신의 앨범 “A Musicall Banquet”에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적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이 앨범 “A Musicall Banquet”은 안드레아스 숄의 음악 인생에 예술적 깊이를 더해준 의미있는 앨범이었다. 안드레아스 숄은 18세기 음악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의 음악적 관심은 현대 음악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것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그는 테크노와 일렉트로닉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으며, 올랜도로 알려진 작곡가 롤랜드 쿤즈(Roland Kunz)와 함께 영시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인상적인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03년 자르부르켄(Saarbrucken)에서 펼쳐진 공연에서 쿤즈와 숄은 자신들의 직접 만든 자작곡들과 함께 전통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데카 에서 출시한 Wayfaring Stranger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려주었다. 어떤 장소, 어떤 장르,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던 안드레아스 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세계적인 카운터테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James Jolly 제임스 졸리 (그라모폰 편집장) 번역 : 안철민 / 음악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