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권
제1장 바다 제2장 천적 제3장 이벤트 제4장 피 제2권 제5장 섬 제6장 라일락 제7장 기억 제8장 거울 제9장 착각 |
|
도검은 수건을 목에 걸고 피자 가게 ‘레드아이’의 주방에서 막 구워 낸 피자의 한 조각을 집어 든 채 매장 뒤편에 있는 야외 테이블로 나가 자리를 잡았다. 따듯한 햇살이 기분 좋게 닿았다. 그때 주방으로 통하는 문이 확 열리며 가게 사장인 주장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주방에서 아무거나 집어 먹지 말랬지! 이거 15분 내로 배달 나가야 되는데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야!” “한 조각 값 빼고 받으시면 되잖아요.” “그게 말이 돼? 저 주둥이를 확!” 장서는 도검의 손에 들려 있는 피자가 아직 먹기 전이란 걸 확인하고는 확 빼앗았다. “한 번만 더 이딴 짓 했다가는 피자 똥을 싸게 해 주마. 알겠어?” “지금 제가 만졌던 걸 팔겠다는 거예요?” 장서는 뭐가 문제냐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에 장서가 피자 한 조각을 입에 물고 도검 앞에 앉았다. “아저씨 그거 어디서 났어요?” “아까 그거.” 도검이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장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반반 메뉴 새로 만들었다. 반응이 좋더구만.” “언제 만드신 거예요?” “1분 전에. 그건 그렇고, 너 뭔 일인데 어제 저녁에 나가더니 이제 기어 들어와?” “일이 있었어요.” 도검을 바라보던 장서가 테이블을 탁 치며 말했다. “너 또 공짜 일 했지?” “의뢰비로 통장을 통째로 받았는데, 돈이 뭐 얼마 안 들어 있어서 기부를 좀…….”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지금 우리 통장에 얼마나 들어 있는 줄 알아? 기부를 하려면 나한테 해, 나한테!” 도검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몇 개의 통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장서는 손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통장을 펴 보았다. 그러고는 잠시 호흡을 멈췄다. “10, 10억!” --- p.17 “처음이니까 이해해 줄게. 털어놔 봐. 몇 개월인 거냐?” “며, 몇 개월이라뇨?” “마! 고민 있으면 이 아저씨하고 의논하기로 했잖아. 아직 초기면 산모 무리 없이 수술도 가능하니까.” “뭐, 뭘 해요?” 이번엔 형준이 나서서 말했다. “그렇게 극단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자고. 낳아서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잖아?” 도검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두 사람 머릿속에 든 내용물이 똑같네, 똑같아. 아니 어떻게 22세하고 47세하고 생각하는 게 똑같을 수가 있죠? 아까 그 여자는 죽은 의뢰인의 여자친구라고요. 알겠어요?” 장서는 더욱 놀랐다. “남의 여자를 임신시켰단 말이야? 이런 개 같은…….” 도검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했다. “적당히 하세요, 적당히!” 하지만 장서도 지지 않고 말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자식아! 왜 남의 애인이 너한테 와서 우냐고! 그것도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죽은 친구가 제게 부탁을 한 게……. 잠깐, 두 사람이 맘대로 상상한 삼류 시나리오를 내가 왜 해명을 해야 하는 건데?” 형준은 당연한 듯 대답했다. “해명을 안 하면 나하고 아저씨는 평생 형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도검은 눈을 감고 호흡을 크게 하며 홀에서 탄산음료를 마시고 있던 여고생 두 명에게 말했다. “어이 학생들, 선지해장국 먹을 줄 아나?” 도검에게 불린 여고생은 피자를 입에 문 채 그대로 얼어 버렸지만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딱 6분만 주면 저 사람들 혀를 뽑아서 해장국 두 그릇 금방 만들어 줄 수 있는데, 한 그릇 할 생각 있나?” 여고생들은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도망쳐 나갔다. 형준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이젠 여고생까지?” 도검은 죽일 작정으로 형준에게 손을 뻗었지만 형준의 동작이 한발 앞섰다. 쫓아오는 도검을 보며 형준은 속도를 더욱 높여 달리기 시작했다. 걸레를 들고 밝게 웃으며 거리를 달리는 형준의 모습에 행인들은 옆으로 비켜 길을 터 주었다. --- p. 214~215 |
|
텐프로에서 일하는 휴학생 수연은 사장의 파트너이면서 바람을 폈다는 이유로 살해될 위기에 처한다. 몇 차례 데이트한 죄밖에 없는데 상대방은 이미 시체가 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기계팔을 장착하고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듯한 거구의 사나이가 나타나 수연을 구해준다. 장도검이 죽은 사람의 의뢰를 완수해 준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갈 곳 없는 수연은 레드 아이 피자집에서 일하게 된다. 도대체 피자를 파는 게 일인지 의심스러운 가게 레드 아이.
