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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역사가가 되었나
피에르 노라 엮음 / 이성엽 등역
에코리브르 200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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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이론/비평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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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피에르 노라 ... 이성엽

모리스 아귈롱 | 무대 뒤편에서 ... 배성진
피 에 르 쇼 뉘 | 죽은 여인의 아들 ... 이성엽
조 르 주 뒤 비 | 역사가의 기쁨 ... 이창실
라울 지라르데 | 전쟁의 그림자 ... 이창실
자 크 르 고 프 | 역사의 맛 ... 이성엽, 백영숙
미 셸 페 로 | 시대의 분위기 ... 이창실
르 네 레 몽 | 동시대의 역사 ... 백영숙

결 론 피에르 노라 ... 배성진

저자 소개

저자 : 미셸 페로(Michelle Perrot)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여성사를 개척한 대표적인 여성사가. 파리 7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저자 : 조르주 뒤비(Georges Duby)
다시 설명할 필요 없는 중세사의 세계적인 역사가.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거쳐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을 역임했다.
역자들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부
- 이성엽·배성진·이창실·백영숙
저자 :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
조르주 뒤비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중세사가. 파리 사회과학 고등연구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저자 : 모리스 아귈롱(Maurice Agulhon)
파리 1대학 현대사 교수를 거쳐 학자들의 최고 영예인 콜레주 드 프랑스 현대사 강좌 교수를 역임했다. 현대사 연구에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여 많은 연구업적을 남겼다.
엮은이 : 피에르 노라
파리 사회과학 고등연구원의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역사학을 대중화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 유명한 잡지인 〈Debat〉의 편집인으로 있으며, 올해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저자 : 피에르 쇼뉘(Pierre Chaunu)
프랑스 역사학계와 아날학파 역사가들 가운데 보수파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로 파리 4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100여 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다.
저자 : 르네 레몽(Rene Remond)
프랑스 현대 정치사가들을 가장 대표하는 인물. 파리 10대학 교수를 거쳐 파리 정치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저자 : 라울 지라르데(Raoul Girardet)
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치사가. 파리 정치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74쪽 | 684g | 153*224*30mm
ISBN13
9788995218747

출판사 리뷰

▣ 이 책의 기획 의도

▶ 1970년대 이후 역사의 기본 개념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1930년대가 역사학의 전환에 버금갈 만한 혁명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역사학의 객관성에 대한 문제이다. 역사학의 본질이 객관성과 시간, 그리고 실증성이 그 생명이라면 객관성이라는 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 문제를 담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객관성 유지의 중심에 바로 역사가가 있다는 데 아주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이전에 크로체나 콜링우드 등이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지만 포스트 모던주의자들이 제기한 문제는 그 뿌리를 흔들고 있고, 현대의 거의 모든 역사가들은 이에 동의한다. 바로 객관성의 유지에 대해 전면적인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날학파 학자들을 비롯한 사회사학자들은 역사 대상의 확대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고, 따라서 역사학은 20세기에 엄청난 풍요를 누렸다. 그 역사학 연구 대상의 확대 속에 역사가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역사학자들도 이제 하나의 역사 오브제가 되었다. 그것은 매우 흥미 있는 사실이다. 그것은 앞에서도 말하였듯이 역사가 이제 더 이상 객관적이라는 탈을 던져버렸다는 것이며, 역사가 또한 어떤 사건의 배후에 숨어 있을 필요 없이 자신을 전면에 드러내 놓았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면이 이 책이 노리는 바이다. 역사가는 과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니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무엇이 그로 하여금 역사를 직업으로 삼게 되었으며, 그가 살아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인지, 그것도 하나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은 얼마나 흥미 있는 일이 될 것인가?


▣ 이 책의 내용

역사가의 역사
이 책은 지금까지의 역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책이다. 역사가들의 연구논문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적 시도이다. 역사가들이 그들 자신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자료는 역사가들이 일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에 관해 단 한번만 예외적으로 기록하겠다고 수락한 글이다. 이 책에 수록된 여러 편의 글은 서로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읽힐 수 있다. 어쨌든 편집자의 집요한 요청에 따라 쓴 글들, 그리고 그 글들을 묶어놓은 이 책은 또 하나의 장르, 즉 역사가의 '에고-역사( go-histoire)'라는 장르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역사 인식의 새로운 세대를 위한 전혀 새로운 장르이다.
이 책에 글을 써준 역사가는 전체 역사학을 대표하는 다양한 연구 분야의 사학자들로, 저서를 통해 대중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모리스 아귈롱(Maurice Agulhon)과 피에르 쇼뉘(Pierre Chaunu), 조르주 뒤비(Georges Duby), 라울 지라르데(Raoul Girardet),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 미셸 페로(Michelle Perrot), 그리고 르네 레몽(Ren R mond)이다.
이 글은 소설 형식을 빌어서 쓴 자서전도 아니며, 그렇다고 쓸모 없는 내적 고백도, 추상적인 신앙 고백도, 어줍잖은 정신 분석도 아니다. 이 글에서 역사가들은 다른 연구 대상의 역사를 기록하듯이 자기 자신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들이 다른 연구 대상을 향해 던졌던 종합적이고도 설명적인 냉철한 시선으로 그들 자신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고유한 문체와 방법론으로 자기 개인사를 기록한 것이다. 역사가로서 자신이 만든 역사와 자신을 만든 역사 사이의 관계를 밝힌 글이다.
역사가들의 연구 분야

