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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은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내가 이길 수 있다"고 호언해 왔다. 과연 이세돌은 기계에 패한 최초의 인간 바둑챔피언이 될 것인가. 아니면 기계에게 이긴 마지막 인간 바둑챔피언으로 남을 것인가 (제1국 세계가 전율하다 中에서)
○… 이현욱 8단은 "이런 수를 두고도 이 바둑을 이긴다면 혁명이다. 정말로 인공지능이 인간바둑을 뛰어넘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송태곤 9단은 "금기돼 있는 수를 두었을 뿐이지 아주 이상한 수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분명한 사실은 천하의 이세돌을 상대로 이런 수를 둘 수 있는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2국 또 다신 완패 "나는 할 말이 없다" 中에서) ○… 프로라면 이런 수는 두지 않는다. 속칭 '꼬장 부리는 수'인 것이다. 김영삼 9단의 말이다. "사람과 두면 사실 꼬장이죠. 수가 안 나거든요. 그런데 이 수 덕분에 결국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세돌이라고 이 수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을까. 사람과 두었다면 이세돌도 이런 수는 두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를 상대로는 두었다. 무슨 의미일까. 알파고를 상대로 정말 '꼬장'이라도 부려보고 싶어진 걸까. (제3국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中에서) ○… 백78은 그래서 인간만이 둘 수 있는 수다. 미지의 공간을 향해, 불확실성을 가슴에 품고 나서야 둘 수 있는 수다. 그것이야말로 이세돌이 그토록 말해 왔던 인간의 감각과 직관이 빚어낸 한 수다. 인간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그 미지의 공간에 들어가 신의 영역을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은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흑79가 실수다. 속칭 '떡수'다. 알파고가 흔들리고 있다. 흑81. 〈참고19도〉 흑1로 두면 어떻게 되나. 보시다시피 흑이 아웃이다. 실전 흑79를 잘못 두었기 때문에 이런 수가 날 수 있게 됐다. (제4국 신의 한 수, 인간의 한 수 中에서) ○… 멋진 승부였다. 1국은 상대를 몰라 방심하다 졌고, 2국은 알파고가 전성기 시절의 이창호 같은 실력을 과시했다. 3국은 상대를 알고 두었는데도 완패했다. 하지만 하변 큰 모양에서 수를 내며 가능성을 찾아냈다. 4국에서 '인간의 한 수'를 터뜨리며 위대한 '인간의 1승'을 거둔 이세돌은 5국에서 불꽃같은 승부혼을 보여주었지만 아쉽게도 항서를 써야 했다. "아직까지는 인간이 해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세돌이 웃었다.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적응'할 것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7일 전쟁은 인류의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메시지를 새겼다. '아름다운 패배'가 '완벽한 승리'보다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최선'이 '최고'보다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제5국 최선이 최고보다 빛났다 中에서) ○… 1국을 졌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2국을 패했을 때는 충격이 공포가 되었고, 3국을 지고 나서는 바둑계의 생존이 우려되었다. 하지만 세상일은 바둑과 달라 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다. 4국을 두던 3월 13일 아침에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이세돌은 인류를 위해 바둑이란 십자가를 진 영웅이 되어 있었고, 지구는 거대한 바둑판이 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식당을 가나 커피점을 가나 하다못해 찜질방을 가 봐도 사방에서 이세돌을, 알파고를, 이해도 하지 못할 78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세돌과 바둑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2000년이 넘는 바둑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저자 에필로그 中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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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배가 완벽한 승리보다 위대했고
최선이 최고보다 빛났던 세계를 감동시킨 다섯 판의 바둑”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을 담은 국내·외 최초의 바둑에세이” “생생한 현장 화보와 판후이 vs 알파고의 대국 기보 수록” 지난 3월, 지구촌은 거대한 바둑판이 되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양문화의 정수,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불리던 바둑. 그 19로의 링에서 벌인 '인류대표' 이세돌 9단과 '기계대표' 알파고의 대결은 세계인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포연이 자욱한 바둑판을 바라보며 세계인이 하나가 되어 단 한 명의 '인간'을 성원했다. '78'은 바둑판 위에서 벌어진, 그 뜨거웠던 7일간의 전쟁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보를 담고 있지만 바둑 해설서는 아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명명된 다섯 판의 바둑을 오롯이 따라가며 이세돌과 알파고는 물론 바둑과 인공지능, 승부의 뒷이야기, 상처 입은 한 인간의 투혼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반전의 계기가 된 3국이 시작되기 20분 전, 이세돌이 대기실에서 산삼 한 뿌리를 황급히 먹은 이야기 등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숨은 일화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신이 창조한 최고의 인간과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계가 벌인 대결의 현장 속으로 뛰어 들어간 다큐멘터리이자 승부의 여행기, 나아가 교양과 인문의 냄새까지 풍기는 묘한 책이다. 무엇보다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을 다룬 국내외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 책의 제목인 '78'은 세 판을 내리 지며 벼랑 끝에 몰린 이세돌이 4국에서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장착한, 인간이 창조해낸 괴물 알파고를 무너뜨린 '신의 한 수'이자 '인간의 한 수'인 백78수에서 따왔다. 이 수는 완벽하지 않았으나 결국 최초로 인공지능을 무너뜨린 한 수가 되었다. '계산'의 영역이 닿지 않는 미지의 공간에서 한 줄기 희망처럼 빛을 발했던 수. 백78은 기계는 결코 둘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둘 수 있었던 '인간의 수'였다. '78'의 저자 양형모는 현재 스포츠동아 생활경제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월간바둑 기자와 한국기원 홍보팀장을 지내 국내 일간지 현역기자 중 유일한 바둑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판의 바둑은 방송해설자로 바둑 팬들에게 친숙한 김영삼 9단이 해설했다. '78'만의 BOOK 포인트 ● '바알못'이 읽으면 더 재미있다! '78'은 바둑을 잘 모르는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다. 이세돌과 알파고가 보여준 이번 대결의 특징은 바둑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실전대국을 TV로 보며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기보를 담고 있지만 바둑 초심자들을 위해 한 장면 한 장면을 잘게 쪼갰다. 바둑에 대한 해설을 최대한 줄이고 '이야기'를 실었다. '바둑'이 아닌, '바둑에 대한' 책이다. ● 언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성한 뒷이야기! 이번 ‘세기의 대결’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관심은 더 없이 뜨거웠다. 이세돌과 알파고 관련 보도는 집계가 힘들 정도로 쏟아졌다. '78'은 이세돌이 대국 직전에 산삼을 먹은 이야기, 이세돌-김현진 부부와 결혼10주년 축하 식사를 하기로 한 10년 전 결혼식 사회자가 이세돌이 세 판을 내리지자 미안해서 연락하지 않은 이야기 등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 왕년의 명컴비가 다시 뭉쳤다! 양형모-김영삼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과거 한국물가정보배 등 프로기전의 관전기를 신문에 연재하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기보와 바둑 수 해설에 치중한 기존의 암호 같은 바둑 관전기 스타일을 지양하고 무협지, 판타지소설의 요소를 집어넣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관전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왕년의 바둑계 명컴비가 '78'을 위해 8년 만에 다시 뭉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