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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인도에 간 수녀님, 바티칸에 간 스님
조현
비채 200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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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함께 여행을 시작하며
-머리 모양도 옷 색깔도 제각각이지만, 심장은 하나로 두근두근

1. 하나됨을 준비하기, 싸움을 끝내다 / 인도
강가 강에 울려 퍼진 3인의 웃음소리
이번 삶이 아름다워야 다음 삶도 아름답다
아소카 나무 아래서, 원더풀!
달라이 라마가 사랑한 단 한 사람
식탁 위에서 벌어진 팽팽한 신경전
성불에 남녀가 따로 있는가
살아 있는 아수라장
수녀님 이마에 찍힌 제3의 눈
화계사에 걸린 플래카드, “성탄을 축하합니다”

2. 한 발짝 다가서기, 두 손을 마주잡다 / 영국
간디에게 비폭력을 가르친 작은 교단
“성공회는 성공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세계를 이끄는 힘의 8할은 여성이다
히잡을 쓴 스님, 모스크에 입성하다
테러 현장 속의 꽃 한 송이
살아 있는 천사, 수녀님 만세!

3. 가슴으로 끌어안기, 눈물이 폭우를 이루다 / 이스라엘
겟세마네 동산에서 흘린 스님의 눈물
“우리 함께 골고다 언덕을 넘읍시다”
누가 바비인형에게 쇠못을 쥐게 했는가
사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나의 관세음보살, 나의 성모님

4. 완전히 하나되기, 화해의 포옹을 나누다 / 이탈리아
지금도 그를 위해 기도하나요
땅에는 평화, 사람에겐 자비를
“수녀님이 예수님을 안 믿으면 누가 믿어요?”
틱낫한 스님의 첫사랑
그래도 사람만이 희망이다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최고의 자선

따로 또 같이
-수녀님, 스님, 교무님!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요?

저자 소개 1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1999년부터 영성·치유·깨달음·공동체·대안적 삶에 대한 글을 주로 쓰면서 웰빙과 힐링, 공동체 바람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서로 처녀작인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개정)은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책의 날’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누리꾼들이 뽑은 ‘인문교양도서’ 1위에 선정되었다. 이어 세계 공동체 순례기인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를 기획해 펴냈으며, 인도 여행을 다녀와 《영혼의 순례자》(《인도 오지 기행》으로 개정)를 냈다. 숨은 선사들의 발자취를 발굴한 《은둔》이 ‘불교출판문화상’과 ‘올해의 불서상’을, 오지 암자 기행인 《하늘이 감춘 땅》은 ‘불교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기독교의 숨은 영성가를 발굴한 《울림》은 감신대·서울신학대·장신대·한신대 등 주요 신학대에서 ‘100대 인문교양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역사와 신화의 땅, 그리스를 다녀와서 펴낸 《그리스 인생 학교》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여름 휴가에 읽을 책’으로 선정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선정한 ‘우리 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뽑히기도 했다.
2001년 EBS에서 ‘조현 스페셜’이란 제목으로 일주일간 특별 강연을 한 이래 YMCA영성분과위원회, 정신과의사모임, 종교발전포럼, 서울대학병원, 서울시민청,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등에서 강연을 했다. 영성가·수도자·인문학자 등과 함께 지친 마음을 쉬며 치유할 수 있는 수행·치유 웹진 휴심정(well.hani.co.kr) 운영자이자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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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85쪽 | 454g | 148*210*20mm
ISBN13
9788992036238

책 속으로

“원더풀, 원더풀!”
스님들과 함께 수녀님과 교무님들이 평화롭게 앉아 명상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외국 순례객들이 탄성을 질러댔다. 프랑스 청년들과 아가씨였다. 얼마 전 자기 나라에서 일어난 무슬림들의 대규모 시위로 다종교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경험한 그들에게 다양한 옷을 입은 여러 종교 수도자들이 함께 명상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p. 39-40

