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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글 : 리타 헤이조그/캐시 스미스
리타 헤이조그 Rita Herzog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오랫동안 교육자로 활동했으며, 『비폭력대화』의 저자인 마셜 B. 로젠버그 박사와 함께 30여 년 동안 비폭력대화의 이론 정립과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지금은 미국 비폭력대화센터(CNVC)에서 지도자 인증에 관한 교육과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캐시 스미스 Kathy Smith Peggy
미국 비폭력대화센터에서 리타 헤이조그와 함께 비폭력대화의 소개와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 캐서린 한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에서 싱어(Singer) 출판사를 운영한 바 있다. 로젠버그 박사의 『비폭력대화』를 번역하여 한국 사회에 비폭력대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하였다. 현재 한국비폭력대화센터를 설립ㆍ운영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여러 사회ㆍ종교단체 등에서 비폭력대화를 강의하고 있다. CNVC 위원, 인증지도자.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0월 1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324g | 200*255*15mm
ISBN13
9788991428041

책 속으로

시청에 도착한 시장은 잠시 멈춰 서서 문에 붙어 있는 규칙들을 언제나처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자칼 마을에서 지켜야 할 53개의 규칙이 그것을 어기면 받아야 할 53개의 벌칙과 나란히 붙어 있었다. 모두 시장이 직접 깔끔하게 써서 붙여놓은 것이었다. 규칙 제1조 싸우지 않기(일주일 동안 일찍 자기)로 시작해서 제53조 아기 꼬집지 않기(3일 동안 텔레비전 못 보기)까지였다.
아기 꼬집기 규칙은 지난주에 나온 것인데, 제1조인 싸우지 않기 규칙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아기들은 맞서 싸울 수 없기 때문에 따로 만들기로 했다. 시장은 문에 빈 곳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너무 많은 규칙을 더 만들지 않게 되기를 바랐다.

소년 시장에서 그날 아침 전화가 세 번 왔다. 첫 번째 전화는 헤스터 자칼에게서 온 것이었다. 그녀는 불량배 주니어 자칼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어린 자칼들을 공포 속에 떨게 만들고 있는데도 시장이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며 몹시 화를 냈다. 두 번째 전화는 주니어 자칼이었다. “꼬리 밟기에 대한 벌칙은 뭐죠?” 하고 물었다. “문에 붙어 있는 깨알 같은 글씨를 읽을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시장은 벌칙을 말해 주었다. “그래요? 그럼 나가서 꼬리를 더 밟아야겠네. 나야 어차피 생일파티엔 갈 일도 없을 테니까.”

시장은 더 이상 주니어 자칼과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전화를 끊었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나는 형편없고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시장이야. 다시는 시장에 선출되지도 못할 거야. 세 번째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기린이었다.

“시장님, 어떻게 지내세요?” 따뜻하고 친근한 목소리가 느릿느릿 들려왔다. “목이 긴 나 같은 기린도 잘 수 있을 만큼 긴 침대 있어요? 우리 자칼 친구들이랑 또 그들의 현명하고 훌륭한 지도자랑 한 며칠 같이 지내고 싶은데요.”
“아, 기린이군요. 나는 하나도 현명하지도 훌륭하지도 않아요.” 시장은 쓸쓸하게 말했다. “이렇게까지 좋지 않았던 때가 없었어요. 하여간 오신다니 정말 반가워요.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이런 우리 시장님이 진짜 낙심한 것 같네요. 지금 이야기를 할까요, 아니면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시겠어요?”
“기다릴게요. 그런데 정말 도움이 필요해요. 이 자칼들은 도무지…….”
“자칼들이 너무 힘들지요. 시장님, 나도 알고 있어요. 번개처럼 달려갈게요. 그냥 사무실 문을 닫고 집에 가서 머리에 혹이 달린 옛 친구를 기다리세요.”


“그러니 기린,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죠? 다들 나한테 화가 나 있어요. 조 자칼, 헤스터 자칼, 주니어 자칼, 그리고 모든 어린 자칼들 전부가요. 내가 왜 이 마을의 시장이 되기를 원했는지 모르겠어요. 이 자칼들은 내가 무엇을 하던 항상 싸우기만 해요. 그냥 문에 붙여놓은 규칙들을 모조리 떼어버리고 서로 다 잡아먹게 놔둬야 할까 봐요!”
“시장님이 정말로 화가 나는 건 지금까지 시장 노릇을 잘 해왔는지 알아주기를 원하기 때문인 거 같은데요” 하고 기린이 말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일했으니 자칼들에게 인정도 받고 싶고. 그래서 화가 나는 거죠?” 시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규칙을 만들어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좌절감도 느끼고?”
시장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는데,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래서 정말 슬퍼요” 하고 말했다.
“그러니까 슬프기도 하고.” 기린도 공감했다.
“정말 좋은 시장이 되고 싶었고, 또 다들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했는데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요?”
“화가 나거나 좌절감보다는 정말 슬퍼요.” 시장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잘 알고 있어요.” 기린이 말했다.


