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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 2
진옥섭의 예인명인(藝人名人)
진옥섭
생각의나무 20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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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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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4무[武 · 舞 · 巫 · 無]에 사무치다

4. 유랑(流浪), 산딸기 이슬 털던 길
서설 보릿고개 언덕 위의 하얀 부포꽃
하나 포장극장의 소년 신동, 김운태
둘 흰옷 입은 심청 엄미, 공옥진
셋 마지막 유랑광대, 강준섭

5. 강신(降神), 영험은 신령이 주지만 재주는 네가 배워라
서설 한양 만신을 찾아서
하나 아직도 ‘왕십리 개미’라오, 김유감
둘 본향 꽃밭의 길라잡이, 이상순
셋 작두 타는 비단 꽃 그 여자, 김금화

6. 풍류(風流), ‘춤의 삼각지대’ 사람들
서설 춤의 고을 사람들
하나 춤을 일구는 농사꾼, 이윤석
둘 한려수도의 마지막 대사산이, 정영만
셋 진주라 천 리에 제일무, 김수악

에필로그_ 스크롤바를 올리며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지더라도

저자 소개 1

진옥섭은 전통예술 연출가이다. 그는 1964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여 연극을 하다 탈춤을 통해 전통과 춤에 빠져들었다고 전한다. 전국을 춤 기행 하였고, 1990년 ‘춤터 세마루’를 만들어 활동했다. 1993년에는 《객석》 무용평론상을 수상했는데, 지금껏 평론 쓰기보다 보도자료 작성에 더 몰두해왔다. 1993년 서울놀이마당의 상임연출을 맡았으며 1995년 서울 두레극장의 극장장, 2001~2003년 KBS <굿모닝코리아> PD로 활약했다. 기획사 ‘축제의 땅’을 만들어 《여기 심청이 있다》, 《이 땅의 사람들》,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
진옥섭은 전통예술 연출가이다. 그는 1964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여 연극을 하다 탈춤을 통해 전통과 춤에 빠져들었다고 전한다. 전국을 춤 기행 하였고, 1990년 ‘춤터 세마루’를 만들어 활동했다. 1993년에는 《객석》 무용평론상을 수상했는데, 지금껏 평론 쓰기보다 보도자료 작성에 더 몰두해왔다. 1993년 서울놀이마당의 상임연출을 맡았으며 1995년 서울 두레극장의 극장장, 2001~2003년 KBS <굿모닝코리아> PD로 활약했다.

기획사 ‘축제의 땅’을 만들어 《여기 심청이 있다》, 《이 땅의 사람들》,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여무, 허공에 그린 세월》, 《전무후무》 등을 올렸고, 2006년 《풍물명무전》으로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국문화의 집 예술감독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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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44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6886

책 속으로

아슬아슬한 도박을 감행함은, 어렵지만 일단 무대에 서면 여태 없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걷는 건 두렵지만 춤추는 것은 두렵지 않다. 몸속에 소리와 음악이 모두 들어 있어, 선율의 흐름 따라 그때그때 춤이 달라진다. 전통이란 이름 속에서 순간순간 새것이 돋아난다. 이런 순간은 맛보는 순간 중독된다. 결국 또 들여다보고픈 과욕이 극성스런 길을 가게 한다. 정녕 보고픔도 극심한 허기의 일종인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권번(券番), 그것은 아버지를 위해 심청이 뛰어든 인당수 깊은 물과 같다. 죽 한 사발을 놓고 서로 달려들어 머리 부딪히는 목멘 풍경을 뒤로 하고 권번에 간다. 그리고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하듯이, 그녀들 연향(宴享)의 꽃 해어화로 피어난다. 해어화(解語花)는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를 두고 한 말이었는데, 그후 미인, 기녀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 해어화를 피워내는 물가가 권번이었다.

--- ‘1. ‘예기(藝妓)’, 이화우 흩뿌릴 제’ 중에서

무대가 밝아지며 시나위가 서서히 펼쳐질 때, 천천히 지팡이를 짚고 나온 한량이 꾸벅 인사하고 지팡이를 내려놓는 순간부터 차마 잊지 못할 춤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기는데, 어느덧 무이구곡(武夷九曲)이 흘러든 듯했다. 슬픔과 기쁨이 한 올에 휘감긴 시나위는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그 경치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어 가고 있었다. 퇴계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펼쳐들고 회고했듯이 ‘모르는 사이에 기쁨이 솟아나고 눈이 열리는’ 시간이었다.

