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민족의 예술적 재능은 대단히 뛰어나다. 이들은 거쳐온 지역마다 자신들의 흔적을 남겨 놓았는데, 스페인의 플라멩코음악 역시, 집시의 향기가 가득 배어있는 음악이다. 플라멩코에는 집시의 절망과 기쁨이 교차한다. 유랑민족의 설움과 세계 여러 곳을 떠돌며 느끼는 신선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스페인을 약 8백 여 년 간 지배했던 무어인(아랍 혼혈인종)의 영향으로 다분히 아랍적인 체취가 묻어난다. 우리가 플라멩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특유의 '꺾이는 창법'이 대표적인 그것이다. 애끓는 꺾임 창법으로 부르는 플라멩코는 집시의 고된 역사를 표현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드라마틱하다.
그러나, 플라멩코가 처음부터 인정을 받았던 건 아니다. 플라멩코는 축구, 투우와 함께 오늘날 우리가 스페인하면 떠올리는 것 중 하나이지만, 20세기 초반까지 천민의 음악이란 이유로 스페인 내에서도 천대받던 음악이다. 스페인 남부 최하층 안달루시아 지방의 천민인 집시의 음악을 그리 쉽게 인정할 리 만무했던 것이다.
무명시절 이들은 하루 하루의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연주를 했지만, 이제 집시 킹스는 1300만장 이상의 앨범판매고를 기록한 슈퍼밴드가 됐다. 전 세계에 자신들의 팬이 있고, 장르를 초월해 뮤지션들에게 존경받는 밴드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집시 킹스의 음악에서 타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 올해도 집시 킹스는 유랑민족답게 전 세계를 누빌 것이다. 이들이
올 가을 한국을 찾아 온다고 한다..가을 하늘에 탱고의 선율이 비가 되어 내릴 시간이 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