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일가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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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최초가 아닌 여성들에게
1장. 대한민국에서 여자검사로 산다는 것 검사란 직업의 의미 죄는 밉지 않고 사람이 미울 때가 있다 나는 설득하는 일을 합니다 그 여자가 말한 것에 대해 그 남자가 하는 말 직관 여대생 스토커 너무 다른 두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 때론 죽은 자가 산 자를 돕는다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2장. 여자를 보는 시각이 변하면 여자의 행동이 변한다 젠더의식으로 접수당한 검사 최초라는 이름의 함정 여성학,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되다 그날은 금방 온다 유리 천장을 부수는 대신 새집을 짓자 한명숙과 전효숙 여자의 욕설 남자의 욕설 대한민국 무대뽀 아줌마 되기 3장. 행복한 리더 '남성 같은 여성‘의 시대에서 ’여성성을 지닌 여성‘의 시대로 리더가 될 수 없는 엘리트 1 ‘혼자만 잘하기’ 형 리더가 될 수 없는 엘리트 2 - ‘자신이 아는 것을 다 가르쳐주지 않는 리더’ 형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팀플레이 원칙 나도 얼굴마담이었다 2%가 아닌 50% 부족한 연예인형 리더 야망을 큰소리로 말해라 권력을 탐하려거든 제대로 탐해라 유능한 리더 진정한 리더 상사가 감당해야 할 책임 지능이 사회적 의미로 작동될 수 있도록 배우고 또 익혀라 에필로그.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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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로 임용된 후 첫 번째로 맡은 구속사건은 공교롭게도 성폭행 사건이었다. 친부가 친딸 두 명을 성폭행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나는 여러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범죄 자체가 미운건지 아니면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미운 건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는 검사다’를 큰소리로 열 번 외치고 나면 냉철해질까. 이 사건을 법원으로 보내면 내 할 일은 끝난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서까지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끔 10년 후 20년 후를 건너뛰어 주인공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처럼 내 사건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영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냥 내 상상 속에서 그녀가 해피엔딩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피엔딩 외의 다른 이야기라면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 스토커의 경우 대부분이 남자가 변심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자신을 괴롭히고 나중엔 상대를 괴롭힌다. 자신이 잘못해서 상대가 잠시 화를 내는 거라고, 앞으로 자신이 잘하면 그 사람이 돌아올 거라고 믿으면서. 바로 이것이 남자 스토커와 다른 점이다. 나는 검사로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고통을 본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사건들은 나의 일부가 되어 나를 힘겹게 할 때가 많다. 그중에 아이들의 죽음, 아이들의 고통이 가장 견디기 힘든 사건들이다. 젠더, 사실 나도 여성가족부로 파견 나오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말이다. ‘젠더(gender)'란 '성(sex)'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단어다.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성이지만, 젠더는 사회문화적으로 결정되는 성 개념이다. 우리가 누구를 역할 모델로 삼으려 할 때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존경할 만한 인품과 실력을 갖췄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의 성별은 잊어버리고 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전진하자. 여자들도 남자들도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남자로 태어나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 그날은 금방 온다. 가정에 돌아가면 나는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가 되므로 내 자신이 여성임을 실감한다. 그러나 사적인 영역을 벗어나 공적인 영역에 들어오면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닌 그냥 검사다. “일 잘하는 여자 후배보다 일 잘 못하는 남자 후배가 낫다. 같이 일을 해보면 여자들은 힘든 일을 회피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한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전체 조직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이라도 짜증스러운 얼굴을 한다. 그러니 조직 전체를 생각한다면 힘든 일 쉬운 일 가리지 않고 군소리 없이 하는 남자가 더 낫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신임 검사 중 여성의 수가 절반가량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이런 통념이 쉽게 깨질 것 같지는 않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 애쓰는 이들이 드문 것 같아 걱정이다. 바로 내가 전체 여검사를 대표해서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대표선수가 되어라. 여자들 중 누구는 반드시 “아니오”라고 말해야 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신념이나 야망을 말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에 대해, 남자 세계에서나 통하는 남자들의 태도라서 우리 여자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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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검사의 여성공감 10
