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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phine de Vi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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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 안으로 내려갔다. 다리는 풀릴 대로 풀려 있었고, 배는 휑하니 열려 있었다. 통로를 지나던 남자들이 나를 흘끗 쳐다봤다. 한 남자와 질리도록 섹스를 하고 난 뒤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끈다는 것은 묘한 기분이다. 4호선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에탕 카스토르는 아직 용해되지 않은 채로 내 가장 깊숙한 곳에 남아 있었다.’
--- 본문 중에서('에탕 카스토르'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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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모르는 어떤 이유에서 나는 밀랑 미카에프를 유혹한 셈이 되었다. 그가 마음에 들 수도 있지만, 전혀 안 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의식적으로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내 마음에 들 수 있다는 가정은 일단 그럴듯해 보였다. 신발을 벗고, 바지를 내리고, 머리를 묶었던 끈을 풀고, 소파에 앉았다. 나는 ‘대기 모드’도, ‘욕망 모드’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아직 시작 전의 ‘원시 모드’에 있었다. 모든 게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전혀 아닐 것 같기도 한 이 순간을 나는 좋아한다.’
--- 본문 중에서(‘밀랑 미카에프'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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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는 편지도, 문자 메시지도,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어요, 왜 그런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마크는 누구한테도 제 얘기를 안 했어요. 선생님께서 아셔야 할 게 있어요. 사람이 약속을 문자로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거에요. 경우에 따라서는 목소리가 훨씬 깊고 확실한 흔적을 남기고, 날마다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선생님은 아셔야 해요.’
--- 본문 중에서(‘마크 스티븐슨’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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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남자들>은 한 여인의 삶에 있어서 세 가지 단계에 해당하는 세 개의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침울한 것부터 가장 가벼운 것까지 세 가지 사랑의 만남을 다룬다. 주인공인 에마 필은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여자다. 그 동안 그녀는 지나치게 많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았고, 연애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다. 순진하면서 사랑스런 여자다. 자기 자신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그래서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모든 사람들처럼 그녀도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 그녀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사랑과 선택적 친화력, 우연과 우연의 일치를 꿈꾼다.
내가 탐험하고 싶었던 것은 오직 하나의 이미지로 투영된 사랑에 대한 관념이었다. 그것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텔레비전에 투영된 상투적 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로, 에마가 자신의 의지와 거의 관계없이 도달하게 되는 이미지다. 내가 탐구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에 대한 세 가지 방법, 서로 다른 음악, 환상이란 주제로 빚은 세 개의 변주곡, 각기 다른 방법으로 소유하고 있는 남자들의 세 가지 초상, 비현실적인 어떤 환영 같은 것이었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사랑의 이미지까지. 그렇게 고리는 채워졌다.” -<작가의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