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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사랑 3종 세트>
사랑은 움직이지 않는 것 자전거가 멈췄다 청춘은 아름다워라 ≫ 그는 술을 마시고 술은 그의 삶을 마신다 / 김원(PAPER 발행인) 제2부 <고등학교 3종 세트> 받아쓰기 사건 첫눈 사건 아바와 코마네치 ≫ 술에 대한 예의 / 황경신(PAPER 편집장) 제3부 <대학 3종 세트> 오뎅파와 봉화여인숙 2만 원짜리 인생 잠꾸러기 내 인생! ≫ 낭인(浪人)의 향기 / 마광수(연세대 교수) 제4부 <무전여행 6종 세트> 그때 우리는 모두 종쳤다 빵구와 막달리 소시지와 오르막내리막의 추억 공짜는 있다 아니 공짜는 없다 협재 팬티 사건 슛할 때마다 한잔 ≫ 괴물, 추락하거나 타락하거나 / 김윤태(영화감독) 제5부 <군대 3종 세트> 사형(師兄) 이야기 열흘 동안 굶은 이유 리허설 또는 배우수업 ≫ 낙심천만한 풍경 속으로 / 이충걸(GQ KOREA 편집장) 제6부 <복학의 나날 3종 세트> 도립도서관과 소라광장의 나날 애드벌룬과 환생주(還生酒) 봉원동, 그 달리는 텐트 ≫ 봄날은 간다 / 송현주(주부) 제7부 <내 인생 5종 세트> 춤춘다는 것 아버지와의 대작 노래 대신 틀니를 발사하다 퀴즈 키드의 추억 고향에 대한 중얼거림 ≫ 헤비메탈 산울림 / 윤은정(방송작가) 제8부 <슬픔 3종 세트> 세 편의 죽음 떠도는 섬들을 위해 설명할 수 없는, 설명하고 싶지 않은 그의 이야기이지만, 나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야기…… / 박보림(PAPER 독자) 제9부 <친구 5종 세트> 룸살롱에 갔다 친구를 생각하다 친구를 보내다 뱁새, 황새를 따라다니다 내 마음속 추장 ≫ 좋은 술과 좋은 사람들의 만남이 있는 이야기 / 배재호(대구 서부고 교사) 제10부 <취생(醉生) 4종 세트> 고대 앞 사건 전말기 술버릇 변천사 이곳에 과연 그 백마가 있었을까 노천(露天)에서 ≫ 장승욱을 이해하기 위하여 / 원재길(소설가) 제11부 <몽사(夢死) 5종 세트> 광화문 연가 요람이고 앨범이며 살아가는 이유인 사직(辭職)의 역사 어떤 일주일의 기록 세석잡탕의 추억 |
장승욱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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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년을 술로 보내고 딱 한 달 공부하여 연세대 국문과에 들어간 장승욱은 대학 시절을 또 술로 보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무사히 살아 있을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술을 먹고도 끄떡없는 불가사의한 인물이 장승욱이다. 최초의 술버릇인 '시계 풀어 던지기'로부터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전화질' '예쁜 여자 끝까지 따라잡기' '옆에 앉은 여자와 무조건 뽀뽀하기' '공중전화 부스 유리 깨기' '안주 냄비 뒤집어엎기' '간판 떼어 나르기' '길바닥에서 춤추기' '철길 베고 잠자기'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에 뛰어들기' 마지막으로 '종치기'까지 꼬리를 물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던 그의 파란만장한 술버릇(372쪽, 「술버릇 변천사」)들과 더불어 그는 그동안 술과 관련된 수없이 많은 에피소드를 생산해냈다. 그 에피소드를 소재로 이 책을 썼다.
술통은 술에 한번이라도 취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다. 술에 취해 찌개그릇을 뒤엎거나(367쪽, 「고대 앞 사건 전말기」) 아무데나 방뇨를 해 본 적이 있다면(303쪽, 「설명할 수 없는, 설명하고 싶지 않은」) 더더욱 자신의 이야기다. 마시고, 취하고, 주정하고, 필름이 끊어지고, 다음날 쓰린 속을 부여안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우리는 왜 또 술을 찾을까 어떤 사람에게는 술이 기쁨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술이 수치이기도 하지만, 장승욱에게 술은 '슬픔'이다. 그는 김춘수 시인과 인터뷰를 하면서 하마터면 불경스럽게 "저도 슬픔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술을 마십니다."라고 할 뻔했다.(60쪽, 「아바와 코마네치」) 이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히게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마신 건 술이지만 취하게 한 건 슬픔이다. 그러니 술통을 읽으며 우리도 덩달아 취해버리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그렇게도 탈출하고 싶은 남루하고 누추한 현실의 고백이 이 책에 담겨있으므로. 술통은 에세이이기도 하고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한 인간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학창시절의 추억과 낭만, 친구, 사랑, 일탈을 꿈꾸던 청춘의 모든 기록이 담겨 있다. 40대 중반을 넘긴 장승욱의 청춘 기록에 대해 20대의 장승욱은 아름다운 우리말 연구자이기도 하다. 일찍이 졸업논문 대신 자신이 만든 우리말 사전을 제출했던 사람이다. 그 이후로 그는 우리 토박이말 낱말들을 모아놓은 사전 『한겨레 말모이』와 토박이말을 다룬 4권의 에세이를 출간했다. 술통에서 장승욱이 수집하고 찾아낸 우리말의 풍부한 어휘와 아름다운 문장을 유감없이 만날 수 있다. 장승욱은 수없이 많은 술벗을 거느리고 있다. 그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는 남녀노소,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단골 술집은 우리나라 방방곡곡은 물론 동경, 베이징, 호치민에도 있다.(412쪽, 「요람이고 앨범이며 살아가는 이유인」) 그와 술잔을 나누고 우정을 나누며 취생몽사의 시대를 함께 살아온 술벗들이 장승욱 취생의 역사를 증언한다. 각 장의 끝에 덧붙인 10명의 지인들이 쓴 글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어쩌면 장승욱은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쓰디쓴 인생을 마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술 마시는 일이 그렇게 아프고 슬펐으랴. 마시고 또 마셔도 속이 빈 술통처럼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으랴. 그리하여 세월이 흐른 후 돌아보니 자신의 취생사가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졌으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