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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그녀, 열대야 속으로 걸어가다
#. 그와 그녀, 같은 공간 안에 서다 #. 그녀, 그의 시야에 걸리다 #. 그, 그녀와의 시간을 만들다 #. 그, 안달 나다 #. 그, 사고치자 그녀, 까무러치다 #. 그, 그녀를 안고 날다 #. 그녀, 대형 그물에 포획되다 #. 그, 그녀의 잠자리에 기어들다 #. 그, 프러포즈로 제 무덤을 파다 #. 그, 통곡하다 #. 그, 편의점에서 가그린을 사다 #. 그, 그녀의 집 화장실로 달려가다 #. 그와 그녀의 생일. 그리고…… 고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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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 중에서]
“너, 그때 그 관음증 환자 맞지?” “관음증 환자?” 수하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녀의 눈에 방금 얼토당토않은 폭탄을 터트려 놓고 그 여파를 즐기는 듯 입 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고 있는 키 큰 남자 아이가 보였다. “뭔가 착각을 하나본데 나 그런 취미 키운 적 없거든요?” 무미건조한, 친구 도진의 언제나 안정되어 있어 차가운 느낌이 드는 목소리와는 또 다른 냉정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라고 순간 하윤은 생각했다. 낯선 사람한테 관음증 환자라는 어처구니없는 비방을 들은 사람의 흔들림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이 하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녀가 자신을 생전 처음 보듯 하는 것이 맘에 안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누구인지 알아본 자신이 맘에 들지 않았다. “쌩까냐? 너 일주일 전에 상암동 CGV 안 갔어? 어디서 시치미 떼고 난리야? 거기서 키스하는 거 훔쳐봤잖아?” 기억을 더듬는 듯 수하의 이마가 살짝 찡그려졌다. “아…… 그 욕쟁이?” “씨팔, 이제 기억나냐?” “기억은 나는데, 훔쳐본 건 아니거든요? 그쪽에서 보란 듯이 키스했던 거 아니에요? 난 비켜준 기억밖에 없는데요?” “관람료도 안 내고 볼 거 다 보고 갔잖아? 그리고 내가 언제 보란 듯이 키스했어? 그 미친년이 달려들었지.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될 거 아냐!” “키스를 했건 당했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관람료를 내야 하는지도 몰랐네요. 억울하면 지금이라도 드릴까요?” 당장이라도 돈을 꺼내 줄 것 같은 오라를 팍팍 풍기며 수하의 시선이 하윤을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그냥 쳐다볼 때와는 다른 꼼꼼한 시선이었다. 여자들에게 많은 시선을 받아 본 하윤이었지만 그녀의 시선에는 얼굴이 발개지는 기분이 들었다. “씨,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왜 기분 더럽게 쳐다보는데? 한판 하자는 거야?” “그쪽 별로 돈 주고 볼 만한 이미지 아니거든요? 다음부터는 정사 장면 공개하기 전에 주위를 좀 살펴보실래요? 운 나쁘게 또 지나가다 목격하게 되면 생돈 나가잖아요. 나 눈먼 돈 쌓아 놓고 사는 애 아니에요.” “야! 너, 말 다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