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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강의를 시작하며
2강 필사적인 글쓰기 3강 붉은 운동장과 스마트폰 4강 글쓰기란 5강 글 잘쓰는 법 6강 필사 잘하는 법 7강 필사적인 한국현대문학사 1910~1950 8강 필사적인 한국현대문학사 1950~1990 9강 필사적인 한국현대문학사 1990~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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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잠시 어제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 어떤 장면이 떠오르고 연쇄작용처럼 어제의 일들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당신은 ‘어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사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문득 창밖의 자동차 경적소리를 듣기도 하고, 그것이 어쩌면 허공 속을 떠다니고 있는 음악소리가 아닐까 상상하기도 한다. 밤의 냉기가 사라지지 않은 오늘의 바닥으로 당신은 두려운 발을 내려놓는다. 차갑다.
당신이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 늙은 가게주인은 당신을 반겨준다. 당신은 창밖의 거리가 잘 바라보이는 자리에 가서 앉는다. 그곳은 당신이 늘 앉는 자리다. 당신은 가방 안에서 펜과 수첩을 꺼내 무엇인가를 적으려다가, 불현듯 지금 이 순간이 매우 불쾌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감정인지는 당신 자신도 모른다. 다만 아주 오랫동안 겪어왔던 막막함, 지루함, 조급함, 두려움이 뒤섞인 어떤 감정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다. 당신은 다시 가방 안에 수첩과 펜과 불쾌한 마음을 집어넣는다. 당신은 카페 주인이 가져다 준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거리를 바라본다. 거리는 한산하면서 북적인다. 거리는 차가우면서 따뜻한 입김들로 가득하다. 거리는 무정하면서도 여전히 서로를 끌어안은 채 거리를 걷는 연인들을 허락한다. 당신은 외롭다. 아니, 당신은 외롭지 않다. 점심에는 그와의 약속이 예정되어 있다. 당신은 거리를 걷는다. 문득 당신은 당신의 입 속에서 흘러나오는 한 움큼 정도의 미지근한 입김을 발견한다. 의도하지도, 절제하지도 않은 입김이다. 거리가 당신의 체온보다 차갑거나, 당신이 거리의 체온보다 뜨겁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라고 당신은 단정 짓는다. 당신은 다시 한 번 허공 위로 입김을 후우- 하고 내뱉는다. 식당 앞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를 향해 당신은 걸음을 재촉한다. 당신의 걸음은 검게 물든다. 밤이 오고 있었다. 당신은 그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와 곧장 책상 앞으로 달려갔다. 책상은 당신 앞에 길고 지루한 사막처럼 펼쳐졌다. 당신의 발자국이 사막의 모래 위를 성큼성큼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갈증을 느낀 당신은 손가락을 깨문다. 당신이 풀어놓아야 하는 것, 당신이 끄집어내야 하는 것, 당신이 진심으로 고백해야 하는 것들을 당신은 온 힘을 모아 배설한다. 당신은 글을 쓴다. 그는 여전히 식당 앞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까. 당신을 기다리며 검은 밤이 되고 있을까. 당신이 지켜야 하는 모든 약속들을 당신은 거리에 두고 왔다. 그것들은 거리 위에서 검게 썩어가고 있을 것이다. 이제 당신은 쓰는 것에 더욱 집중한다. 이 순간이 지나면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을 당신은 용기를 내어 하고 있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이 매우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감정인지는 당신 자신도 모른다. 다만 아주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막막함, 지루함, 조급함, 두려움이 뒤섞인 묘한 쾌락 같은 감정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 당신은 이제 절실하다. 당신은 시작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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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책’을 처음으로 만든 저자가
절실하게 들려주는 필사와 글쓰기 특강!! 2015년의 출판 트렌드는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그래서였는지 ‘필사책’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책이 작년 서점가에서는 한동안 유행이었다. 2015년 1월 15일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의 첫 책인 [나의 첫 필사노트]가 발행되면서 ‘필사책’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고, 2016년 현재까지도 그 열풍은 이어져오고 있다.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의 발행인인 저자는 전국의 도서관과 학교를 돌며 여러 차례 ‘필사적인 글쓰기’라는 이름으로 특강을 했다. 강의와 낭독, 필사, 공연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전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였다. 이번 책 [필사적인 글쓰기]는, 저자가 화성의 한 고등학교에서 매주 한 번씩 총 6개월간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묶은 책이지만, 당시 학생들과 함께 필사했던 이광수 ‘무정’, 최인훈 ‘광장’, 김영하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 이성복 ‘어떤 싸움의 기록’, ‘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 등 문학작품을 필사할 수 있는 ‘필사책’이기도 하다. 글쓰기 특강 + 필사 + 낭독콘서트 내 인생 가장 특별한 ‘특강콘서트’의 탄생 저자의 ‘필사적인 글쓰기 특강’은 독특한 콘텐츠다. 강사가 강의를 하고,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는 기존의 강의방식에서 벗어나, 마치 토크쇼나 북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강의와 낭독, 공연, 게임 등이 어우러져있다. 이번 책 [필사적인 글쓰기]에서도 실제 강의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콘텐츠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새로운 장르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저자가 ‘머릿말’ 대신 쓴 ‘들어가는 산문’부터 시작해서 저자가 직접 촬영한 감성적인 사진과 산문, 글쓰기 강의, 시대별 주요 문학작품을 필사할 수 있는 필사공간과 함께, 창작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주로 저작권이 없는 과거 소설작품이나 외국소설, 짧은 시편으로만 출간되어 왔던 기존 ‘필사책’들과는 다르게 현 시대의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비롯하여 한국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인 이광수의 ‘무정’을 필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현대문학사의 주요 작품들을 되돌아볼 수 있고, 이성복의 시 ‘어떤 싸움의 기록’과 ‘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늦은 사랑에 관하여’ 두 작품을 통해 평소 어렵게만 생각되어 오던 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으며, 4.19 이후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소설인 최인훈의 ‘광장’을 필사하며 한국현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을 이해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