1. 자랑하고 싶지 않은 여자 선배 때문에 남자 동료에게 그녀와 같이 취급될까봐 전전긍긍 한 적이 있는가. 최초 여성상무, 최초 여성이사, 최초 여성CEO... '최초여성‘이라는 닉네임을 단 여성 선배들의 실력도 최고면 좋으련만, 남녀평등 과시용 얼굴마담인 것 같아 가끔 남자동료 보기가 민망할 때가 많다. 탄탄한 실력을 쌓자. 그녀들은 여성이 소수인 시절, 다수의 남성들로부터 특별한 배려를 받고 승진했을 확률이 적지 않다. 2. 남자들로부터 “여자가 아니다” 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나 또한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치열하게 사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자로서 나의 욕구를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당분간은 어쩔 수 없다. 비장하게 열심히 사는 수밖에. 3. 여자 동료 때문에 “여자는 다 저런가? 다음부턴 여자 직원은 안뽑는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여검사들이 많아지면 수사력이 떨어진다. 앞으로 걱정이다” 내가 들었던 말이다. 우리 모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우리 개개인은 여자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선수다. 남자들이 여자 남자를 따질 때까지는. 후배들에게 이런 난감한 상황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4. 정당한 불만을 이야기 했는데, ‘여자의 피해의식’이라고 공격당한 적이 있는가. 더 탄탄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 감히 무시할 수 없는. 그리고 나의 잘됨은 여성 모두에게. 나의 약점은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선배가 될 수 있다. 5. “잘난척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남성들이 똑똑한 여성을 깎아내리고 싶은데, 달리 공격할 수단이 없을 때 궁여지책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신경쓰지 마라. 6. “여성적이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와 대칭되는 캐릭터의 동료를 ‘여성적’이라고 치켜세웠다면, 그 말은 ‘그대는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비난하는 투로 ‘여성적이다’라고 했다면, 추진력 없고 미숙하여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숨은 의도를 잘 파악하라. 그래야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7. 나와 맞지 않거나 이유 없이 불편한 상사를 만난 적이 있는가. 나도 이런 상사와 대화가 힘들었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을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필요한 말을 간단히 제대로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또 상사가 모욕적인 말이나 심한 욕설을 한다고 해도 절대 당황하지 않을 것을 다짐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예의를 지켜라. 8. 일을 하다 초조하고 신경이 곤두서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이 있는가. 누구나 실수를 하거나 감정에 치우쳐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어쨌든 실수는 내 손해다. 화를 내더라도 그대들이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짜증을 내더라도 짜증내고 있음을 잊지 말자. 내 상태를 어떤 상황에서도 잊지 않는 것이 손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9. 남자 동료들이 나를 불편해 한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함께 일하는 남자 동료가 나를 불편해한다면 업무에서 성과를 내기 곤란해진다. 또 동료가 남성 여성의 차이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절대로 조직 안에서 성공할 수 없다. 업무에 맞는 옷차림이나 헤어 스타일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사소한 것도 놓쳐서는 안된다. 10. 남자들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부러운 적 있는가. 여자들은 사석에서 늘 말한다. 우리도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돕자고. 그런데, 그 다음 진정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을 본적이 없다. 여자들간의 네트워크를 원한다면 나부터 여자 동료를 칭찬해주고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녀가 감동받을 정도로. 그녀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정미경 검사의 거침없는 하이킥 언론에 실린 한명숙 첫 여성 총리와 전효숙 첫 여성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기사들 중 부정적인 내용들을 옮겨보았다. 여성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싶은 우리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고민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 한명숙 총리가 어떤 검증 절차를 거쳐 발탁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총리의 실력을 의심하는 일들이 벌어진다면 ‘얼굴마담’으로 발탁되었다는 의심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초 여성이 감수해야 할 사회적 편견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또한 최초 여성 스스로 극복해야 할 몫이다. ....... 이같이 여성은 끊임없이 실력을 의심 받고 공격 받는다. 