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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빠지다
김상규
젠북 200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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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우리말에 빠져 행복한 나날들

1_ 샛바람을 기다리며
서방, 마누라 / 김치 / 가사(家事, 歌詞, 假死) / 배냇머리 / 강다리 / 샛바람
바보, 등신 / 가리국 / 섣달 그믐 / 성씨 / 알짬
우리 떡 / 아름, 한솔 / 경칩 / 판소리

2_ 마음에 화수분 하나 있기를
가락 / 가랑비 / 건달 / 골목대장, 마빡이 / 꼭두각시 / 넋두리 / 님 / 돈 / 돌팔이 / 두려움 / 만남 / 모래 / 무지개
벼락감투 / 벼룩시장 / 복덕방 / 부대찌개 / 부질없다 / 북새통 / 살판나다 / 삿대질 / 설거지 / 수리수리 마수리
신작로 / 십팔번 / 야단나다 / 양치질 / 에비, 에비 온다 / 엘레리 꼴레리 / 육개장 / 을씨년스럽다 / 자린고비 / 자장면
잡동사니 / 장아찌 / 천둥벌거숭이 / 파경 / 하룻강아지 / 한참 / 허풍선이 / 헹가래 / 화수분 / 황사

3_ 머드러기가 되기를 꿈꾸는
가깝다, 멀다 / 거덜, 거들먹거리다, 거덜나다 / 거시기, 무시기, 무시껭, 뭐 / 공갈,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난장판, 아비규환 / 동냥, 적선 / 된장, 간장, 고추장 / 뚱딴지, 엉터리 / 머드러기, 지스러기
바가지, 바가지 긁다, 바가지 쓰다 / 벽창호, 먹통 / 봄, 여름, 가을, 겨울 / 사랑, 다솜, 괴옴 / 시래기, 쓰레기
신랑, 각시 / 싸다, 비싸다 / 싸가지, 방정 / 씨름, 입씨름 / 아침, 낮, 저녁 / 엄마, 아빠 / 완벽, 흐지부지
이바지, 바라지 / 장난치다, 까불다 / 조선, 대한 / 조짐, 유비무환 / 주책, 푼수 / 쪽박, 대박 / 터무니없다, 어처구니없다

4_ 폐허 위에 쑥이 피다
가위눌리다 /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댄다 / 간이 부었다 / 개밥에 도토리 / 개 보름 쇠듯 한다
거미는 작아도 줄만 잘 친다 / 건넛산 보고 꾸짖기 / 경치다, 경을 치다 /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 꿩 대신 닭
낙인 찍히다, 점 찍히다 / 내 코가 석 자 / 논 팔아 밭 사고, 밭 팔아 논 산다 / 덩더꿍이 소출 / 딴전 피우다
딸이 셋이면 문을 열어 놓고 잔다 / 땡전 한 닢 없다 / 말만한, 조선만한 / 말짱 도루묵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 / 변죽을 울리다 / 보릿고개가 제일 높다 / 산통 깨다 / 손 없는 날
시치미를 떼다 / 싼 게 비지떡 / 쑥밭을 만들다 / 아양을 떨다 / 악착같다 / 어깃장을 놓다 / 억지 춘향
옛날 옛적 고리짝,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 오지랖이 넓다, 마당발 / 외상을 긋다 / 입추의 여지가 없다
장사진을 치다 / 정곡을 찌르다 /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 호떡집에 불났냐?

저자 소개

저자 : 김상규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현직 국어 교사로서 20여 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SF소설 『미래 전쟁』과 『혼자 배우는 논술』 등을 발간하였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동아일보 동아사이버 문화센터 『논술지도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KBS 라디오 단막극 공모에 “아우라지 별곡”으로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KBS 등을 통해 창작 판소리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2003년 KBS 1FM “출발 FM과 함께” 프로그램에서 방송작가 일을 하며 우리말 코너를 담당하였고, 그 당시의 방송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6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2605021

책 속으로

동쪽에서 ‘샛바람’이 불어오면 농부들은 비가 온다고 생각한답니다. 샛바람은 이른 봄인 3, 4월에 부는 바람이라 사람들 마음을 살랑살랑 흔드는 바람, 한껏 꿈을 꾸게 만드는 바람이라고 할까요. 샛바람이기는 한데 약간 북쪽으로 치우쳐서 불어오는 것은 ‘높새바람’이라고 부릅니다.

초여름에 접어들 5, 6월이 되면 남쪽에서 ‘마파람’이 불어옵니다. 샛바람을 맞고 싹을 틔운 곡식들이 마파람을 맞으며 쑥쑥 자란답니다. 그래서 마파람은 만물에 생동감을 부여해 주는 희망과 생명의 바람입니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모습을 나타내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는 속담에 나오는 마파람이 바로 남쪽 바람, 남풍입니다.

--- <샛바람> 중에서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 군사들이 마시고 밥을 짓고 할 물이 필요했는데,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그 물을 담을 항아리도 커야만 했답니다. 그래서 구리로 만든 큰 항아리를 만들게 했고, 군사 십만 명이 황하의 물을 길어다 채웠답니다. 그 항아리가 얼마나 컸던지 한 번 채우면 아무리 써도 써도 끝이 없었다고 하네요.

