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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나기
2. 왕모래 3. 盲啞院에서 4. 鶴 (학) 5. 청산가리 6. 참외 7. 부끄러움 8. 몰이꾼 9. 매 10. 여인들 11. 사나이 12. 두메 13. 筆墨장수 14. 寡婦 (과부) |
HWANG,SUN-WON,黃順元
황순원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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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성삼이와 덕재가 아직 열두어 살쯤 났을 때 일이었다. 어른들 몰래 둘이서 올가미를 놓아 여기 학 한 마리를 잡은 일이 있었다. 어른들 몰래 둘이서 올가미를 놓아 여기 학 한 마리를 잡은 일이 있었다. 단정 학이었다. 새끼로 날개까지 얽어매 놓고는 매일같이 둘이서 나와 학의 목을 쓸어안는다, 등에 올라탄다, 야단을 했다. 그러한 어느 날이었다. 동네 어른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서울서 누가 학을 쏘러 왔다는 것이다. 무슨 표본인가를 만들기 위해서 총독부의 허가까지 맡아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그 길로 둘이는 벌로 내달렸다. 이제는 어른들한테 들켜 꾸지람 듣는 것 같은 건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자기네의 학이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뿐이었다.
--- 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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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없이 소녀의 까만 눈에 쓸쓸한 빛이 떠돌았다.
소녀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소년은 혼잣속으로 소녀가 이사를 간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어보았다. 무어 그리 안타까울 것도 서로울 것도 없었다. 그렇것만 소년은 지금 자기가 씹고 있는 대추알의 단맛을 모르고 있었다. 이날밤, 소년은 몰래 덕쇠할아버지네 호두밭으로 갔다. 낮에 봐두었던 나무로 올라갔다. 그리고 봐두었던 가지를 향해 작대기를 내리쳤다. 호두송이 떨어지는 소리가 별나게 크게 들렸다. 가슴이 선뜻했다. 그런 다음순간, 굵은 호두야 많이 떨어져라, 많이 떨어져라, 저도모를 힘에 이끌려 마구 작대기를 내리치는 것이었다. --- p.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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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팔 접경의 이 북쪽 마을은 드높이 개인 가을하늘 아래 한껏 고즈넉 했다. 주인 없는 집 봉당에 흰 박통만이 흰 박통만을 의지하고 굴러 있었다. 어쩌다 만나는 늙은이는 담뱃대부터 뒤로 돌렸다. 아이들은 또 아이들대로 멀찌감치서 미리 길을 비켰다. 모두 겁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동네 전체로는 이번 동란에 깨어진 자국이라곤 별로 없었다. 그러나 어쩐지 자기가 어려서 자란 옛마을은 아닌 성싶었다. 뒷산 밤나무 기슭에서 성삼이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거기 한 나무에 기어올랐다. 귓속 멀리서, 요놈의 자식들이 또 남의 밤나무에 올라가는 구나, 하는 혹부리할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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