--- ‘2.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중에서

판소리, 세대를 바꾸면서 서로가 일궈온지라 시간의 지문이 묻어 있다. 그리고 지문의 골과 골에는 한 인간이 몰두해온 지독한 길이 박혀 있다. 일생 동안 스승의 것을 숙련하지만 저 또한 멋이 있는지라 살짝 자기 것을 덧붙인다. 이를 ‘더 넣었다’는 뜻으로 ‘더늠’이라 한다. 훗날 다른 소리꾼이 이 대목을 부를 때 “아, 여기는 누구 선생제(制)렸다” 하는 ‘소리풀이’로 이력을 대니, 누대에 걸쳐 불천위(不遷位)로 받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치밀하고 정교한 전승구조로 켜켜이 축적해왔기에 인류의 유전자로는 벅찬 일에 도전할 수 있었다.

--- ‘3. ‘득음(得音)’,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 중에서

‘질(길)굿’이란 말이 붙었듯, 길 위의 음악이었고 떠돎이 조련한 몸짓이었다. 느리게 원을 돌다 펄쩍 뛴 후 반대로 급작스레 돌며 기민하게 이동했다. 몇 차례 반복하며 속도를 더하다 갑자기 꽹과리, 장구가 자진삼채가락을 치며 원 안으로 들어가 두 줄로 나뉘어 좌우로 밀어대는 ‘미지기’를 하였다. 바깥의 소고꾼들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크게 돌며 ‘자반뒤집기’를 했다. 팔팔한 젊은 남자들도 허리 끊어질 일인데, 50대 아줌마들이 펄펄 뛰었다. 안에는 불꽃 튀는 가락이 번지고 밖에서는 바람 같은 회전을 했다. 굿이 한순간 회오리바람처럼 감겼다. ‘굿이 핀다’고 이야기하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마치 양철통을 돌던 설탕가루들이 갑자기 솜사탕으로 활짝 번져 오르는 순간이었다.

--- ‘4. ‘유랑(流浪)’, 산딸기 이슬 털던 길‘ 중에서

미덥지 않은 길이 있다. 그러나 존재하는 길, 신의 길이다. 첨단장비로 미확인 비행물체를 확인하는 시대에, 방울 흔드는 미확인 신비주의를 운운함이 자못 우습다. 그러나 신은 인간 세상에 하강한다. 눈도 비도 아닌 신이, 저 하늘에서 내리는 거다. 운우풍뢰(雲雨風雷)도 거느리지 않고 단출히, 아직 불행을 알아채지 못한 가련한 자의 품안으로.

--- ‘5. ‘강신(降神)’, 영험은 신령이 주지만 재주는 네가 배워라’ 중에서

진주, 고성, 통영, 거기에 통영 앞바다로 밀려온 망망한 섬들까지, 거대한 구획이 나를 불러들였다. 이 극심한 유혹의 땅을 ‘춤의 삼각지대’라 부르게 되었다. 가무악이 모두 성했지만, 그중 춤이라면 불문곡직하고 멍석 깔고 판을 조성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든 기다리는 장단이 있고, 춤추는 멍석 위에 탁주사발이 돌고 있었다. 하여 틈만 나면 저절로 가곤 했고, 춤의 삼각지대는 때론 빨대처럼 심하게 빨아 당기기도 했다.

--- ‘6. ’‘풍류(風流)’, ‘춤의 삼각지대’ 사람들‘ 중에서

출판사 리뷰

* ‘노름마치’란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곧 그가 나와 한판 놀면 뒤에 누가 나서는 것이 무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했다. 이렇게 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노름마치라 한다.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을 마중 가는 길
제 홀로 찬란히 꽃 피웠으나 때론 홀로 남아 외로웠던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의 삶과 예술, 그 깊고 오묘한 찰나를 짠한 사진 한 컷처럼 두 권의 책에 복기하였다. 빛나는 노을처럼 삶의 마지막 기운 뿜어내는 열여덟 예인, 그들의 고아하되 애절한 사연들! 『노름마치』는 속 깊은 삶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이 땅의 최고 전통 명인들이 벌이는 다채로운 놀음의 향연이다.

