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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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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우리 마을엔 묵방산이 있습니다. 이 산 아래로 이사한 지 아홉 해가 되었습니다. 묵방산을 오르려면 화심소류지에서 피어나는 눈부신 윤슬을 보고, 원각사 풍경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산이 워낙 가팔라 오르막이 끝나지 않을 태세여서 긴장을 풀면 미끄러지기 일쑤입니다. 어느 날 산행을 마치고 귀갓길에 길바닥에 있는 구슬같은 돌멩이에 굴러 무릎을 다쳤습니다. 쉰일곱을 사는 동안 작은 돌멩이가 높은 산이란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정신 놓고 살면 우리 삶 주변에는 허방이 천지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산에 올랐다/ 내려 올 때까지/ 별고 없었는데/ 산 다 내려와/ 길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무릎 깨졌다// 정신 놓고 살면/ 산보다 돌멩이/ 더 높은 봉우리인 것을/ 허망하게 넘어지고서/ 어렴풋이 알았다// 평탄한 길도/ 산 내려오듯/ 근신해야 한다는 걸/ 피 흘리며 쓰라린/ 무릎에 깊이 새겼다 -졸시 ?무릎에 새기다? 이 교훈을 “무릎에 새긴” 이후 평탄한 길도 산을 내려오듯 근신하며 걸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순을 코앞에 두고도 아직 철들지 않아 맨날 철부지처럼 삽니다. 다행히 철이 너무 들면 작가가 될 수 없다는 말을 위안으로 붙잡습니다. 작년 이맘 때 [이 눈과 이 다리, 이제 제 것이 아닙니다]를 햇볕에 내 말린데 이어 [무릎에 새기다]를 마음의 창밖으로 내놓습니다. 속살까지 너무 적나라하게 내보인 것 같아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날마다 밥 먹듯이 치열하게 글을 썼습니다. 작가로서 걸어가야 할 길을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걷겠습니다. 20년째 빛 한 점 보지 못하고 낮을 밤처럼 지내고 있는 아들이, 이 글을 읽는 날까지 쉬지 않고 걸어가겠습니다. 그 길이 비록 외롭고 고독할지라도, 찬바람이 불고 어둠 떼로 몰려올지라도 문학의 등불을 켜고 나아가렵니다. 2016년 3월 화심글방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