‘황하수, 황하의 물을 채운 동이’라는 뜻에서 나온 ‘하수분’이 나중에는 ‘무엇이든 그 안에 물건을 넣어 두면 자꾸 늘어나게 만든다는 보배 그릇’을 뜻하는 화수분이 되었답니다.

사람들 마음도 화수분처럼 넓고 또 깊어져서 꼭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 우리 이웃들을 돌아보고 정을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화수분> 중에서

머드러기를 다른 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 백미(白眉)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 중 특별히 뛰어난 사람’을 나타냅니다. 사람 중의 머드러기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아듣겠지요.

이렇게 좋은 머드러기를 골라내고 난 나머지들을 ‘지스러기’라고 합니다. ‘고르고 남은 부스러기나 찌꺼기. 마름질하거나 잘라 내고 난 나머지’입니다. 이런 사람은 둘을 가르쳐도 하나만 아는 것이 다반사고, 미련이 담벼락을 뚫겠지요.

누구라도 머드러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지스러기가 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 갈림길은 지금 현재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요.

--- <머드러기, 지스러기> 중에서

‘폐허가 되다’, ‘아무것도 안 남다’는 의미로 ‘쑥밭이 되다, 쑥대밭이 되다’는 속담을 사용했습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인 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 왕성하고 질긴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에, 불에 타거나 물에 쓸려서 폐허가 된 땅에서도 새 잎을 키워낼 수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쑥은 여러모로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한방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약뜸을 뜨기도 하고, 봄에 나는 쑥은 캐서 국에 넣어 먹기도 하지요. 떡이나 화장품, 비누, 심지어는 내의에도 쑥 성분을 넣은 것이 나오고요.

몇 해 전 강원도 일부 지역에 크게 불이 났을 때, 이듬해에도 쑥은 어김없이 봄에 자라나서 끈질긴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 주었답니다.

어찌 보면, 쑥은 폐허의 상징이라기보다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는 자연의 끈질긴 희망이 아닐까요.

--- <쑥밭을 만들다>

출판사 리뷰

▷ 친근하고 쉬운 내용 전달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본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모국어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에 앞서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외국어 관련 책들 속에서 우리말을 다룬 책들은 아직 그 숫자가 미미하기 그지없다. 그 원인이 우리말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 탓이라고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바른 우리말이 무엇인지, 우리말의 유래는 무엇인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질문을 올려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우리말 관련 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적절한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서점에서 우리말 관련 코너에 가보면, 지은이의 우리말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이루어 낸 깊이 있는 연구 결과를 담아 낸 훌륭한 책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 한다.

이 책은 깊은 학문적 성과를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그러한 책들이 일구어 낸 토양 위에 뿌리를 두고 자라난 날것 그대로의 재료들을 가져다가, 독자들이 먹기 좋게 썰고 다듬고 익혀서 내어 놓은 셈이다.

FM 라디오에서 방송되었던 내용을 간추려서 묶은 책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입말로 내용을 전하고 있으며, 하나의 항목당 2~5분 사이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되어서 더욱 친근하고 쉽게 내용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우리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우리말의 어원을 밝히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풍부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책
‘배냇머리’, ‘제비초리’, ‘귀잠’, ‘그림내’, ‘너나들이’, ‘알짬’ 같은 아름답지만 다소 낯선 우리말들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우리말은 ‘바보’, ‘넋두리’, ‘복덕방’, ‘설거지’, ‘바가지 긁다’, ‘내 코가 석 자’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말들이다.

이 책은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쓰고 있는 우리말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등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을씨년스럽다’나 ‘호떡집에 불났냐?’가 일제 강점기에 혹독한 아픔을 겪어야 했던 우리의 역사적 상흔이 담긴 말이며, ‘부대찌개’가 미군정 시절 가난하고 배고팠던 우리 앞 세대의 씁쓸한 기억을 담고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말을 통해 우리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잡동사니’는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안정복의 저서 『잡동산이(雜同散異)』에서 비롯된 말이며, ‘점 찍히다’가 조선 시대에 임금이 2품 이상의 고위 관리를 최종적으로 고르는 방법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알게 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현실과 연관 지어 우리를 성찰하게 만드는 에세이
때로는 우리말의 어원을 어학적으로 분석하거나 유래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전달하는 정보 전달적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단순히 거기에만 놓여 있지 않다.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두려움이 많으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가슴을 활짝 펴고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헛기침을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만남’은 ‘마주 보고 서로 같이 출발해서 눈으로 직접 상대방을 바라보는 행위’인데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로 서로를 보는 것이 진정한 만남이 될 수 있을지 묻고 있기도 하며, ‘시래기’와 ‘쓰레기’가 ‘슬아기’라는 같은 어원에서 갈라져 나온 말이라는 것에서 같은 것이지만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국거리가 되기도 하고, 그냥 버려지는 물건이 되기도 한다는 평범하지만 깊이 있는 가치를 전하기도 한다.

우리말에 담긴 본래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현재 우리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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