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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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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찬이는 화사한 봄 점퍼를 하늘대며 겅중겅중 중흥사로 향했다. 무슨 간식을 그리 많이 넣었는지, 가방이 무겁게 늘어졌다.
시현이는 콧노래를 부르며 따라 올라갔다. “보물이라……. 보물쪽지를 숨겨 놓으셨다는 거겠지?” “당연하지! 설마 너희 아빠가 진짜 해적의 보물상자라도 숨겨 놓으셨겠냐? 그리고 보물은 분명히 중흥사 안에 있을 거야!” “맞아. 설마 저 끝도 안 보이는 중흥산성에 숨기셨겠어?” 아빠는 특별한 보물찾기 임무를 주며 시현이와 경찬이를 운평리 중흥산성에 내려 주고 갔다. 일명 ‘마로현 보물찾기 프로젝트’였다. 보물을 찾아 사진을 찍어 오면 푸짐한 상품을 주겠다고 했다. 아마도 지금쯤 아빠는 상품을 사고 있을 것이다. --- p.76-77 둘은 막대기를 휘저어 길을 내며 섬 안쪽으로 걸었다. 휘저은 풀들을 밟고 또 밟아 다져서 널찍한 풀 침대도 만들었다. 시현이는 기다랗고 쭉 뻗은 나뭇가지를 찾아 잔가지를 잘라 냈다. 갑자기 경찬이가 바지를 북 찢더니, 나뭇가지에 깃발로 묶어 달았다. 시현이는 물을 날라 와 흙을 반죽했다. 그러고는 진흙으로 깃발에 ‘유시현과 이경찬의 성’이라고 적어 넣었다. 경찬이는 뒷면에 ‘넘보지 말 것’이라고 쓰고서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둘은 나뭇가지를 들어 올려 땅에 단단히 꽂았다. “우리가 무인도를 정복한 거야! 으하하하.” 경찬이는 깃발 곁에 서서 진짜 정복자처럼 큰 소리로 웃어 젖혔다. 그 소리에 나무 위에 앉아 있던 다람쥐 두 마리가 깜짝 놀라 달아났다. 둘은 다람쥐를 서로 잡겠다며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순식간에 나무 꼭대기로 뽀르르 올라가는 다람쥐들을 잡을 재간이 없었지만, 둘은 유쾌하게 웃었다. --- p.111-112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가 보구나. 너희들 정병욱 교수와 윤동주 시인이 어떤 사이었는지 아니?” “친구요, 우리처럼요!” 아이들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그래, 두 분의 동생들이 서로 결혼했을 만큼 각별했단다. 정 교수는 친구의 시와 죽음을 높이 사서, 그의 시를 세상에 내놓고자 애 썼어. 만약 그 어두웠던 시기에 민족의식을 담은 윤동주의 시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다.” 아이들도 이마에 주름까지 잡아 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 교수는 원고를 지켰던 이 집은 중요한 곳이니, 팔지 말고 꼭 지켜 달라고 유언하셨어. 중국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 주변을 멋지게 꾸며 놓고, 그분이 중국의 시인인 양 떠든다는 소문이 있단다. 우리도 이 집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해.” 아저씨는 애틋한 표정으로 집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 p.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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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현이 광양의 옛 이름이라고?
철의 도시, 광양의 역사 문화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동화구연가로 활동하면서 동화를 창작하고 있는 조연화 동화작가는 광양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광양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속에 얽힌 뭉클하고 따스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것이 창작의 계기가 되어 『마로현 찾기 프로젝트』를 집필하였다. 작가는 주요 등장인물로 세 아이를 내세웠다. 스마트폰만 끼고 살았지, 나고 자란 고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시현이와, 체력과 모험심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경찬, 체력은 형편없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으며 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승록이. 이 세 아이는 시현이 아빠로부터 [마로현 보물찾기 프로젝트] 과제를 받는다. ‘마로현’이 광양의 옛 이름이었던 것도 몰랐던 이들은 보물을 찾기 위해 함께 모험을 즐기는 동안 어느새 진정한 광양의 아이들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마로현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은 마로현의 후예로서 당당하고 용기 있게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세 아이들 외에도 시현이의 가족인 할머니, 아빠, 엄마, 외삼촌 그리고 중학생 형인 시온이까지 합세해 광양을 바라보는 세대 간 시선의 차이에 따른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추가했다. 사실 저자에게 광양은 고향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읽으면 광양이란 도시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광양의 어떠한 점이 타지에서 나고 자랐던 작가의 마음을 이토록 빼앗았을까? 시작은 사소했다. “처음엔 아들 숙제로 광양제철소가 건립된 이야기를 알았을 때 많이 놀랐지요. 그때 당시 일들이 많이 궁금해졌어요. 그 전에 가끔 시댁 어른들이 해우 공장(김 공장) 하던 이야기들을 들을 때는 그저 흥미 있었던 게 다였는데, 제철소 건립, 즉 매립 이야기를 알아보다 금호도 주민들 이야기를 알게 됐어요. 그분들과 광양만 일대 주민들이 세계 최초로 김 양식을 했던 게 버젓한 사실인데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평가되지도 않은 점이 안타까웠어요.” 저자는 김 양식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데도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큰 대가 없이 섬을 비워 주었던 금호도 주민들의 이야기에 놀라움이 컸다. 그 당시 섬을 비울 때 주민들의 마음은 어땠는지, 갈등은 없었는지도 알고 싶었지만 금호도 주민들에 대한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러한 궁금증과 부족한 자료의 아쉬움은 금호도 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번졌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금호도 주민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금호도 이야기 외에도 마지막 남은 맑은 강 ‘섬진강’, 왜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병과 승병이 힘을 합쳐 싸웠던 중흥산성과 중흥사,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백운산, 우리나라 전통공예품 장도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지어진 장도박물관, 민족시인 윤동주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밀리에 보관했던 망덕 포구 근처의 윤동주 유고 보존 가옥 등 광양에 대한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적다 보니 한 권의 분량으로 낼 수 있을 만큼 두꺼워졌다. 광양 사람은 고춧가루 서 말을 먹고도 뻘 속 30리를 기어간다는 말이 있다. 광양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속담까지 생겨날 만큼 강인해졌을까? 조연화 작가는 광양의 역사를 알고 나니 그것이 자랑스러운 지역성으로 여겨졌다. 그러한 강인함이 나라와 문화를 지키기 위한 옛 광양 사람들의 용기와 지혜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동네 이야기는 이렇게 오늘을 사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키워 준다. 광양에는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마로현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알아보면 좋겠다. 책의 앞뒤 면지에 작가가 손수 그려 넣은 광양 지도가 있으니 책을 들고 직접 광양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