이런 현상은 최초의 여성이나 소수의 여성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더 이상 성별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게 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최초 여성’들과 ‘여성리더’들은 어떤 식으로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실력은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 여성은 얼굴마담이라는 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 총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냥 총리일 뿐인데, 우리는 아직도 성별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있다. 최초의 여성 총리나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잊지말자. 우선 나부터라도 ‘나의 잘됨은 여성 모두에게, 나의 약점은 나만의 것으로’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가’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여성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여성최초’ 여자들은 좋든 싫든 그 ‘최초’라는 것을 의식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그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배 여성들의 길이 열리기도 닫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돈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옷을 벗겠다.” “신앙인으로서 속인 일은 없다.” “대법원장쯤 되는 공직자라면 무한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세금누락은 세무사의 실수였다.” “그런 사실(누락)을 몰라서 그런(단돈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옷을 벗겠다)을 했던 것.” “(언론을 향해) 이제 그만하자.” 입만 열면 맹세한다고 말하는 사람,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후렴구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나는 그들을 의심하고 싶어진다. 그들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그 말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속지 말라’라는 경고로 입력된다. ......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떳떳하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큰소리치를 치고, 때와 장소에 따라 하는 말도 달라진다. 그래도 떳떳하다. 대법원장의 말들이 이런 생각들과 겹쳐져서 들리는 건 나만의 직업병은 아닐 것이다. 여론도 본능적으로 그것을 감지하고 있기에 그의 행적이나 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리라. 이제는 ‘부끄러움’도 필수 과목으로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여성 개인의 잘못이 여성 전체로 번지는 선입견이 없어질 때까지, 최초 여성이나 예외여성들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개미군단처럼 영차, 영차 씩씩하게 걸어나오는, 쓰러져도 또 까맣게 무리 지어 나오는 후배 여성들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 남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희귀한 여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녀를 조심하자. 그녀는 여성들에게 우리는 한편이라는 연대감 내지는 자매애를 느끼도록 만들기 쉽다. 그러나 냉철하게 판단하자. 그녀가 정말로 우리 여성들을 대변해서 말하고 일하고 있는가? 그들은 혹시 진짜 능력보다는 남자들이 보기에 그리 위협적이지 않아서 선택된 ‘여성적인 여성’은 아닐까? 진정으로 뛰어나 불합리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는 이 남성적인 사회에서 아직 뽑히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더욱 현재의 ‘뛰어난 그녀’들에게 속지 말자. 여성리더들은 여성임을 전략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철저하게 무장해야 한다. 만약 이런 준비가 없다면 강점으로 부각된 여성성이 일순간 단점으로 전략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매력덩어리 강금실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받은 그녀라면 당연히 서울시장에 당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강금실의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연예인형 리더십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형 리더들은 우리 사회가 불안해질수록, 악화될수록 더 인기가 높아진다. ......... 그들은 스스로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현실의 위기를 감지해낼 수 없다. 현실의 위기 밖에 존재하기 때문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감당한 리더라고 하기에는 2프로가 아닌 50프로가 부족하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의 개인적 야망을 좀처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주로 미래의 불투명한 계획이나 공식적인 비전이다. 자싱의 야망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지, 어떤 신념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 이제, 늘 정답만을 제시하는 그들의 공약은 어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상명하복의 조직에서 아랫사람이 상사에게 “아니오”라고 말했을 때 감당해야 할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더구나 그 아랫사람이 여성인 경우에는 남성과 달리 감당해야 할 몇 가지가 부록으로 덧붙여 따라오게 마련이다. ‘항명’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겉으로 표출된 죄목이고, ‘감히 여자가 남자에게’라는 식으로 남자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죄는 내부에 꼭꼭 숨겨진 죄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