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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은 위험하지.
그냥 잠을 자도록 내버려두렴. 질문을 하거나, 그들을 일깨우게 되면, 너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될 거야. --- p.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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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막…… 그러니까,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가 되려는 찰나였으니까. 신에게서 불을 빼앗은 거예요! 내 예술을 통해서, 아니 우리의 예술을 통해서, 인간을 한 명 재창조하려는 거였어요……”
--- p.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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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애비는 학교 선생으로 시시한 삶을 살고 있다. 연애도 학교 일도 잘 안 풀리는데다 유명한 배우였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다. 그는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어렸을 때부터 광적으로 좋아하던 위대한 동화 작가 마셜 프랜스에 대한 전기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마스는 고서점에서 마셜 프랜스의 희귀본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똑같이 마셜 프랜스의 열광적인 팬인 색스니를 알게 되고, 전기를 쓰기 위해 게일런이라는 마을로 함께 떠난다. 게일런은 그가 살면서 작품을 썼던 장소. 마을에서 만난 위대한 작가의 딸 안나는 기대 이상으로 전기 작업에 협조적이다. 집 구경도 시켜 주고 자료도 제공해 준다. 그러나 마음 놓고 지내는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창작의 터전인 시골 마을로만 보였던 동네가 실은 몹시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길을 가던 아이가 차에 치어 죽는 것을 시작으로 기묘한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마을 사람들도 알면 알수록 이상하기만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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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움’을 재탄생시키는 이야기 산파
조너선 캐럴은 뉴욕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작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라도 책을 먼저 읽기를 바란다. 책의 앞날개에도 그의 말을 인용해 두었지만, 캐럴은 독자들이 순수한 작품 자체로 읽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말은 작품이 아닌 다른 이유로 포장되어 과대평가받는 책들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고, 자신의 책에 대한 자긍심이기도 할 것이다. 『웃음의 나라』는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조너선 캐럴의 처녀작이다. 그렇기에, 편집자로서도 독자들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작가의 이런 의지를 존중하여 흔히 책날개에 싣는 작가 약력이나 사진을 싣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이 해설 또한 작가의 의지에 반하는 일이 되겠고, 소개를 하더라도 ‘그는 비엔나에 살고 있다’ 정도로 약력을 갈무리하여야겠으나, 아쉬운 마음에 먼 곳에서나마 작가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몇 자 옮기기로 하자. 다시, 조너선 새뮤얼 캐럴은 1949년 1월 26일에 뉴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시드니 캐럴은 시나리오 작가(가장 유명한 작품은 폴 뉴먼 주연의 <허슬러>)였고, 어머니 준 캐럴을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했다. 조너선 캐럴은 한때 영어 교사로 일했는데, 1988년 완전히 전업 작가가 되었다. 『웃음의 나라』는 캐럴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인 아버지의 그늘 속에 자란 토머스 애비는 영어 교사로 재미없는 삶을 살다가 위대한 동화작가 마셜 프랜스의 전기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 사귀기 시작한 색스니와 함께 마셜 프랜스가 살던 마을이자 ‘웃음의 나라’이기도 한 게일런으로 찾아간다. 위대한 작가의 딸을 만난 둘은 흥분과 기대감에 부풀어 마을에 머물며 원고를 써 나가는데……. 그때부터 기묘하고 이상한 일들이 하나둘씩 벌어진다. 캐럴은 평범한 일상 안으로 판타지 요소를 끌어와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한다. 그 ‘세계’는 『반지의 제왕』의 중간계나 『사자와 마녀와 옷장』의 나니아 나라처럼 완전히 새로운 세상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많은 부분 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다른 차원의 요소들을 콜라주시킨다. 현실이면서 현실이 아니고, 허구이면서 허구가 아닌 장소로 무대가 변모한다……. 그런 특징들 때문에 캐럴은 환상문학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그의 작품이 출간된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흔히 말하는 좁은 의미의 ‘장르 판타지’ 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또는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판타지라고 부르지 않듯이, 캐럴의 작품 또한 판타지와 초현실주의적인 요소를 지녔지만 장르를 판타지로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그는 ‘하이퍼-픽션hyper-fiction’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하이퍼’라는 말에는 ‘3차원을 넘어선 그 무엇’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초현실적인 판타지의 요소를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경이감sense of wonder’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어릴 때는 말하는 개나 귀신, 벽장 속 괴물, 보이지 않는 친구 같은 놀랍고 신기한 일들을 아주 쉽게 받아들인다. 어른이 되면 이러한 것들을 잃으면서 ‘현실’이 아닌 것들을 밀어내는데, 캐럴은 그것이 가장 슬픈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며, 한 시인의 말을 빌려 그런 작업을 ‘경이로움의 재탄생’이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의 ‘경이감’을 다시 불러오는 작업이다. 『웃음의 나라』도 그렇다. 소설은, 주인공이 추앙하는 작가의 전기를 쓰기 위해 그의 뒤를 추적하는 미스터리의 성격을 띠며 전개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차원의 벽이 깨진다. 차원의 균열은 곧 신화의 시대로 들어서는 문이 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 순간 ‘놀라움’을 경험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판타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미스터리이면서 판타지이기도 하다. 더불어 러브스토리이면서 호러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느꼈으리라 믿는다. 『웃음의 나라』는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처녀작을 통해 ‘컬트 리더’로 폭넓은 사랑을 받으며 유럽은 물론이거니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독일의 한 잡지에서는 1980년대 최고의 소설 100선 중 네 번째에 올랐고, 폴란드의 공립학교에서는 아예 교육과정의 일부인 도서목록에 포함되어 모든 학생에게 읽히기도 했다. 조너선 캐럴은 ‘이야기’의 이야기꾼이다. 캐럴만큼 순수하게 ‘이야기’의 재미를 일깨우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이제야 소개되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알게 모르게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캐럴을 직접 만들어 독자들 앞에 내놓게 되어 기쁠 따름이다. “캐럴의 이상한 나라에 잘 오셨습니다, 여러분.” ─임지호(책임 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