먼 길 끝의 노인정과 다방, 시장의 국밥집에서 마주앉아 물은
전통 예인들의 삶에 대한 이력서

4무[武 · 舞 · 巫 · 無]에 사무친 한 사내가 있었다. 고수들의 무술[武]에 반했고, 날렵한 유선형의 춤[舞]에 미쳤으며, 울음을 음악으로 만드는 재주를 지닌 무속[巫]을 따라다녔고, 그 모든 것을 통해 자신을 들어내는 무[無]의 세계에 홀린 사내. 진옥섭, 그는 지난 시절 동안 초야에 묻혀 있던 전통 예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이끌어 무대에 세웠던 전통예술 연출가다. 예인들을 직접 찾아가 담판하여 그들을 무대로 이끌어내는 일은, 일반적인 연출자와 배우의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들의 심(心)을 움직이지 못하는 한 그들과의 담판은 허사였다. 상대를 알아야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니, 진옥섭의 노정은 결국 그들의 삶과 예술을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노름마치』는 길 위에서 마주한 예술가들을 무대로 이끈 한 연출가의 세세한 기록이다. 그것은 발품 팔아 명품을 찾아 나선 길에 만난 것들이기에 더욱 각별하며, 공연을 통해 예술로 승화된 것을 스케치한 것이기에 그것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었다. 동시대의 사람들이 노명인(老名人)들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노명인들의 예술은 그들을 이해하는 연출가 진옥섭의 마음을 거쳐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 것은 소중하다는 심정적 이해를 넘어서서 액션영화를 첫날 첫 회에 봐야 하고 발레리나의 어깨선을 눈부셔하는 한 젊은이가 맛본 전통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이 책에 갈무리했다. 젊은이의 섬세하고 세밀한 필터 덕분에 우리는 동시대의 언어와 감수성으로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본문읽기
해어화 피는 물가에서 꽃핀 청춘들

권번 출신의 ‘예기’라 하면 전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를지 모르겠다. 그 연상들은 모두 사실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상투적으로 박제화된 거짓일지도 모른다. 예기들의 개인사에서 묻어나는 삶의 얼룩과 무늬들은 차치해두더라도, 전통예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은 진정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온 전통예술의 ‘전문가’들이다. 댕기머리 땋고 노닐던 시절부터 그들은 선생에게 채(회초리) 맞으며 춤 배웠고 소리 했다. 어린 시절부터 체득해온 예술은 그들의 뼛속에 단단히 사무쳐 있는, 삶과 분리되지 않는 무엇이다. 천하다고 손가락질 받기도 했으나, 그래서 자신의 춤가락을 숨기며 세상에 드러내지 않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예술은 핏속에 숨 쉬고 있었다. 기억이 사그러들었으나 시린 물팍이 춤 기억하고 있는 천생 춤꾼 장금도, 부산 동래의 학춤 추는 이들에게 구음으로 소리 맞추며 날갯짓할 추임새 만들어주는 동래기생 유금선, 노래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시대건만 후계 없이 중고제 소리 간직한 고아한 명무 심화영, 이들의 사연을 여기에 실었다.

춤, 그것은 사내의 역사였다
지금의 춤은 여자들만의 것으로 인식되곤 하지만, 춤 역사는 일찍부터 남성의 역사였다. 우리의 경우로 보자면 일제강점기 예기권번 시절부터 여성을 중심으로 춤이 전승되었고, 춤에 대한 좁은 생각 때문에 헌걸찬 춤들이 ‘연극’이나 ‘놀이’란 이름으로 방치되었다. 그러나 “사내 몸이 춤 없이 멋이 되는가” 하는 한량의 풍류는 은자(隱者)의 길처럼 전해졌다. 외면하는 버르장머리를 탓하지 않고 도도하게 굵직한 본때를 간직한 것이다. 노닐던 풍류 탓인지 차림새부터 다른, 다듬잇살 잘 오른 두루마기 떨쳐입고 가벼이 두 팔 벌려 바람을 제 품에 품는 동래한량 문장원, 들여다보면 그저 빈 통에 가죽만 덜렁 씌운 북 하나에 사내들의 희로애락 다 담아 일생 바친 소리 뿜어냈던 밀양의 하용부, 선풍도골(仙風道骨)에 한산세모시 도포 떨쳐입고 학이 되어 비상하던 김덕명, 이들 세 명인의 힘찬 남무가 펼쳐진다.

장단 걸어놓고 가는 길
민중을 사로잡고 사대부의 사랑방을 감돌았으며 결국 왕후장상의 귓전에까지 도달했던 그 소리, 판소리. 그렇게 찬란히 꽃피었던 판소리는 이 나라의 전통예술을 넘어, 인류가 이룩한 ‘또 하나의 음악’으로 인정받으며 보존되고 있다. 오랜 시간 꾹 참고 시간을 견뎌 진정한 깊은 맛을 내고 있는 그 소리들을 내림하는 사연이 이번 장에 실려 있다. 조선의 마지막 해에 태어나 우리 시대까지 동행한 마지막 조선 광대이며, 이 책의 출연자들 중 유일무이하게 유명을 달리한 양암 정광수, 육성이 그릴 수 있는 온갖 문양을 쏟아내며 자유자재로 노니는, 날것의 그리움을 간직한 소리꾼 한승호, 연좌제의 시절에 월북한 스승 박동실을 언급한 탓에 소리와 상관없이 초당에 묻혀 지내야 했던 명창 한애순, 이들의 소리 인생이 이곳에서 드러난다.