아귈롱은 전공 분야를 정치사로 시작해서 처음에는 선거의 힘이나 정당 같은 전통적인 역사 분야―최근의 역사이긴 하지만―를 다루었던 반면, 나중에는 상징이나 문화 등의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장시켰고 그 과정에서 역사학에 민족학적인 시각을 도입하여 사회성이라는 개념을 포착해냈다. 쇼뉘는 16, 17세기의 경제 동향을 기술하는 것으로 연구를 시작했으나, 이 브로델적인 문제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결과 사방으로 온통 주변적인 곳들만 보일 뿐 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가 손을 댄 영역만 해도 성장 분석, 전 세계의 통행, 다원화된 미대륙, 역사적인 인구 통계, 종교사,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민감한 태도, 죽음의 역사, 가정의 온정 등, 연계사에서 전체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 넓다. 역사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크로마뇽인에서 달 착륙에 이르는 '역사 전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쇼뉘다.
뒤비는 마콩의 봉건 사회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하여 중세 전반의 경제, 사회사, 미술사, 재현의 역사를 두루 섭렵하면서 로베르 망드루와 함께, 오늘날 역사 문헌 속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어휘인 '정신 상태'라는 단어를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전쟁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던 지라르데는 전쟁사와 민족 정서 분석에 전념하였다. 그러나 몽상가인 그는 이후 아날학파를 거쳐 아리에스, 레비-스트로스, 뒤메질,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현대 프랑스 정치 신화들을 공략하게 된다. 르 고프는 자신의 동료들과 동시대인들 가운데 뤼시앙 페브르와 같은 종합적인 의식을 가장 잘 내면화한 사람이다. 중세 연구를 통해 그는 중세 서양의 인류학이라는 방대한 영역에 도달하게 되었다. 중세를 19세기까지로 본 그는 중세 특유의 불가사의, 꿈, 상상적인 것, 민간적인 것들을 연구하였다.
이 책에 참여한 역사가들 가운데 홍일점인 미셸 페로는 특히 프랑스에서 있었던 감정적인 사회 참여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역사적 주제 두 가지인 노동운동과 여성의 조건이 학문적으로 연구할 만한 지적인 가치가 있음을 밝혔다. 끝으로 르네 레몽은 국제 관계에 대한 연구로 역사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하였는데, 르누벵(Renouvin)처럼 국제 관계를 철저히 외교적이고 군사적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는 네 가지의 '우선적인 중추', 즉 이념, 사상, 종교, 정치를 통해 우리―오늘날 활동하고 있는 역사가들―에게 가장 현대적인 역사의 도래를 앞당겨주었다.

새로운 역사 의식의 형성과 전후 지식인 운동

이 책의 역사가들이 저마다 밝히고 있는 보편적이고 공통된 도약에 독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이들 역사가들이 모두 적을 두었던 대학이라는 기관들을 휩쓸고 지나간 분열의 양상에 독자들이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별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이러한 분열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의식의 형성과 전후 지식인들의 운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분열은 몇 가지 핵심적인 사항들, 즉 박사 학위 논문, 오래 된 소르본에 대한 이해 혹은 염증, 아날학파는 전체적이라고 일컬었고 푸코(Foucault)는 총체적이라고 묘사한 역사적 의식 혹은 무의식, 역사에 대한 남성적 또는 여성적인 지각, 당시로서는 중요한 문제였던 마르크스주의적 문제 의식으로부터의 탈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라는 변증법적인 문제에 대한 의식적인 혹은 무의식적인 태도로 집약된다. 이 점에서 만큼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역사가들이 삶의 우연에 굴하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보이면서 다양한 양상을 띠는 모습은 특히나 눈여겨볼 만한 흥미로운 사실이다.

역사가들의 역사 연구 유형

이 책을 집필한 역사가들이 역사에 접근하는 유형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연구해봄직한 여러 가능성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과거 인간 사회에 대한 연구를 열정적인 정신 활동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역사를 호기심과 사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비평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뒤비가 한 극단에 자리한다면 그 반대쪽 극단에는 지라르데가 있다. 그리고 이 양 극단 사이에는 두 가지 접근 방식으로 조합 가능한 다양한 접근 방식들이 존재한다. 이를 두고 우파의 역사와 좌파의 역사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아날학파형 접근과 악시옹 프랑세즈형 접근이라고 하는 편이 더 타당할 것이다. 전자는 지적이지만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는 역사가로서의 사명, 말하자면 이해 관계를 떠난 순수한 사명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보적인 연구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후자는 유년기, 가정 환경, 초등학교나 중고교 시절에 알게 된 좋은 스승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역사가들의 열정과 노력

이 책의 역사가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만큼이나 자신들이 빠뜨린 부분들, 자신들이 침묵하고 있는 부분들 때문에 이 글들이 가치 있다는 지라르데의 말은 정말 일리가 있다. 이 역사가들의 에세이를 통해서 우리는 중간에 낀 이 세대의 성격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선배 개척자들을 계승한 이 개척자들은 좁은 길을 넓히고 영토를 정복하고 대학이라는 격리된 공간에서 대대적인 탈출 작전을 펼치고 장애물을 폭파하고 장벽을 허물고 사회 조직 전체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고 역사계 사람들을 약속의 땅에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공적, 그도 아니면 적어도 혁혁한 쾌거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방에서 1968년 5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이 세대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들을 준수하면서 사명감과 직업적인 규율에 젖어 있던 대학이라는 틀 안에서만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여기 집결된 역사가들의 에세이들에 기록으로서의 가치와 생동감을 주고 있다. 우리는 모리스 아귈롱이 흘린 땀으로 흠뻑 젖은 드라귀냥 등기소의 고문서들도, 마치 불 속에 몸을 던지는 것처럼 무모하게 세비야의 고문서들 속에 몸을 던지게 했던 쇼뉘의 1947년의 실존적인 선택도 그렇게 쉽게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도처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역사가들의 열정은 죽은자들의 비밀 속에서 무언가를 끌어내기 위해 역사가들이 어떠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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