자칼들이 시끄럽게 목청을 뽑으며 외쳐 대고 있었다. “시장을 바꾸자!” 모두들 한소리로 외쳤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고함을 치면서 시장의 집까지 와서 꽝꽝 하고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시장 나와!” 시장은 그 목소리들 속에 조 자칼의 목소리도 끼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긴박한 요구 사항이 있다.” 헤스터 자칼의 날카로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기린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거 참, 저기 다 몰려왔네” 하고 말했다.
“나가서 만날 준비는 다 됐나요?” 시장은 눈물을 닦고 코도 풀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까 지금 하는 게 좋겠지요. 기린한테 속 시원히 털어놓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훨씬 좋아졌어요. 그런데 나가서 무슨 말을 하지요?”
“자요. 이거.” 기린은 목에 걸고 있던 안경을 벗어 시장에게 씌어주었다.
“이걸 써봐요. 그러면 알게 될 거예요.”

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조 자칼은 문 앞에 있던 자칼들을 난폭하게 밀쳐내면서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기린하고 같이 있잖아!” 하며 아유하듯이 말했다.

“비켜 봐. 자리 좀 만들어!”
자칼들은 서로 밀치고 넘어뜨리면서 시장과 기린을 둥글게 에워쌌다.
“내가 먼저 왔단 말이야.” “아니야 내가 먼저 왔어.” 그리고 “안 보여” 하는 시끄러운 소리들 때문에 시장은 목청을 한껏 높여서 말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까요?” 시장은 크게 소리치면서 안경을 썼다. 그 순간 시장은 자신이 본 것에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래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태연하게 안경을 벗어 티셔츠에 닦고는 다시 안경은 쓰고 눈을 한껏 껌벅거렸다.

내가 상상하는 걸까? 그럴 리가 없는데……. 진짜 요술안경이었던 것이다. 안경을 쓰고 보면 소리를 질러 대는 자칼들의 속마음이 모두 들여다보였다. 보통 엑스레이처럼 뼈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생각과 느낌들이 속속들이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겉으로 가장 화를 내고 으르렁거리던 자칼이 속으로는 가장 겁에 질려 불안해했다. 시장이 기린을 흘깃 쳐다보자 기린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 본문중에서

출판사 리뷰

모두가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들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이 꿈꾸는 세상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년 시장은 언제나 말썽을 일으키는 자칼들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매일처럼 싸우고, 남을 괴롭히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자칼들……. 그 때문에 자칼 마을은 평화롭기는커녕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그래서 소년 시장은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과 그것을 어기면 받아야 할 벌칙을 시청 문에 빼곡하게 적어놓습니다. 싸우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놀리지 않기, 꼬집지 않기, 괴롭히지 않기……. 하지만 그런 규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칼들은 자꾸만 말썽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시청 문에는 더 이상 규칙을 붙여놓을 빈 곳이 없습니다. 자칼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자칼들은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고 말썽만 피우고, 게다가 이제는 규칙을 써넣을 빈 곳도 없으니 소년 시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그때 곤경에 처한 소년 시장을 돕기 위해 오랜 친구인 기린이 찾아옵니다. 그렇지만 이제 자칼들은 마을에서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며 소년 시장을 쫓아내기 위해 몰려옵니다. “시장을 바꾸자!” “우리는 요구사항이 있다!” 소년 시장은 기린에게 애타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기린은 소년 시장이 간절하게 바라는 문제의 해결책을 곧바로 알려주지 않고 단지 자신이 쓰고 있던 안경만 넌지시 건네줍니다. 그런데 이 안경이 요술안경이었을까요? 안경을 쓴 소년 시장의 눈앞에는 정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안경을 빼앗아 쓴 자칼들 역시 자신이 본 것에 너무나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도대체 그 안경으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

함께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이야기
이 책의 배경인 자칼 마을은 동화 속 세상이긴 하지만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 다투고, 자신만을 생각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함부로 다른 이를 비난하는 자칼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잘 하려고 노력해도 자칼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며 낙심하는 소년 시장의 모습 역시 우리들 자화상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소년 시장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과 그것을 어기면 받아야 할 벌칙을 열심히 만들지만 큰 효과가 없습니다. 이는 서로를 생각이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않으면 설사 많은 규칙과 벌칙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소년 시장의 오랜 친구인 기린을 등장시켜 요술안경이라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내보입니다. 작가는 이 동화를 통해 자칼 마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사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그것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독자들이 스스로 깨닫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언어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어린이들
최근 우리 어린이들의 입이 거칠어졌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게다가 욕을 하는 연령도 갈수록 낮아져 심지어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조차 거리낌 없이 욕을 하며, 인터넷 소설이나 메신저, 게임 통해 새로운 욕을 배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어른들이 간섭하면 더 욕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거친 언어가 처음엔 욕인 줄도 모르고 막 쓰다가 나중에 그게 욕이라는 걸 알지만 그때는 이미 습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욕을 쓰지 않으면 왕따가 되기 때문에 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 어린이들이 욕이라는 언어폭력을 습관화한 것은, 그것이 비단 언어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굉장히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의 언어폭력과 공격적 행동 양태는 부모의 양육 태도, 가정 폭력 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이처럼 언어폭력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비폭력대화를 주제로 한 동화가 출간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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