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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Soc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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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칸쇼’를 넘어―서양 철학사를 이끌어 온 스물여덟 명의 철학자들
철학이라는 인류의 유산은 단 한 명의 위대한 철학자에 의해 완성된 것이 아니다. 오랜 역사에 걸쳐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얽힌 모든 철학자들이 인류의 정신을 탄생시킨 아버지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씨실과 날실의 얽힘을 알고 있는가. 모차르트를 극복하고자 했던 열망이 베토벤을 더 위대한 음악가로 성장시키고 마침내 음악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한 것처럼, 칸트와 헤겔의 사유가 더욱 탄탄해지도록 그들을 성장시킨 철학사의 ‘날실’ 역시 존재하지 않을 리 없다. 그러나 ‘데칸쇼’라는 비아냥거림이 섞인 조합어가 말해 주듯, 우리 사회에서 연구되어 온 것은 데카르트와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비롯한 몇몇 철학자들뿐이었다. 그렇다고 철학사가 어떤 씨실과 날실로 엮여 있는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훌륭한 텍스트가 그 자리를 대신해 온 것도 아니다. 그 빈곤한 철학적 풍토에서 미덕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를 시작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홉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로크, 라이프니츠, 버클리, 흄, 칸트, 벤담, 헤겔, 쇼펜하우어, 키르케고르, 밀, 마르크스, 니체, 퍼스, 제임스, 프레게, 후설, 러셀,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르트르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자는 물론 우리 사회에는 아직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은 철학자들까지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그 촘촘한 연결고리들을 추론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듬성듬성 이가 빠진 채 이해해야 했던 철학사의 틈을 촘촘히 메워 주는 훌륭한 길잡이인 셈이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구성한 적확한 철학적 텍스트 “이제 철학이 인용되는 곳은 퀴즈쇼밖에 없다.”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이 농담 앞에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정말 철학적 담론이 머리와 꼬리가 잘린 채 얄팍한 상식 문제로 둔갑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칸트는 신경질적인 생활 습관을 지닌 철학자로 둔갑해 버렸고,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의 저자이자 ‘말해질 수 없는 것은 침묵할지어다라고 말한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얄팍한 수준의 상식이 아니라 철학적 담론에 대한 진지한 이해와 성찰이며 친절하되 깊이 있는 소개이다. 이것이 이 책의 미덕이 다시 한번 발휘되는 대목이다. 이 책에 실린 스물여덟 편의 글은 각각의 철학자들을 전공한 역량 있는 학자들에 의해 쓰인 것이다. 영국학술원장을 지낸 앤서니 캐니를 비롯해, 이 책의 원저작을 출판한 “‘옥스퍼드대학출판부’만이 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저자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이 책이 철학사의 대강을 훑어보는 겉핥기식 소개를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 전문가들이 쓴 간결하고도 적확한 문장은 각 철학자들이 한 평생에 걸쳐 이룩한 사상의 정수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막 서양 철학사를 훑어보려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이 책이 단지 ‘초심자를 위한 철학서’라는 뜻은 아니다. 위대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철학 전반을 짧은 글 속에 압축해 담으면서도 그들의 정수를 놓치지 않는 전문가들의 친절한 안내는 철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려는 이들을 심오한 철학자들의 세계로 초대하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