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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정운찬)
이 책을 읽기 전에 서문 (피터 피터슨) 일러두기 들어가는 말: 자본주의와 미국 사회 <제1부 미국 기업> 제1장 미국 기업, 무엇이 잘못되었나? ‘병적인 돌연변이’ 제2장 미국 기업, 왜 잘못되었나? ‘누군가 이 천재들을 지켜보고 있다’ 제3장 미국 기업을 어떻게 주주에게 되돌려줄 수 있을까? ‘만국의 주주들이여, 단결하라!’ <제2부 미국의 투자회사> 제4장 미국 투자회사, 무엇이 잘못되었나? ‘킹콩인가, 마이티 조 영인가?’ 제5장 미국 투자회사, 왜 잘못되었나? ‘일시적인 주가의 정확성이냐 내재 가치의 영속적 중요성이냐’ 제6장 미국 투자회사,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주주 없는 자본주의는 망한다’ <제3부 미국의 뮤추얼펀드> 제7장 미국 뮤추얼펀드, 무엇이 잘못되었나? ‘재산관리인으로서의 의무를 잊게 한 세일즈맨의 잇속’ 제8장 미국 뮤추얼펀드, 왜 잘못되었나? ‘길을 잃고 헤매다’ 제9장 미국 뮤추얼펀드,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주주를 섬기도록 ‘조직하고, 경영하고, 운용하라.’ <제4부 결론> 제10장 21세기 미국의 자본주의 ‘세상을 새로 열다’ |
John C. B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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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청렴성과 효율성 회복을 위한 처방전
지은이 존 보글은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CEO를 요절내기 일쑤인 미국 경제계의 독설가이다. 거액 연봉을 조롱하고, 주주를 주인으로 섬기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그는 공화당원이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신봉하는 보수주의자이다. 또한 인덱스펀드를 세계 최초로 만든 뱅가드그룹을 창설한 장본인으로 미국 펀드 업계의 전설적 CEO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경력은 사뭇 혼란스럽다. 미국 최대 증권사의 CEO 출신이 주주 행동주의 단체를 이끄는 행동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셈이니까. 보글에게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같은 골조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다. 국민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아 나랏일을 맡기는 것처럼, 자본의 주인인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경영자를 뽑아 회사를 맡긴다. 국회와 대통령이 서로를 견제하듯, 경영자는 이사회가 견제한다.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대통령이 잘못을 했을 때 탄핵을 당할 수 있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영자는 주주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하면 이사회가 경영자를 갈아 치우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현실은 어떠한가. 경영자가 잘못한다고 이사회가 탄핵하는가? 주주가 회사의 주인인가? 기업은 주주들에게 수익을 적절히 나눠주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언제부턴가 경영자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이를 되돌려 자본주의를 본래의 이상적 제도로 바로 세우자는 게 이 책의 일관된 주장이다. 보글은 이를 ‘투쟁’이라 말한다. 경영자의 삐뚤어진 행태와 이를 부추긴 제도에 맞서 싸우자는 것이다. ‘만국의 주주들이여, 단결하라!’고 외치는 그를 미국 경제계가 껄끄러워할 만하다. 보수주의자인 보글이 주주 행동주의자가 된 까닭은 분명하다. 자본주의를 신봉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본주의를 가장 이상적인 체제로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변질시킨 집단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투사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선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시스템이 다시 경영자의 이익보다는 주주-주인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도록 방향을 되돌려야 한다. …… 이는 자본주의를 주주에게 되돌려주는 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주주는 일단 권한을 갖게 되는 순간 기업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동기를 갖게 됨은 물론, 훌륭한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라는 압력도 받게 될 것이다. ……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개인투자자가 기업 주주권을 직접 소유하던 사회에서, 투자자를 대변해 간접적으로 주주권을 갖게 된 투자 중개회사가 지배하는 사회로 변해온 것이다. (‘일러두기’ 중에서, 31~32쪽)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4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미국 기업>은 먼저 미국 기업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보글에 따르면, 이는 한마디로 전통적인 주주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유형의 경영자 자본주의로 ‘병적인 돌연변이’가 이루어졌다는 말로 함축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변질한 책임은 미국 기업의 주주권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주주 경영권에 공백이 생긴 데서 찾아야 한다. 