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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 심는 즐거움 - 토막글「콩 심기」
2. 함박꽃 - 토막글「에스컬레이터」 3. 줄무늬 삼나무 - 토막글「귀룽나무와 이팝나무」 4. 목수가 본 자연과 건축 - 토막글「작은 책상」 5. 제비와 제비꽃 - 토막글「꾀꼬리」「인간이 휩쓸고 간 곳」 6. 호흡 맞추기 - 토막글「명정」 7. 『근원수필』읽기 8. 도연명 9. 낡은 한옥 - 토막글「돌매화 나무」 10. 발바닥으로 삽시다 - 토막글「권정생 선생님 집」「인공과 자연」 12. 분교 여선생님 - 토막글「부엌」「"아껴라"」 13. 노신의 후기 문학 - 토막글「굼벵이」「당달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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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덜 읽고 산과 풀, 나물 보고 배워요. 바라보는 견학見學, 뜻을 새기려 하지 마시고不求深解, 낯을 익히고 친해지소. 친하려면 이름을 알아야지요. 이름 불러 주면 금방 친해져요. 친하면 서로 아끼게 되죠. 사람친구에게 나무친구까지 생기면 더 풍성한 삶 되지요.
--- p.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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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사고초려(四顧草廬)"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그이가 (주)현암사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10여 년이 흘렀다. 그 인연은 형난옥 전무이사가 대승승가회(진보적인 조계종內 불교단체) 회보에 실린 「농민이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보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글쓴이를 알아보니 언뜻 평범해 보이는 촌로(村老)였다. 하지만 그이가 쓴 글에는, 읽으면 기운이 솟고 구절 속에 향기가 배어나오는 은은한 매력이 숨어 있었다. 그이의 옛 친구 말이, "이 친구는 '전우익'이면서 만날 '좌익'만 안 하는기요."라 했는데, 살아온 내력을 들여다보니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정한 채 옹골찬 신념에 따라 가만가만 살았던 그이. 자기 집 골방 네 벽면을 책꽂이 하나 없이 책더미로 가득 메우고 틈틈이 공부하며 사는 그이의 정결한 삶에 형 전무가 감동했고, 결국은 책을 내보자는 뜻을 밝혔다. 못 들은 척 농사짓는 얘기만 늘어놓던 그이였지만, 형 전무의 사고초려(四顧草廬) 끝에 출간을 수락했다.
1993년 5월, 드디어 첫 번째 책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가 나왔다.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형난옥 형. 그걸 책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기를 쓰는 형의 모습이 우습네요. …… 저의 삶이란 한쪽 발이 망가진 자라가 쩔뚝쩔뚝 기어 가며 남긴 어지러운 발자국 같은 볼품없는 거지요. …… 사마천을 읽어보니 인간의 역사란 인두겁을 쓴 괴물이 인간을 잡아먹는 역사 같은데 책은 내서 뭘 하나요." 사진작가 주명덕이 찍은 사진에는 얼굴 가득 물결처럼 일렁이는 주름이 클로즈업되어 있어, 읽는 이에게로 굴곡의 세월이 밀려오는 듯하다. 시인 신경림이 쓴 발문에는 그이에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실려있다. 2년 뒤 1995년에는 두 번째 책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를 펴냈다. 두 책 모두 형식은 편지글모음이다. 그이와 서신을 주고받는 이들은 다채롭다. 스님, 신영복, 권정생(동화작가), 이철수(판화가), 김용택(시인), 염무웅 교수, 이철지(종로서적 前사장) 등이 편지동무다. 편지에는 주로 자기의 농사짓는 이야기와 나무 키우는 재미에 빠진 이야기, 흙·나무·숲을 등진 도시인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 존경하는 인물 이야기,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 이야기 등이 실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