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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패션의 얼굴: 바디 테크닉
2장 이국적 취향의 패션 테크닉 3장 여성의 패션: 여성성을 강조하기 위한 테크닉 4장 패션 모델: 여성의 신체와 여성성의 표상 5장 소프트 포커스: 패션 사진의 테크닉 6장 노출의 정도: 란제리에서 수영복까지 7장 화장의 속성: 화장술과 향수 8장 남성의 패션: 편안하고 멋있게 옷입기 9장 결론: 입을 만한 옷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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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수영복과 대조적으로, 여성 수영복의 역사에는 패션과 논쟁의 최전방에 섹스가 있다. 중세시대부터 여성들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수영, 심지어 목욕도 못하도록 했다. 의학적 목적 (치료요법이나 온천욕)으로 여성들이 목욕할 기회가 늘어난 것은 17세기가 되어서였다. 목욕하는 여성들에 대한 제한 사항들 때문에, 이것도 언제나 환영받는 쪽은 아니었다. 여성들은 그들의 몸매를 가려서 정숙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발목까지 오는 길이의 헐렁한 슈미즈나 쉬프트(슈미즈와 유사한 대용물, 그리고 캡)를 착용해야 했다. 여성들이 물에서 나올 때는 엉망이 된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시중드는 사람이 가운으로 감쌌다. 목욕탕에서의 목욕에 대한 1687년의 기록은 가장 오래된 여자 수영복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다.
귀부인들은 얇은 노란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목욕탕에 들어간다. 이 옷은 뻣뻣하며, 성직자의 가운처럼 통이 넓은 소매가 있어, 물이 옷 속에 차면 옷이 부풀어 여성의 모습을 감취준다. 그 옷감은 품질이 나쁜 옷감처럼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목욕탕에서 나올 때는 계단을 통해 물 속에서 조금씩 위로 올라가게 된다. 계단을 몇 개 더 올라가면서 캔버스를 차츰 물로 떨어뜨리는데, 여성 안내자들이 옷을 벗기면 그 동안 하녀들은 큰 소매가 달린 나이트가운처럼 만들어진 플란넬 옷을 머리부터 씌운다. 그리고 당신이 계단을 다 올라가면 안내자들은 그 옷자락을 밑으로 잡아당긴다. --- p.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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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옷을 통해 몸을 입는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주제이다. 즉 패션이란 신체나 인물의 본성을 위장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옷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능동적 과정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자기형성 테크닉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패션사의 이면뿐 아니라 비서구권의 패션과 젠더 및 섹슈얼리티까지 옷과 몸과 정신과 개인과 문화에 관한 모든 것을 하나 하나 파헤친다. 이 책은 왜 패션이 그토록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한 다각적 접근을 통해 희미하던 패션의 얼굴을 조금씩 드러낸다. 이 책에는 우리가 패션을 생각하며 연상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옷, 화장품, 향수, 패션모델, 패션잡지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패션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여성의상에서 나아가 남성의 옷입는 방식, 남성이 옷 이외의 것으로 남자임을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패션과 문화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다양한 상식과 지식을 선사할 것이다. 패션은 무척이나 흔하고 대중적이며 통속적이기까지 한 주제이지만, 우리의 몸을 감싸고 우리의 감정과 사상과 사회와 문화를 상징한다는 측면에서 세상의 종말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패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 누구도 패션을 벗어나서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 '패션의 얼굴'은 바로 패션이란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해 방대한 문헌 자료를 인용하며 다각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파헤침으로써 안개 속인 듯 희미해 보이던 패션의 얼굴을 조금씩 조금씩 드러내 놓는다. 일반적으로 패션의 역사에서 다루는 패션은 서구의, 그것도 오뜨꾸띄르나 유명 디자이너 패션을 중심으로 한 하이패션이지만, 실상 패션 시스템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전세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복이다. 그런 의미에서 '패션의 얼굴'은 하이패션을 중심으로 패션을 다루던 인습을 떨치고 비서구권의 복식과 서구의 일상복을 패션 논의의 중심으로 끌어오고자 한다. 이것이 곧 '패션 민주주의'로 표현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몸을 '외부화' '사회화' 시키는 것이 패션의 한 가지 기능이므로, '패션의 얼굴'에서는 신체를 조형하고 개인이 속한 사회관습에 개인을 적응시키는 기제로서 패션을 고찰한다. 이것이 패션을 줄곧 '바디 테크닉'으로 표현하는 이유이다. 또 바디 테크닉으로서의 패션을 다루는 한편 '몸만들기'와 관련된 다른 영역인 다이어트와 바디빌딩의 개인적, 문화적 이유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본다. 이러한 몸에 대한 관심은 패션과 몸의 끊임없는 숨바꼭질인 '노출과 은폐'의 역학 관계를 놓치지 않는데, 은폐로부터 노출에 이르는 다양한 해프닝들을 소개하며 나체, 속옷 차림, 수영복 차림 등 노출 상태에서의 섹슈얼리티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패션과 섹슈얼리티의 연관성, 즉 '패션으로 성적 매력을 부여하기'에 대한 패션 논의는 향수, 화장품, 패션모델, 패션사진에까지 확장되며, 일반적으로 패션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여성 의상에서 나아가 남자들의 의상과 남자들이 옷 입는 방식, 남자들이 옷 이외의 것으로 남자임을 드러내는 방식에 관한 흥미로운 읽을거리들을 제공한다. 보다 전문적인 이론의 영역에서도 패션전파이론과 문화접변과정, 기호와 상징, 젠더와 페미니즘, 자본주의의 확장과 소비자주의(컨슈머리즘)의 형성에 관한 시각들을 제시하며 예증한다. 이 책 '패션의 얼굴'은 패션과 문화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다양한 상식과 지식을 제공하며, 관심과 사유의 폭이 확장되어 가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