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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요 꼬마돼지는 장터로 갔네……
제1장 성스럽거나 부정 타거나―돼지의 역설 제2장 숲 속의 멧돼지 제3장 돼지 요정과 악마 돼지―민담과 미신, 그리고 성자들 제4장 돼지의 계보―‘트로이의 돼지’에서 피그미멧돼지까지 제5장 날아라, 돼지야!―문학과 예술 속의 돼지들 <한국의 창> 한국의 돼지, 황금빛 꿈을 나르는 신의 사자 ―천진기(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동물민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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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아도니스는 사냥 중에 멧돼지에게 받혀 죽었다. 아티스와 오시리스를 죽인 것도 수퇘지였다. 그래서 아도니스와 아티스를 섬기던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 밖에도 여러 신화에 나오는, 수퇘지에게 고환을 찢기는 영웅이나 신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거세의식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중해에 있는 크레타 섬의 전설에 따르면, 심지어 전능한 제우스신조차 수퇘지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제우스에게 젖을 먹였다고 전해지는 동물에는 암퇘지도 있다. 그리스인들은 옥수수 파종기가 되면 농사의 신 데메테르에게 돼지들을 바쳤다(신화학자들은 데메테르가 사람들 앞에 나타날 때는 돼지의 모습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암퇘지 포르시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데메테르는 종종 돼지를 안고 있거나 데리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 p.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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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항해를 기록으로 남긴 역사가 바르톨로메 라스 카사스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신세계로 향한 두 번째 항해 때 특별히 선택된 여덟 마리의 돼지를 배에 실었다. 리처드 르윈슨이 『동물, 인간 그리고 신화』(1954)에서 지적했듯이, “서인도 땅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돼지들은 모두 이 여덟 마리에서 나왔다. 그들이 그 수없이 많은 돼지들의 시초였다.” 콜럼버스는 독실한 가톨릭교도이자 그의 주인인 이사벨 여왕에게 보낸 서신에서 신세계에서 발견한 토종 돼지에 대해 보고했다. 콜럼버스가 1503년에 자메이카에서 마주친 그 동물은 패커리였다. 콜럼버스는 그것이 돼지과의 야생종으로 커다랗고 기형적인 머리통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 pp.5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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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장한다. 멋들어진 이름(crackling)처럼, 바삭바삭하고 노르끄레하게, 너무 타지 않도록 알맞게 잘 구워진 살가죽의 맛과 필적할 맛은 이 세상에 없다고. 이 음식을 먹을 때, 고 아삭아삭하고 바삭바삭한 살가죽의 저항을 느끼면서 씹으면 우리의 이도 마땅히 그 즐거움을 나눠 갖는다고 하겠다. 쫀득쫀득한 기름기가 있으며―아, 그것을 비계라고 하지 마시라!―그러나 차차 비계 맛으로 변해가는 그 희한한 맛, 비계가 풍기는, 피어나는 꽃송이같이 연한 맛, 꽃봉오리 상태에서 베어진 비계, 새순이 돋을 때 꺾인, 그러니까 태어나자마자 깨끗할 때, 새끼돼지의 아직도 순결한 고기의 진짜 일품인, 메말랐다고 할까, 아니, 그렇지도 않은, 꼭 동물에게서 뽑아낸 고기 만나라고나 할까. 그것은 차라리 기름기와 살코기(그럴 수밖에 없다면)가 서로 한데 섞여 둘이 한 덩어리가 된 신들의 요리, 혹은 신과 사람이 함께 먹는 공동의 음식이라 하겠다.
--- p.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