한편 중앙서의 주인환 팀장과 이명희 형사는 처참한 시체 옆에서 장도검이 다음 목표라는 현수막을 발견한다. 장도검을 노린다는 의문의 살인이 계속 이어지지만 장도검이 누군지 알 수 없는 형사들. 옛 전우들이 살해되고 있다는 것을 안 장도검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중앙서에는 국방부에서 보낸 요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
|
# 액션 스릴러 장르의 방진호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세계!
방진호 작가는 새파란상상의 전작 《유령 리스트》에서도 호쾌한 액션 씬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왼팔》은 기계팔을 장착한 해결사 장도검이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싸워나가는 내용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준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분리되어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기관’과 ‘연구소’의 갈등으로 ‘연구소’의 편에 서서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장도검의 고독과 결단이다. 방진호 작가는 무게감 있는 액션 속에 유머 감각을 섞어놓는 것을 장기로 한다. 심각하다가도 갑자기 빵 터지는 즐거움을 《왼팔》에서 만끽할 수 있다. # 기계팔 기계 음성의 장도검 장도검은 알려지지 않은 국방부 산하의 비밀기관 슬로터였다. 슬로터는 기관의 비밀요원으로 중무장하면 그 화력이 1개 대대만큼이나 된다는 엄청난 인간병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비밀기관 산하에 있던 ‘자원연구소’가 기관의 방침에 반기를 들면서 장도검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프리랜서로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장도검은 왼팔에 기계팔을 장착하고 목소리도 스피커를 통해서 내뱉고 있다. 이 때문에 로봇이라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장도검은 언제까지나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얽매이지도 않는 자신만의 독립을 유지한다. 물론 막강한 능력의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둘 세상이 아니다. 장도검은 자신의 막강한 기계팔 때문에 끊임없이 분쟁에 휩싸인다. 그것은 때로는 정의감, 때로는 의무, 때로는 사랑으로 나타난다. # 변신 괴물 오형준 평범한 학생이었던 형준은 말 못 할 사연으로 기관과 연구소 사이의 실험체로 전락했고, 그 때문에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다. 일가족이 기관에 의해 학살되었고 그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괴물로 변신하게 되는 운명을 가지게 된 불행한 청년이다. 장도검조차도 억누르기 힘든 괴물로 변신하는 형준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며 불쑥 일어나는 충동으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언제나 명랑하게 지내며 사방을 냉동시키는 썰렁한 유머를 자랑하고 있다. # 피자가게 ‘레드 아이’와 차 박사 장도검과 오형준을 받아주고 있는 곳은 연구소 출신의 주장서와 차기호 박사다. 주장서는 피자 가게 레드 아이의 사장이고 차 박사는 개인 병원을 운영한다. 이 두 업체에서 나오는 수입보다 장도검이 해결사 노릇을 해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더 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지만 밝혀진 바는 없다. # 중앙서 강력범죄수사팀 이명희 형사 이름은 여자 같지만, 경찰 유도 대회에서 우승한 만만찮은 실력의 사나이다. 불행히도 만나는 사람들이 로봇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장도검, 변신 괴물 오형준에 기관 출신의 슬로터들이라 실력이 빛을 볼 때가 없다. 그래도 끈질긴 근성으로 포기하지 않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맹렬 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