“어, 어!”
마치 힌두 신상처럼 미간에 붉은 반점을 선명하게 찍은 마리 코오르 수녀님의 모습에 다른 수녀님들은 놀라서 말문이 막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난 이제 완전히 잘렸어. 잘렸어.”
마리 코오르 수녀님이 우스꽝스럽게 손을 목에 대며 수도원에서 이제 퇴출됐다는 신호를 하자, 스님도 교무님도 수녀님들도 일제히 “와!”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부처님 성지에서 가진 법회 때 고개를 숙이지 못한 수녀님의 모습에 마음이 상했던 스님들, 자신의 식습관을 강요하는 듯한 스님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던 수녀님과 교무님, 그들 사이에 놓인 미묘한 경계선이 ‘툭’하고 끊어지는 웃음이었다. ---p. 94-96

어디선가 삼소회 수도자들의 평화의 기도가 들렸다. 나만이 아니라, 또 너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생명을 누리자’고. ‘모두 살자’고. 기도하는 삼소회를 한 나무가 지켜주고 있었다. 온 생명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2,000년을 서서 기다려온 그 ‘올 리브all live’나무였다. 서로가 원한에 원한을 더해가는 인류의 죄를 짊어지기 위해 기도하던 예수님을 지켜본 올리브 나무가 모두를 살리기 위한 간절한 절규를 다시 내 가슴에 전해왔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p. 170-171

삼소회원들도 욕망의 넓은 문을 두고 가난의 좁은 문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교화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도 한 달에 용금 30만 원으로 살아가지만 늘 깔끔하고 아름다운 삶을 유지하는 교무님들, 한 달에 10-2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면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 수녀님들, 자신은 검약하기 이를 데 없이 살면서도 남에게 베푸는 손은 크기만 한 스님들……. 어떻게든 다른 사람의 몫, 다른 나라의 몫, 자연의 몫을 빼앗아 내 배만 채우려는 세상에 아직 이렇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p. 269

인천공항에서 19일 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헤어지는 순간이었다. 본각 스님이 무엇엔가 끌리듯 베아타 수녀님에게 다가갔다. 베아타 수녀님도 스스럼없이 팔을 벌렸다. 둘은 꼭 껴안았고 귀국 비행 내내 얼굴에 드리웠던 회한의 표정은 발그레한 홍조로 바뀌었다. 서로에 대한 용서와 포옹이 가져온 축복이었다. 이들의 포옹은 순례의 마지막 장면이 되었다.