길 위에서 방황하는, 편력의 광대
배고픔을 이겨가며 북 메고 장구 치며 길 위를 떠돌던 예인들. 그들에게 유랑은 삶이었으며 떠돎은 인생이었다. 포장 치고 공연하면 우~ 하니 몰려드는 관객들. 관객들의 환호는 그들의 ‘밥’이었고 예술의 대가였다. 환호에 힘입어 그들은 공중 돌았고 상모 돌렸다. 오랫동안 떠돈 탓에 사람들 눈에 언뜻 띄었으나 정착하여 눈에 박히지 못한 광대들의 편력을 만나보았다. 끝없는 돎, 공중회전의 연속, 그 새로운 즉흥을 선보임으로써 이미 특별한 기호의 춤을 드러낸 김운태, 춤이면 춤, 소리면 소리, 이들 둘을 떡 주무르듯 펼쳐놓는 영원한 우리의 심청 엄니 공옥진, 다시없는 심봉사로 토종광대의 족적을 깊이 박은 강준섭, 이들의 유랑이 책 위에 펼쳐진다.

미덥지 않은 신의 길을 가는, 믿기지 않는 무당의 길
신에게 정갈한 물 올리며 하루하루 기원하던 그 정성,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세상이 달라진 탓이다. 그러나 만백성의 취향을 반영하여 신의 이름으로 소리하고 춤추던 이들이 아직도 가녀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일곱 살 먹던 해, 조선의 걸림돌이었으나 조선 최고의 신이 되었던 최영 장군을 몸주신 삼아 굿판에 몸을 담고 <서울새남굿>의 원형을 되살린 이 시대의 명무 김유감, “예수는 서양 만신, 부처는 인도 만신, 무당은 조선 만신 아니오” 하며 버림받은 무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서사무가 <바리데기>를 노래하는 무당 이상순, 철의 여인으로 작두를 타며 만신의 몸에 새겨진 1000년의 몸짓을 보여주는 나라만신 김금화, 이들의 굿은 자못 신령하되 가히 신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춤의 고을 사람들, 그 풍류열전
이 땅의 흥이 침전해 고인 각별한 고을, 그곳에는 춤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다. 가무악으로 첩첩이 둘러싸인 커다란 벨트, 그 삼각지대의 사람들. 이곳은 골골이 춤으로 흥했으며 춤의 풍문이 떠도는 탓에 각 고을이 춤으로 엉키고 설켰다. 제각각 독립된 춤을 일구면서도 서로의 춤을 견주어보며 제 춤을 더욱 충실히 갈고 닦았던, 춤의 고을 사람들 이야기. 헌걸찬 남성적 춤으로 고성을 춤의 메카로 일구어낸 <고성오광대놀이>의 명무 이윤석, 남해안 전체의 음악을 집적하여 11대 동안 그것을 일구어온 무가의 장손 정영만, 구음으로도 춤으로도 최고의 박수를 받았으나 제 장단에 춤출 수는 없었기에 자못 고독했던 춘당 김수악, 이들의 예술은 그 땅의 흥건한 흥에 기대 더더욱 이채롭게 꽃피웠다.

추천평

굽이치며 휘몰아, 꺾이고 여울지는 옥섭이 글, 한바탕 농익은 춤사위일세. 흩어진 구슬을 정성스레 엮었으니 알알이 보배라네.
- <찔레꽃>의 가수 장사익

광대의 가장 안쪽을 들여다본 사람 진옥섭. <왕의 남자>에서 춤선생으로의 참여는 실로 눈부셨다. 문득 그가 들고 온 책 뭉치, 깊은 데서 솟은 춤추는 언어가 용접봉 끝에 피는 불꽃처럼 역시 눈부시다.
- <왕의 남자>의 감독 이준익

길의 험함을 감수하며 역사를 손상치 않고 문장과 그 너머의 운치까지 건져 올렸다. 두 권이라는 망설임 외에는 결코 거칠 것이 없는 책.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 KBS <즐거운 한마당>의 PD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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