전통적인 감시자들(기업 이사와 회계사, 금융 업계, 규제 당국과 입법 당국)도 경영자의 전횡에 대항해 주주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이는 곧 감시자의 원칙을 내팽개친 결과다. 제1부의 마지막 장에서는 최근 자본주의의 변질에 대한 정부와 민간단체의 대응을 살펴보면서, 명백히 구분되어야 하는 경영자와 주주의 책임을 규정하기 위한 일곱 가지 권고안을 제시한다. 지배 구조에서 주주의 권리를 복원하고, 주주들이 나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기업 민주주의를 확립하라는 게 그 골자다. 제2부 <미국의 투자회사>에서는 오늘날 기업 지배구조의 본질을 논한다. 보글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의 주주들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힘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주주의 이익보다는 주주에게 봉사해야 하는 사람(경영자)을 위해 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주주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일에도 소홀한 기관투자가들이야말로 미국의 투자회사가 잘못된 길을 가게 한 데 책임을 져야 한다. 기관투자가는 스스로를 주식 소유 산업에서 임대 산업으로 전락시켰다. 이를 통해 기업 경영자가 주주를 길들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처럼 중개자가 주인을 대체하는 광범위한 추세가 주주 자본주의를 복원하는 데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보글은 말한다. 제3부 <미국의 뮤추얼펀드>에서는 자산 규모가 8조 달러에 이르러 미국의 가장 큰 기관투자가가 된 뮤추얼펀드 산업을 살펴본다. 뮤추얼펀드는 미국 기업의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데 통제받지 않은 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 공교롭게도 주주 자본주의를 가장 크게 거스른 것은 뮤추얼펀드 산업 자체의 구조이다. 보글은 미국 뮤추얼펀드가 왜 잘못되었는지를 살핀다. 이는 근본적으로 수탁 관리자의 직업의식이 장사꾼의 잇속으로 변질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따라서 잘못된 길을 바로잡으려면, 기관투자가들이 투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이미 증명된 장기 투자의 지혜를 되살림으로써 주주권을 옹호해야 한다고 보글은 말한다. 보글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기업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주주 없는 자본주의는 망한다”는 호소로 제3부를 맺는다. 제4부 <결론>에서는 미국 사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국가로서 힘을 키우는 데 자본주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점검한다. 보글은 자본주의 제도에 개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 개혁은 과거의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당대의 현자들이 주장해온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다는 걸 입증한다. 특히, 미국 사회가 직접 주식을 소유하는 사람을 위태롭게 만드는 ‘중개인 사회’로 변질되어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장한다. 보글에 따르면 이는 국가 저축의 근간을 이루는 공공, 민간, 개인의 퇴직연금이라는 ‘투자 사회’의 미래의 부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예방하는 일이기도 하다. 주주와 경영자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면 중개자가 철저하게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재산관리인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업과 투자회사 그리고 뮤추얼펀드를 운영하는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할 필요성―경영자의 이익보다 주주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게 핵심이다―은 절실한 만큼 중요하다. …… 경영자는 자신의 재산을 충직하게 운용해달라고 맡긴 주인을 섬기는 의무보다 스스로를 위하는 일을 앞세움으로써 수탁 관리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왔다. …… 이제는 “세상을 새로 열 때”다. 현대 미국에 더 나은 기업과 금융시장을 만들어야 할 때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중개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주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투자 사회의 발전을 이룰 연방정부위원회를 세우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중개인 사회 또는 대리인 사회는 주인의 사회가 가진 특성을 결여하고 있다. 중개인 사회 또는 대리인 사회를 어떻게 규정하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창조해야 할 시스템의 핵심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남의 돈을 관리하는 사람은 오직 그 수혜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서만 봉사하는 수탁 관리자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제10장 ‘21세기 미국의 자본주의’ 중에서, 386~38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