---p. 271

출판사 리뷰

눈에는 눈물을, 입가에는 웃음을 머금게 하는 감동의 드라마
순례단은 전남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 바라나시의 녹야원, 부다가야의 석가모니 대각지, 델리 찬드니초크,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 런던 이슬람 중앙 성원, 이스라엘 그리스도교 성지와 이슬람 성지, 이탈리아 아시시, 바티칸 교황청 등을 19일 동안 순례하였다. 순례의 여정을 따라가며 수도자들의 끈끈한 연대와 우정, 숨겨진 일상과 유쾌한 대화, 서로 다른 신앙에서 비롯된 아픔을 가감없이 기록한 이 책은 행복과 고통의 땀냄새를 고스란히 전하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여러 종교 성지를 순례하면서 불교나 가톨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성공회와 원불교, 그리고 힌두교, 이슬람교, 퀘이커, 시크교, 자이나교 등의 역사와 전통을 알기 쉽게 소개하여 다양한 종교를 이해하게 해주며, 모든 종교의 출발이 결국 사랑과 평화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세계인들도 놀라고 공감한 수녀님, 스님, 교무님의 아주 특별한 여행
삼소회 세계 성지순례는 세계 종교인들과 외국 순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도 바라나시 녹야원의 아소카나무 아래에서 순례단이 둥글게 둘러앉아 명상하는 모습을 보고 프랑스 청년들은 “원더풀”을 연발했다. 티베트 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영국 이슬람 최고지도자 아흐메드 알 두바얀, 퀘이커 공동체 우드브룩 지도자 제니퍼 학장 등 종교 지도자들도 삼소회의 뜻에 공감하며 순례를 축원했다. 특히 달라이 라마는 종교간 화합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들려주어 순례 기간 내내 유익한 가르침이 되었다.
한 종교인이 다른 종교의 성지를 순례하는 것은 자기 종교에 대한 신념이며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이다. 신념과 존중 이 두 가지만 지켜진다면 종교로 인한 원망이나 다툼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최고의 자선, 사랑은 상대에게 전하는 최고의 선물!”
삼소회원들에게도 상대 종교의 전통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생각처럼,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종교간의 다른 전통과 편견의 벽을 절감했고, 그로 인한 불협화음에 안타까워했다. 식탁에 올라온 젓갈과 육식에 대해 “부처님 성지를 순례하러 오면서 꼭 그런 음식을 가져와야겠어요?” “기독교인은 고기를 많이 먹는군요.”라는 스님의 말에 교무님과 수녀님은 거부감을 느꼈다. 영국 캔터베리 성당에서 스님들에게 주어진 기도문 내용 때문에 스님들은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상처를 받았다. 한 스님은 부처님 탑 앞에서 수녀님들이 고개를 돌렸을 때 모욕감에 눈물이 났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태로운 순간을 겪기도 했지만 순례단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서로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종교의 벽을 허물어 나갔다. 예루살렘 기독교 성지에서는 예수님의 순명에 수녀님들뿐 아니라 스님과 교무님 들도 북받치는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함께 흐느꼈다. 근하스님은 본각스님에게 “예수님도 부처님처럼 평화를 너무나 애타게 바랐다는 것을 드디어 알았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골고다 언덕을 넘을 때 지정 교무님은 베아타 수녀님에게 “우리 함께 예수님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며 저 언덕을 넘자.”고 위로했다. 바티칸 교황청에서 한국 가톨릭에서 고대하던 두 번째 추기경이 발표되었을 때 환호하는 수녀님들에게 스님들은 두손 모아 축하를 보냈다.
여성 종교인들이 서로에 대한 애틋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삼인이 웃는다’는 그 이름처럼 삼소회는 갈등과 아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천진한 동심으로 돌아가 수도자가 되기 전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금도 부처님보다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당연히 가야지”라고 말하는 스님, 사랑이 이뤄진다는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던지며 활짝 웃는 교무님, 프란치스코 성당 화단에 피어 있는 작은 들꽃으로 서로에게 꽃반지를 만들어주며 미소 짓는 수도자들의 모습은 티없는 소녀들 같았다.
오해와 편견으로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몰랐던 상대 종교를 배워 나가며 유쾌한 웃음으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 순례단은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최고의 자선, 사랑은 상대에게 전하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

이 시대 여성 종교인의 역할, 평화를 지향하는 여성의 영성에 주목하다
아직까지 종교라는 시스템이 남성 우월적인 경향이 짙지만 세계적으로도 여성 종교인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고, 한국 종교를 유지하는 힘 역시 여성들에게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천도교는 출발부터 여성해방을 내걸었고, 원불교는 최고 의결기구를 남녀 동수로 정하고 여성 교무에게 남성과 똑같은 권한과 의무를 주었다. 불교에서는 비구니 수행 도량이 어엿한 틀을 잡아가고 있으며, 사회복지 시설이나 포교당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비구니 스님이 크게 늘고 있다. 소외된 이들의 어머니이자 친구가 되어 헌신하는 수녀님들은 한국 가톨릭의 진정한 힘이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교회나 법당에 가보면 여성들이 70-80퍼센트를 차지한다. 한국 종교들이 새 시대 여성의 영성에 주목하는 것도 자비와 포용, 관용과 조화를 지닌 여성성이 세상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 내다보기 때문이다.
삼소회의 순례 역시 폭력과 대립으로 일그러진 세상에 여성의 영성으로 평화를 회복하고 독선과 아집과 편견을 넘어 일체 생명을 자비와 사랑과 은혜로 감싸안으려는 또 하나의 적극적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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