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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독일… 황지우 시인과 함께 전 세계인으로부터 시선을 끈 ‘차명상’ 시연.
시인 황지우가 2005년 총감독으로 나선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 행사는 총 예산 260억 원이 소요된 국가적인 행사였다. 행사의 규모는 전 세계 110여 국가와 무려 30여 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참여했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기자가 1만 2천여 명에 이르렀다. ‘제58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그 어느 해보다도 성대했으며 그저 단순한 ‘책잔치’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은 국내 일정을 취소한 공지영 작가를 비롯한 국내 유명작가들이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던 움직임에서도 알 수 있었다. 주빈국으로서의 초대는 통상 문화 강국으로서의 진입을 앞둔 나라에게 주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황지우 시인이 당시 총감독으로서 고민했던 시간은 분명 커다란 고통의 시간이자, 희열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긴 고통의 시간 끝에, 우리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주빈국의 문화행사 프로그램이 완성되었고 그 중 하나가 스님이 주연으로 등장한 ‘선차(禪茶: 차 마시며 명상하기)’ 시연이었다. 독일을 비롯하여 유럽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주빈국이 펼치는 공연장 주변을 맴돌다, 먹빛의 무채색 승복을 입은 한 스님(지장 스님)의 출현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다. 스님은 무릎 앞에 놓인 조그만 찻잔을 감싸 쥐면서 자신과 그곳에 모인 관람객들의 마음을 ‘차 명상’으로 이끌었다. 깊은 명상을 인도하기 위해 춤을 추는 듯, 물 흐르는 듯 이어지는 그의 크고 작은 떨림을 지켜보던 이들은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편안한 명상의 삼매로 빠져들었다. 이제껏 일본식 다도(茶道)가 내세웠던 ‘엄숙’과 ‘격식’ 그리고 ‘절제’의 모습과는 또 다른 품위의 생동감이 한 스님의 몸동작에서 배어나오고 있는 것을, 이들 유럽인들은 신선하게 바라봤던 것이다. “저것이 무엇이죠?” 스님이 방금 전에 펼친 ‘차명상’은 이들이 이전에 일본식 다도를 통해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정서였다. 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처음 접해본 우리식 ‘차명상’의 시간을 통해서,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평온과 함께 자신도 알 수 없는 새로운 기운(에너지)을 받았다고 극찬했다. 당일 펼쳐진 주빈국 행사의 하나로 선 보인 ‘차 명상’의 반응은 ‘고요한 침묵으로’ 행사를 마무리한 스님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가히 폭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차명상’ 시연 이후로 스님의 ‘차명상’은 다도(茶道)의 자존심인 일본에서도 이뤄졌고 또 이와 같은 사연들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현재는 세계 여러 곳에서 스님이 ‘구도’의 길로 선택하고 실천 중에 있는 ‘차명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과거 ‘차’를 마시며(다소 번잡한 예법에 맞춰서) 수동적으로 음용했던 수준에서 벗어나, ‘명상’의 영역으로까지 그 ‘차’의 세계가 넓게 확장되어, 보다 많은 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차명상’의 새로운 변화 가운데 계신 스님은, ‘차 명상’의 대중화를 위해, 특히 어렵지 않은 ‘차명상’을 위해 여러 대중들과 만나서 호흡하며 법문을 설파하듯 ‘찻잔’ 이 있는 삶의 풍경에 대해 나지막이 이야기 하고 있다. ‘차 명상’과 더불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48가지 조계사 인근에서 ‘초의차명상원’을 운영하고 있는 스님은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을 맞으며, 역설적으로 ‘차나 한잔 하시지요’라는 말과 함께 ‘화급한’ 이들의 호흡을 줄인다. 그리곤 ‘차 한 잔의 명상으로’ 일반 대중이 짊어지고 있는 근심 보따리를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풀어놓게 한다. ‘내 마음에 이르는 여행’의 행로에서 일반 대중이 벗어놓아야 할 짐과 더불어서 우리 인간이 집착한 끝없는 욕망에 대해 하나 하나 쉬운 비유로 이야기하면서, 비로소 우리 인간이 집착하고 있는 과욕을 벗어놓을 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차 한 잔의 명상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소박한 말씀과 고백의 문장으로 한 줄 한 줄 채워진, 마음으로의 여행을 인도하는 48가지 이야기는 전국 각지에서 열린 ‘차명상’ 강의를 통해 감동을 얻은 깨달음의 이야기로, 일부는 ‘차명상’ 공부를 위해서 준비된 이야기들이다. 또한 생사를 들여다보는 일은 지극히 고요하고 엄격한 것! 바로 거기에 나를 다스리는 ‘큰 스승’이 있다고 강조하는 글들이다. 현대인들의 삶과 흔적의 이미지를 찾아서… 이강빈 사진 촬영. 필자의 글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간의 삶과 흔적을 더듬는 작업에 몰두한 바 있는 사진작가 이강빈 님의 사진이 실려 있다. ‘차명상’이라는 한 구도자의 글에 충분한 영감을 주기 위해 필자와 함께 며칠 몇날을 동해 취재하였으며, 그중 절제된 이미지 몇 개의 이야기를 본문의 행간에 숨겨진 이미지와 연결시켜 놓았다.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즐거움이 두 분의 협의 하에 이뤄진 것은 참으로 좋은 모습이고 기회라고 보인다. |