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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헨드릭 회프겐. 그는 연기에 대한 재능과 열정 하나로 함부르크 예술극장에서 입지를 굳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출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율리에테를 버리고 베를린 극장장의 딸 바바라와 결혼한다. 율리에테는 회프겐의 내면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유일한 여자다. 그는 율리에테 앞에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거짓 없이 드러낸다. 하지만 흑인 댄서에 불과한 그녀가 자신의 앞길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프로이센 총리의 힘을 빌어 그녀를 파리로 보내버린다.
하지만 그는 바바라로도 만족하지 못해 더 큰 야심을 가지고 프로이센 총리의 내연녀인 로테 린덴탈을 유혹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로테의 마음을 사로잡은 회프겐은 프로이센 총리의 눈에 들고, 자신조차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빠른 속도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 불안감을 반(反)나치스 활동 중 체포된 동료 오토를 석방시키는 것으로 해소하고 괴링의 지원을 받아 마침내 프로이센 국립극장장의 자리에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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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판 메피스토, 구스타프 그륀트겐스
소설 <메피스토>가 탄생한 배경에는 작가 클라우스 만과 소설 주인공의 모델이 된 구스타프 그륀트겐스의 묘한 관계가 있다. 클라우스 만과 에리카 만(클라우스 만의 누나), 파멜라 베데킨트(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딸), 구스타프 그륀트겐스는 한때 4인방을 형성하여 클라우스 만의 드라마 「안야와 에스터」에 출연하는 등 연극 활동을 함께 했었다. 그륀트겐스는 클라우스 만의 누나 에리카와 결혼하지만 곧 이혼을 하고 이들 4인방 모임은 깨졌다. 이후 그륀트겐스는 프로이센 국립극장에서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역할을 맡아 명성을 얻었으며, 나치가 정권을 장악한 1934년 베를린 구립극장장으로 임명되고 이후 종전 때까지 프로이센 국립극장 총극장, 프로이센 고문관으로 임명되는 등 출세가도를 달린다. 1947년 그륀트겐스가 감독한 「파우스트」 공연은 성황을 이루고, 함부르크 공연은 텔레비전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그가 사용한 메피스토펠레스 가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오늘날까지도 구스타프 그륀트겐스의 메피스토펠레스 역할을 능가하는 배우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스 만은 소설 「무한한 곳에서의 만남Treffpunkt im Unendlichen」에서 그륀트겐스와의 짧은 우정을 다루기도 했다. 반(反) 나치 전선을 위해 잡지를 발간하기도 했던 클라우스 만에게 나치 하에서 출세가도를 달리며 히틀러의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사진이 신문에 보도되는 구스타프의 행태는 말할 수 없는 치욕이자 혐오스런 대상이었을 것이다. 암스테르담의 케리도 출판사로부터 소설 쓸 것을 제안 받은 클라우스 만은 마침내 구스타프 그륀트겐스의 출세 궤적을 면밀히 조사하여 그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메피스토』는 차갑고 사악한 소설, 증오라는 딱딱한 광채를 갖는 소설이 될 것이다." "교양 있으면서 권력에 야합하는 자, 재능 있는 기회주의자, 이념 없는 천재, 그것은 나에게 아주 흥미로운 문제며 나를 매료시킨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더 실감나게 쓰기 위해 모파상의 <벨 아미Bel-Ami>를 다시 연구하고, 백부 하인리만의 소설을 다시 읽는다. 그리고 마침내 논란과 평판의 회오리를 몰고올 『메피스토』가 출간된다. 1936년 10월 처음으로 출간된 『메피스토』는 《슈피겔》지가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라고 말한 것을 필두로 수많은 칭찬과 비난을 받으며, 1천2백부 판매라는 경이로운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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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심리소설이자 정치소설
소설의 주인공 회프겐은 메피스토 배역을 맡는데,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판 ‘메피스토’는 세속적 야망을 위해 자신의 예술적, 도덕적 양심을 버린 주인공을 상징하고 있다. 독일어로 Hofling이란 말은 간신배를 뜻하는데, ‘회프겐’이란 주인공 이름은 간신배를 뜻하는 Hofling을 떠올리게 한다. 『메피스토』는 오로지 배우로 성공하고 싶은 열정 하나밖에 없는 주인공의 처세와 심리를 예리하고 표현하고 있다. 세속적인 것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예술가를 그 어떤 소설보다 예리하고 풍자적으로 신랄하게 묘사하는 작가는, 권력을 업고 출세하려는 욕망 뒤에서 양심을 가책을 느끼는 주인공의 흔들리는 인간적인 면 또한 놓치지 않는다. 한편 이 작품에는 나치가 들어서자 망명을 하는 예술가와 지식인들의 절망, 독일에 남은 자들의 자기변명, 그리고 나치주의를 선망했지만 나치가 정권을 잡은 뒤에도 변하지 않는 사회에 실망하고 자신들은 나치 정권의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아 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나치의 유태인 탄압,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정부 고관들, 집단수용소에서 고문을 당하는 수감자, 국가의 지시에 따라 이유도 모른 채 축제를 즐기는 국민 등 가장 치욕스러운 독일 역사의 순간순간이 예리하고, 풍자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